10미터 높이 다이빙대에 오른 사람은 뛰어내릴지 걸어 내려갈지를 선택해야 한다. 딜레마에 빠진 인간의 심리에 대한 유쾌한 탐구.
(2017년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
리뷰
고정된 카메라가 10m 높이에 설치된 다이빙대에 올라서는 다양한 사람들을 보여준다. 건장한 청년들도 어린 소녀나 힘들게 다이빙대의 계단을 올라온 할머니만큼이나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흥미롭게도 카메라가 관심을 갖고 공들여 보여주는 것은 다이빙하는 순간의 액션이 아니라 뛰어내리거나 포기하기 직전의 다양한 반응이다. 카메라는 관객들이 높이를 직접 감각하게 하는 손쉬운 방법인 로우 앵글과 풀 쇼트 혹은 하이 앵글의 주관적 시점을 택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다이빙대에 올라온 사람들의 프리액션에 온전히 집중한다. 어떤 이들은 말없이 그대로 얼어붙고, 다른 이들은 대화를 시도하며, 또 다른 이들은 결국 포기하고 계단을 내려간다. 이 프리액션은 뛰어내리거나 포기하는 두 가지 선택만 존재하는 액션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긴장감 넘친다. 프리액션에 대한 주목은 트렌딩 콘텐츠 자체 보다 그 콘텐츠를 보며 반응하는 관람자를 보여주는 데 집중하는 ‘리액션 비디오’라는 장르가 존재하는 유튜브 시대를 미학적으로 포착한다. 액션뿐 아니라 프리 액션과 리액션마저 볼거리가 되는 시대에 이 영화는 이러한 시도가 관습적 범주로 환원되지 않는 다양한 대응과 감정을 가시화하고 나이, 성별, 인종 등에 따른 고정관념을 깨뜨릴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2018년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조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