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임철민
등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27분 국가 한국 조회수 오늘 1명, 총 23명
줄거리
쫓기듯 이사를 준비하게 되었고, 멀쩡하던 카메라가 고장이 났다. 고향에 두고 온 구형 카메라를 가지러 가는 길에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들과 통화하는 동안 유행하는 노래나 기계의 수명 그리고 서로의 건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느새 물결, 두 손으로 빨개진 볼을 감싸니까 자동차 네비게이션이 위치를 다시 검색하겠다고 말한다. 꿈에서 보았던 장소가 눈 앞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스크린의 신호를 따라 페달을 밟으면 푸른 인조잔디 위에 하얀 공이 쑥 올라온다. 텅 빈 집으로 향하다가 문득 스치는 풍경들 사이로 커다란 구멍을 내는 상상들. (2016년 제16회 인디다큐페스티발)
파트타임스위트가 만든 50여분의 음악으로 다섯 명의 작가가 기본적인 모티브만을 공유한 후 각자의 타임라인을 갖는 독립된 개별 작품들을 제작했다. 이 영화는 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 되었다. (2016년 제13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연출의도
자, 이제 긴긴 회전이 시작되었으니 주문을 외워보자.
"디스코 디스코 팡팡!“
리뷰
갑자기 취소된 약속 때문에 도시 한복판에 아무런 목적 없이 덩그러니 남겨질 때가 종종 있다. 길가에 휘날리는 비닐봉지마냥 멍 때리며 아무 데나 걸어본다. 관광객처럼 눈앞의 풍경을 느긋하게 관조한다. 그럴 때면 익숙했던 도시 풍경이 갑자기 생경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지나치는 자동차와 사람들의 표정, 심지어 햇빛과 그림자마저 낯설다. 내 주위의 모든 것들이 과거처럼 느껴진다. 그것도 아주 머나먼, 까마득한 과거 속을 걷고 있는 것이다. 마치 어떤 흔적으로만 전해지는 어떤 시대의 회상 속에 서 있는 것 같다. 인류는 이미 멸망한 것이다. 나는 지금 인류가 멸망하기 전 살아남은 최후의 인간이 그도 결국 때가 되어 눈을 감기 전에, 인류 역사의 모든 순간이 그의 머릿속에 주마등처럼 스쳐 가고, 나는 그 주마등 속에 잠시 머무는 것은 아닐까.
영화 <빙빙>을 보며 정확히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영화는 내러티브도 없고 세기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사운드와 함께 특별한 목적성 없이 흘러간다. 하지만 <빙빙>은 롤러코스터 같은 영화라서 보는 이에 따라 나처럼 각자의 스토리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 롤러코스터의 레일은 우리가 사는 도시 전체에 깔려 있다. 도시의 밤 풍경을 정신없이 지나가기도 하고, 잠든 이의 얼굴 앞에서 천천히 머물기도 한다. 또 엘리베이터를 타고 백화점 내부를 훑어보기도 하고,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가서 배회하기도 한다. 이 26분짜리 롤러코스터, 꼭 한 번씩 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2016년 제8회 DMZ국제다큐영화제/오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