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우선 글라우베르 로샤(1938-1981)에 대한 간단한 소개. 브라질 출신의 영화 감독인 그는 1960년대 초반부터 발흥한 브라질의 새로운 영화 운동인 시네마 노보의 창시자이자 대변인격인 인물이다. 로샤는 브라질 사회를 정확하게 묘사하려면 기교상의 매끈함을 희생한, 추하고 슬프며 절망적인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곧 그가 내세운 혁신적인 영화 미학(`굶주림의 미학’)의 요체로서 “브라질에서 미학이란 곧 굶주림”이라는 것이다. 도대체 영화란 무엇인가? 무릇 새로운 영화 조류는 항상 영화(곧 현실)에 대한 심화한 새로운 인식을 수반하게 마련이었는데, 브라질의 시네마 노보라고 예외일 수는 없었다. <악몽에 대한 단상>는 비평가이기도 했던 로샤와 함께(몇몇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포함하여) 영화라는 존재에 대해 질문하는 비평적인 에세이이다.
<악몽에 대한 단상>는 관객으로 하여금 상당히 곤혹스럽다고 느끼게 할 수 있는 그런 영화다. 관객은 이 영화가 전달해주는 정보의 과부하(過負荷) 속에서 갈팡질팡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첫째로 이미지. 이 영화를 구성하는 이미지들은 할리우드 영화로부터 브라질 영화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장면들을 꼴라주한 것이다. 그것들은 대체로 야만적인 피의 `축제’에 관한 것이다. 일단 혁명을 위한 미학으로서 카니발리즘이 시네마 노보의 중심 개념 가운데 하나였다는 것만 상기하도록 하자. 둘째로 내레이션은 영화와 삶/죽음, 영화의 물적인 조건, 영화와 광기, 예술가의 위치 등에 대한 질문들을 늘어놓으면서 우리를 영화에 대한 끝없는 사고 속으로 초대한다. 그렇지만 결코 답은 주어지지 않는다. 영화의 끝에서 내레이터가 이야기하듯이, “당신은 아무 것도 보지 않았다. 그리고 당신은 모든 걸 보기를 원한다. 당신은 모든 것을 보았다. 그러나 당신은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 고작 17분에 불과한 상영 시간 속엔 방대한 영화 저서가 나올만한 풍부한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영화에 대한 애정이 진정 각별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은 꼭 한 번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들 속에 빠져 보시길. (1999년 제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홍성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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