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의 광장, 그 뜨거웠던 180일의 기록 <광장>
우리는 박근혜정권 혹은 그 이전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위해 함께 다양하게 고민해야할 것들을 세밀하게 준비해야한다. 그리하여 박근혜정권퇴진을 위한 다큐멘터리 제작팀에서 활동했던 10명감독들의 10가지 고민이 <광장>으로 모였다.
<광장에 서다>김철민
광장에서의 발언을 통해 돌아보는 5달 동안의 촛불집회
침몰하는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우리는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왔다. 광장에서 우리는 함께 분노했고 달라졌고 승리했다.
<청소>김정근
새로운 세상이 오면 비정규직은사라질까. 그건 헛된 기대일까.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 김영자씨는 말한다. 자신이 지하철 곳곳을 청소하듯 세상이 깨끗해지면 좋겠다고
<광장의 닭>황윤
비인간 동물에 대한 혐오와 폭력이 만연한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가능한가?
민주주의를 외치는 광장에서, 닭이 여러 가지 이미지로 변화한다. 혐오의 대상에서 살처분의 대상으로, 찬미의 대상으로. 여성, 예술가들은 닭에 대한 폭력에 저항하며 위령제를 연다.
<파란나비>박문칠
국민적 합의 없이 강행되는 성주 사드배치 문제
사드반대 투쟁을 통해 새롭게 정치사회 문제에 눈을 뜨게 된 한 성주 주민이 광화문 촛불에 참가한다.
<함성들>이창민
탄핵소추안 가결이 되는 날의 국회 앞, 다시 맞이한 열망의 문턱에서
한국사의 변곡점들과 지금의 광장을 함께 바라보는 것으로 우리가 어떤 역사적 지점에 서 있는지를 고민한다.
<누가 청춘을 아름답다 했는가>김수민
칭찬과 비난, 나에 대한 이야기
“어린데 나오다니 대단해”, “청년들이 투표를 안해서 이 모양이야.” 등. 청년은 기대하지 않은 칭찬을 받기도 하고, 예상된 비난을 듣기도 한다. “너는 왜 더 열심히 집회에 나가지 않아?”라는 질문에 웃어 넘기지 않고, 얼버무리지 않고 진심을 말하려고 한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김상패
30 여년 전의 명동과 현재, 18세 참정권의 실현
세월호를 추모하는 계성고 학생들의 “천개의 바람이 되어” 합창과 87년 6월 항쟁에 대한 나의 기억.
<시국페미>강유가람
페미니즘 없이 민주주의도 없다
광장에서 모두가 대통령의 비리에 맞서 싸웠다. 페미니스트들은 광장의 여성 혐오에도 맞서 싸워야 했다.
<푸른 고래 날다> 홍형숙
시대의 풍경을 담는 작업에 미세한 한조각 보태기
열심히 인형을 색칠하고 오리는 아이들. 광장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낼까?
<조금 더 가까이> 최종호
광장의 하루를 따라가며 들여다본 촛불인파 속 사람들의 면면
’어떻게 나오셨어요?’, ’무엇을 바라세요?’ 촛불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의 동기와 희망을 들어본다.
지금의 정치상황은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는 박근혜정권 혹은 그 이전의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위해 함께 다양하게 고민해야할 것들을 세밀하게 준비해야할 듯하여, 미디어팀에 참여했던 10팀의 감독들이 각자의 고민들을 담아 10개의 영상을 만들었다. (2017년 제22회 인디포럼)
<박근혜정권퇴진행동 옴니버스 프로젝트 ‘광장’>은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해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곳에는 사드 배치로 삶의 공간을 위협받는 사람, 광장 속 혐오에 저항하는 사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청년이라는 이름의 짐을 지게 된 사람, 비정규직 노동자, 87년도와 달라진 모습에 놀라는 사람,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 과거의 독재 정부를 기억하는 사람,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가 있었다.
광장의 승리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 그 실타래를 따라가면 우리는 그때와 전혀 다른 광장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광장의 큰 함성 아래, 미처 듣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새로운 광장을 두드릴 것이다. 그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2017년 제22회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유영)
작품해설
백만 명이 광장에 모였다. 비슷한 방식으로 억압받았지만, 사실은 아주 다른 삶을 살아온 백만 명이 서 있었다. 우리가 구호를 외치게 된 이유는 모두 달랐다. 하지만 우리는 함께였다.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주는 서로가 모여서 광장은 비로소 힘을 가지고, 역사를 새로 썼다.
그랬던 우리는 광장 이후 어디에 있을까? 세월호,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청소년, 청년, 사드, 비정규직 노동자, 동물권. 그날의 광장을 채웠던 금지된 언어들은 아직 광장에 남아 있다. 때가 오지 않아서, 정권 교체가 우선이기에, ‘나중’으로 밀린 구호들. 하지만 삶의 문제에 위계와 순서를 따지는 광장이었다면, 우리는 정말 ‘함께’ 서 있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지 못한 채, ‘박근혜 퇴진’이라는 같은 구호를 외친 사실에만 감격했던 거라면 우리는 정말 함께였던 것일까?
이제 한 걸음 내디뎠다. 아직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많은 걸음이 남았다. 촛불 승리로 해결되지 않은 많은 삶이 있다. 광장에 남은 이야기는 무엇인지, 우리는 어느 방향으로 가면 좋을지, 우리를 되새김질하며 다시 생각해보자. 다시, 광장에서 ‘함께’ 마주하고 저항할 수 있기를.
(2017년 제22회 서울인권영화제 프로그램 팀)
리뷰
지난 2016년 초겨울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시작된 촛불 집회는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큰 사건이라고 할 만큼 한국 사회를 뒤흔든 중요한 기점이 되었다. 광장은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커다란 목소리를 내는 공간이기도 했지만, 이와 함께 성소수자, 여성, 환경, 노동, 청소년 등 광장에 참여한 각양각색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온 장이기도 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다큐멘터리 프로젝트 제작팀에서 활동했던 감독 10명이 만든 옴니버스 프로젝트 영화 <광장>은 광장에서 터져 나온 각양각색의 목소리를 담아내려 했다는 점에서 기록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광장을 가득 메웠던 사람들의 분노와 열기, 함성과 기쁨, 외침을 담은 <광장에 서다>(김철민)와 촛불인파 속 사람들의 면면을 들여다본 <조금 더 가까이>(최종호)는 광장이라는 현장에 주목한다. <광장의 닭>(황윤)과 <시국페미>(강유가람)는 광장이 탄핵과 정권교체를 향한 단일한 목소리의 장소가 아니었음을 상기시키며, 삶의 다양한 의제와 감수성이 발화되고, 공유되는 장소로서의 광장의 의미에 주목한다. <청소>(김정근), <파란나비>(박문칠)은 지금 여기의 광장이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도 확장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함성들>(이창민), <천 개의 바람이 되어>(김상패)는 지금의 광장과 한국사의 변곡점을 잇는 시도이다. <누가 청춘을 아름답다 했는가>(김수민)와 <푸른고래날다>(홍형숙)은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에게 광장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질문한다. 10편의 작품들은 촛불광장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기록을 담거나, 성과를 담아내는 것을 넘어 광장에서 제기된 많은 질문들을 우리 각자의 자리와 연결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2017년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박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