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야쿠자 다카하시는 과격 혐오 시위를 접하고,
혐오주의자들을 날려버리기 위해 비밀결사대를 조직한다.
머리 쓰며, 몸 날리는 이들 때문에 시민사회는 발칵 뒤집히지만,
오히려 거리엔 예상치 못한 평화가 찾아오는데…
올여름, 일본 최초 ‘혐오표현금지법’을 이끌어낸
정의의 ‘도쿄 어벤져스’ 카운터스를 만난다!
줄거리
TIP
#카운터스 COUNTERS
[Counter: ‘반대하다’, ‘받아친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 일본의 민족주의적 혐오주의자들의 인종 혐오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행동주의자들이다. 오토코구미, C.R.A.C., 타격 부대, 서명 부대, 낙서 지우기 부대, 알려주기 부대 등 각자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 헤이트 스피치에 대항하고 있다.
#헤이트 스피치 HATE SPEECH (혐오 발언/혐오표현)
특정한 국적, 인종, 성, 종교, 성 정체성, 장애 등을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증오를 선동하는 발언. 특성에 따라 규정된 집단 또는 개인에 대해 편견, 폭력을 부추길 목적으로 이뤄지는 공개적 혐오, 차별 발언을 말한다. 공공장소에서 이뤄지는 연설부터 문자를 통해 이뤄지는 출판물까지 가리키는 범위가 폭넓다.
#재특회 (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
2007년 1월 사쿠라이 마코토가 창설한 일본의 극우 민족주의 성향 시민단체. 넷우익에서 파생됐다. 넷우익은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우익 성향의 네티즌이다. 재일 특권은 일본에 사는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적자에게 입관 특례법을 근거로 주어지는 특별 영주 자격을 지칭하며, 재특회는 이 입관법을 폐지하고 재일 한국인을 다른 외국인과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토코구미 (男組: 남자 조직)
전직 야쿠자 다카하시가 결성한, 카운터스 안의 무력도 불사하는 초압력 비밀결사대다. 혐오시위대와 몸싸움을 하고, ‘개인 면담’을 통해 수많은 혐오시위자를 귀가시키며, 혐오시위대를 보호하는 경찰과 맞서는 거침없는 사람들이다. 오토코구미가 최전선에서 혐오시위대의 공격을 막은 덕분에 카운터스의 수가 획기적으로 늘었다. 2년간의 활동 끝에 2015년 3월 28일 해산했다.
#혐오표현금지법
공공장소에서 혐오발언을 금지하는 법. 일본 외 출신자 등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언동을 없애기 위해 2016년 6월 3일 시행. 일본 최초로 인종차별과 관련해 제정된 법이지만,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로 처벌 조항이 없고, 거리 선전이나 인터넷에서의 헤이트 스피치를 규제하지 못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 ABOUT MOVIE ]
‘혐오시위’에 ‘대항시위’로 맞장 뜬 사람들 ‘카운터스’
일본 최초 ‘혐오표현금지법’ 제정을 이끌다!
2013년 2월의 일본 도쿄 한복판, 한국 음식점과 한류 가게가 밀집된 신오쿠보 한인타운에 “좋은 한국인도 나쁜 한국인도 모두 죽여라!”, “조선인을 없애는 일은 해충 구제와 같다” 등의 팻말을 든 재특회(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의 혐한시위대가 행진하고 있었다. 또 한편에선 “차별하지 말라”, “함께 살아요”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이들의 ‘혐오표현’에 대응해 ‘대항표현’으로 위협과 선동을 반사하는 무리가 있었다. 이들은 몸으로 혐한시위대를 막고, 거리에 떼로 주저앉아 행진을 방해하며, 물리적인 충돌도 불사했다. 영화 <카운터스>는 2013년부터 일본 전역에 극렬하게 일었던 혐한시위에 맞서 반혐오•반차별 운동을 펼친 전설적인 시민운동 ‘카운터’ 운동의 주역들 ‘카운터스’의 활약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카운터 운동은 일본 시민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점차 과격해지고 극렬하게 치닫던 혐한시위의 확산을 막아내고, 일본의 여론을 환기시키고, 국제적인 연대를 도모했다. SNS를 통해 시작된 카운터 운동은 혐오와 차별에 맞선 양심적인 일본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조직적 대응을 통해 아베 정권하에서 일본 최초로 ‘혐오표현금지법’ 제정을 이끌며 역사적인 성과를 이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카운터 운동이 만들어낸 새로운 구도다. 이는 재일 한국인이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선동하며 전 일본인들에게 특권 철폐 운동에 동참하라는 메시지를 설파한 재특회 중심의 혐한시위대와 반혐한시위대 카운터스와의 대결이 아닌, ‘일본 사회’ 대 ‘인종주의자’의 구도로 바꾸어 혐오 세력을 제압해 나간 것이다. 또한 일본이 재일 한국인은 물론 중국인, 필리핀인, 기타 외국인들과 함께 더불어 사회임을 알리며 인종주의에 경종을 울렸다. 확성기 소음이 난무하는 헤이트 스피치에 침묵으로 응하는 ‘사일런트 시위’, 혐한시위대의 행진을 막기 위해 도로를 점거하는 ‘시트-인’(연좌)시위 등 다양한 시위 방식을 고안하고, 성숙한 시민사회 발전을 위한 봉사활동을 주도하며 일본 시위문화의 기조를 바꾸는 데 기여했다. 이렇듯 <카운터스>는 카운터 운동의 시작과 이에 동참한 다양한 일본인들의 면모와 연대의 방식을 그려내며 혐오와 차별에 맞서는 것이 개개인을 넘어 우리 모두의 몫임을 전한다. 나아가 현재 한국 사회 역시 매섭게 직면한 혐오와 차별에 대한 심층적인 진단과 이를 없애기 위한 개인의 실천, 범사회적인 대응, 국가적 차원의 법적, 제도적 조치에 대한 시사점을 던진다.
일본 최초 ‘혐오표현금지법’ 제정을 이끈 전설의 시민운동 이야기, 리얼 액션 다큐 <카운터스>는 2018년 광복절,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일본 시민사회에 숨겨진 혐오와 차별, 양심의 속살
재일 한국인 18년여의 내공으로 이면을 담다!
“조선인은 돌아가라!”, “조선인을 죽이자!” 2013년 3월 31일, 첫 장편 다큐멘터리 <울보 권투부>를 촬영하던 이일하 감독은 처음으로 혐한시위를 목격한다. 이는 10년 넘는 일본 생활 중 처음 맞닥뜨린 일본 사회의 또 다른 모습으로, 그는 지금까지도 그날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의 광장에 나온 혐오시위대의 실체는 마치 물에 풀어 놓은 물감처럼 뇌리에 공포스럽게 각인됐다고. 일본에 장기 체류 중인 한국인으로서 재일 한국인에 대한 혐한시위는 그 자체로 일상의 위협이기도 했지만,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이는 이내 호기심으로 바뀌었고, 카운터 운동의 동참으로 이어졌다. 시위 현장에 갈 때마다 목도하는 카운터스에 대한 궁금증은 점점 더 커졌고, 이일하 감독은 카운터스를 카메라에 담기로 결심했다. 다큐 <카운터스>는 그렇게 시작됐다.
<카운터스>는 소재와 주제 때문에 일본인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라는 선입견이 간혹 있는데 이는 사실 자연스러운 일이다. 일본 사회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그 이면과 짙은 명암을 다루기에는 이방인의 시선과 깊이가 한계가 있으리라는 편견도 한몫할 터다. 하지만 <카운터스>는 일본 카운터 운동의 활약상을 담은 최초의 극장용 다큐멘터리로, 연출자인 이일하 감독의 18년여 일본 체류의 삶의 내공이 극대화된 작품이다. 2000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다큐멘터리를 공부한 이일하 감독은 특히 재일 한국인에 대한 관심을 기울였고, 노동문제, 소수자 차별 문제 등 일본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오랫동안 관찰해왔다. 그렇기에, 재일 한국인에 대한 일본 정부의 차별과 혐한 분위기를 온몸으로 체감해온 그가, 이 혐오와 차별의 문제를 정면으로 반대하는 일본 시민 사회의 양심을 만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다. 이일하 감독은 제 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혐오와 차별에 맞선 일본 시민들의 정의감과 자유로운 면모, 독특한 시위 방식에 매료되어 시작했지만, 혐오시위대와 카운터스 양 진영의 혐오와 차별, 폭력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태도가 영화의 테제임을 직감했다. 위안부 관련 다큐멘터리나 기사에서 보던 일본의 행동하는 양심을 눈앞에서 목격한 감독은 스스로 오토코구미의 단원이 되어 카운터 운동을 함께하며 전설이 된 카운터스의 역사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는 영화 <카운터스>의 완성에 앞서 2016년, 국내에서 동명의 도서 [카운터스]로 먼저 출간되어 반향을 일으켰다.
18년여 체류를 통해 일본 사회를 탐구한 연출자의 내공이 담겨있는 <카운터스>는 혐오와 차별이 난무하지만, 한편 양심이 살아 있는 일본 시민사회를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 8월 15일 극장 개봉해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전직 야쿠자의 뜻밖의 인생 반전과 신의 한 수
혐오와 차별에 카운터 펀치를 날린 도쿄 어벤져스!
<카운터스>는 정치사회 이슈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가 구사하는 사실과 정보의 전달을 우선하고 메시지를 설파하는 방식이 아닌, 캐릭터들의 면면과 생각을 전면에 내세우고, 이들의 행동을 이끈 사회의 풍경이 뒤따르는 작품이다. 카운터 운동을 처음 제창한 ‘노마’보다 이 운동에 가장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캐릭터인 전직 야쿠자 ‘다카하시’와 그와 함께 시위 현장의 최전선에 선 무력제압부대 ‘오토코구미’가 제일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토코구미는 재특회의 창설자 ‘사쿠라이’가 이끄는 혐오시위대의 집중포화를 맨몸으로 받아내며, 인종차별 발언을 서슴지 않는 그와 경찰을 두고 대립한다. 이들의 외향을 보고 정의의 편이라 믿을 사람이 과연 누가 있을까. 몸을 덮은 용 문신, 모히칸 머리, 위협적으로 휘두르는 주먹, 혐오 시위대보다 더 크게 외치는 구호까지. 일명 나쁜 녀석들 잡는 더 나쁜 녀석들로 불리는 오토코구미의 대장 다카하시는 실제로 착하지만은 않은 인생을 살아왔다. 다카하시는 우연히 혐오시위를 목격하고, 약자에게 혐오와 차별을 쏟아내는 혐오시위대에 환멸을 느꼈다. 혐오에 맞서는 카운터스의 용기에 감화되어 야쿠자를 그만두고 카운터스에 가입, 현장 최전선에서 시위대를 제압할 그룹 오토코구미를 결성했다. “헤이트 스피치는 옳지 않다”, ”혐오는 남자가 할 짓이 아니다”라는 다카하시의 신념과 거친 말과 행동 이면에 숨겨진 따뜻한 마음에 반해 작가부터 음악가, 배달부, 건축설계사, 마트 직원 등 직업을 불문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대장 다카하시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대원들은 행동대장, 기획자, 전략가 등 각자의 장기를 살려 시위를 조직하고 지휘해, 그야말로 도쿄의 어벤져스라 할 만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시위 현장에서 다카하시와 재특회의 창설자 사쿠라이가 마치 ‘현피’를 뜨는 것처럼 담아낸 부감 샷은 흥미진진한 긴장감과 액션 쾌감을 분출한다. ‘사쿠라이’라는 절대 악은 <카운터스>의 극적 재미를 배가시키는 또 하나의 요소다. 루머 유포, 모르쇠, 잡아떼기, 궤변의 명수로 뻔뻔하기 그지없으며 막강한 자금력까지 갖춘 사쿠라이는 관객의 혈압 상승을 유발한다. 이렇듯 전직 야쿠자에서 정의감에 불타는 행동주의자로 변신한 다카하시의 개과천선 인생 반전 스토리부터 오토코구미 대원들의 개성 뚜렷한 캐릭터와 사쿠라이의 대결까지 <카운터스>는 장르를 뛰어넘는 극영화 이상의 재미를 선사한다.
정의에 목숨 건 전직 야쿠자 다카하시와 혐오시위대의 리더 사쿠라이의 흥미진진한 맞장 대결, 그리고 마침내 날리는 멋진 카운터 펀치를 담은 <카운터스>는 오는 8월 15일 개봉한다.
무거운 소재와 주제를 풀어낸 스타일리시한 연출력
공감과 통쾌한 재미를 선사하는 리얼 액션 다큐멘터리!
혐오와 차별을 다룬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와 화면을 뚫고 나올 것 같은 혐오시위대의 일장기와 욱일기 퍼레이드, 경악할만한 헤이트 스피치의 살풍경까지. 영화 <카운터스> 관람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소들이다. 한마디로 일반 관객이 쉽게 선택하지 않은 영화라는 것이다. 어떤 영화는 시간을 죽이고, 어떤 영화는 생각을 살린다. 또 어떤 영화는 마음을 달랜다. <카운터스>는 관객의 생각을 살리고, 마음까지 달래는 영화다. 하지만, 단언컨대 <카운터스>는 보기 시작하면 도저히 멈출 수 없는 영화기도 하다. 혐오와 증오의 살풍경을 지나 기어코 관객에게 함께 동참하고 있는 듯한 공감과 통쾌함, 즐거움을 안겨준다. 흥미진진한 캐릭터와 스토리에 경쾌한 편집과 펑키한 음악, 재기발랄한 CG로 엮어낸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어우러진 구성 덕분이다.
<카운터스>의 시작은 혐오시위대의 혐오에는 본격적으로 맞서지만, 가입 절차만은 비밀리에 운영하는 단체 오토코구미의 특징을 강조하는 구성으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며 눈길을 끈다. 베일에 싸인 오토코구미의 대장 다카하시에 대해 대원들의 심상치 않은 증언들을 배치해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영화를 유쾌하게 만드는 건 구성뿐만이 아니다. 카메라가 트랜스포머 로봇으로 변신한다거나, 시위 아이디어가 화면에 구현되는 등 적재적소에 활용된 CG는 수준급으로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재기발랄함을 선사한다. 여기에 경쾌한 리듬의 편집과 펑키한 음악도 한몫하며, 카운터스 래퍼 ATS(아츠시)의 노래 ‘노 파사란’(No Pasaran 저놈들을 통과시키지 마)을 포함, 빠른 리듬감으로 시위 현장에서의 피가 끓는 기분을 생생하게 전달해주는 음악들은 마치 카운터스와 함께 즐겁게 놀며 혐오에 맞서고 있는 듯한 느낌을 맛보게 해준다. 무엇보다 이일하 감독은 CG부터 자막 등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일본 사회에 대한 배경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다소 복잡한 입관특례법 제정 과정에 대해서도 눈길을 사로잡는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 CG를 활용, 일반인도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기 쉽게끔 알려준다. 감독의 전략대로 영화 <카운터스>에 경쾌한 리듬에 몸을 맡기고 재기발랄하고 유쾌한 연출을 따라 보다 보면 어느새 “혐오 시위 저지”, ”차별을 없애자”를 외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개봉 전 다수의 영화제를 통해 공개되어 “유쾌하고 감각적인 영화”, “현란한 편집과 음악으로 신나게 집중하며 볼 수 있다” 등의 호평을 이어온 <카운터스>는 8월 15일 개봉해 관객들에게 리얼 액션 다큐멘터리의 쾌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 FOCUS ]
지금은 혐오시대, 대한민국도 혐오공화국?!
일본과 닮아 있는 혐오의 조장과 유포 방식 이목 집중!
몰카 편파 수사 시위, 난민 문제, 워마드 성체 훼손 등 다양한 형태의 혐오 문제로 한국 사회 곳곳이 시끄러운 가운데, 혐오와 차별에 정면으로 돌진한 도쿄 어벤져스 ‘카운터스’ 이야기를 담은 <카운터스>가 오는 광복절 개봉을 확정했다. 특히 일본의 시민운동 단체 카운터스가 맞섰던 재특회의 명분, 그들이 퍼트린 악의적인 루머가 최근 국내에 퍼졌던 제주 예멘 난민과 관련된 가짜뉴스의 생성과 유포 과정이 놀랍도록 닮아 있어 <카운터스>가 한국 사회에 던질 화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재일 한국인은 입국관리 특례법(이하 입관특례법)에 의해 외국 국적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일본에 머물 수 있다. 재특회는 이 특례법이 재일 한국인들이 일본 사회에서 다른 외국인들과 달리 누리는 부당한 특권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입관특례법은 일제강점기, 일본 국적으로 일본에 들어와 입국 기록이 없던 재일 한국인들에게 외국인 대상의 출입국관리법을 적용할 수 없어 일본 정부가 별도로 만든 법이기 때문이다. 재특회는 일본 사회의 소수인 재일 한국인을 특권층으로 사실을 호도했을 뿐만 아니라 공포 조장 방법도 사용했다. 일본 내 강력사건이 터지면 ‘재일 한국인의 소행’이라며 근거 없는 소문을 확산시키는 것이었다. 결국 극우 언론의 동조까지 이어져 일본 내 혐한 정서가 극에 달한 것이 사실이었다.
한국의 난민 가짜뉴스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유포 방식, 보수 언론의 부추김 역시 이와 유사해 매우 흥미롭게 들여다 볼 사안이다. 먼저 국민건강보험으로 난민에게 무분별하게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어 국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뉴스가 대표적인데, 난민에 대한 지원은 별도법에 의한 사안으로 이는 사실과 다르다. 또한, 최근 난민 범죄의 대표적인 사례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에티오피아 이슬람 난민 살인 사건’의 실제 범인은 기독교인이며, ‘무슬림들의 집단 강간 놀이 문화’로 알려진 ‘타하루시’의 실제 뜻은 ‘집단 괴롭힘’으로, 아예 오역돼 보도되고 있다. 그런데도 이 같은 가짜뉴스들은 난민에 대한 적대적인 분위기를 틈타 SNS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며 난민 혐오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저마다의 대처 방법으로 혐오에 맞섰던 <카운터스>의 이야기가 한국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본을 뒤덮은 혐오와 차별에 통쾌한 카운터 펀치를 날린 리얼 액션 다큐 <카운터스>가 일본에 이어 대한민국 사회에 만연한 혐오를 날려버릴 수 있을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日 카운터 운동 VS 韓 촛불시위
거리와 광장에서 정의를 실천한 행동하는 시민의 힘!
<카운터스>는 2013년 일본에서 전국적으로 극렬하게 일었던 혐한시위에 맞서 시작된 반혐오•반차별시민운동의 선봉에 선 사람들 ‘카운터스’의 전설적인 활약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카운터스는 일본에서 헤이트 스피치가 정점에 달한 2013년 SNS를 기반으로 등장한 일본의 시민운동 단체이다. 2000년대 들어 급증하기 시작한 헤이트 스피치는 재특회가 주도하면서 일본 열도를 뒤덮으며 아베 정권의 우경화에 가속도를 냈다. 이런 도를 지나친 혐오에 일본 정부도, 경찰도, 모두가 방조하고 침묵할 때 유일하게 반기를 들고 나선 사람들이 바로 카운터스였다. 사회운동가 노마 야스미치가 남긴 트윗을 기점으로 모인 카운터스는 “조선인을 죽여라, 그들은 바퀴벌레다!”라고 외치는 혐오시위대에 맞서 “진짜 바퀴벌레는 너희다!”라고 소리치며 미러링 전법으로 대항했다. 카운터스는 이외에도 재특회가 퍼트리는 악의적 루머를 바로 잡아주는 ‘알려주는 부대’, 혐오 낙서를 지우는 ‘낙서 지우기 부대’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비교적 조용하고 얌전했던 일본 시민운동의 분위기를 마치 놀이문화처럼 유쾌하게 바꿔놓았다. 특히, 이들은 체포되는 것도 불사하며 ‘합법적인’ 재특회의 혐오시위를 필사적으로 저지했고, 이러한 용기에 감화되어 카운터스의 멤버 수는 더욱 증가해 시민운동의 반전을 가져왔다. 카운터스는 나아가 헤이트 스피치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하고, 매스컴과 정치권을 움직여 아베 정부하에서 일본 최초로 ‘혐오표현금지법’ 제정을 이끄는 성과를 이뤄냈다.
카운터스가 보여준 거리와 광장에서의 시민의 힘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어쩌면 그 이상의 힘을 보여준 것이 사실이다. 매주 도쿄 코리아타운에 모여 혐한 시위대를 막아낸 카운터스처럼, 지난 2016년 겨울, 매주 광장에 모인 100만 명 단위의 시민들은 평화적인 촛불시위를 통해 실제 입법부를 움직여 망가진 헌정 체제를 복원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 한국 사회는 또 한 번 혐오와 차별이라는 문제로 분열되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혐오와 차별의 문제는 개개인의 문제 혹은 상식의 문제를 넘어서는 그 어떤 사안보다 정치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이는 한 사회의 정치, 사회, 종교, 인권 전반에 걸친 입법과 관련된 문제이며, 표현의 자유에 대한 끝나지 않은 공론의 문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사회의 혐오와 차별을 다룬 영화 <카운터스>는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혐오에 맞서는 사람들의 연대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시민의 힘을 다시금 상기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조센징’과 ‘쪽바리’ 사이, 멀고 험한 불편한 진실
한일 양국 간 뿌리 깊은 혐오표현에 대한 성찰!
“이 세상에서 차별은 절대 없어지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일장기 태우는 건 혐오표현 아닌가요?” 영화 내내 재일 한국인 등 일본에서 살아가는 소수자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혐오발언으로 관객들의 뒷목을 잡게 하는 재특회의 수장 사쿠라이. 그러나 이 두 문장만큼은 우리 모두에게 그냥 무시할 수 없는 혐오와 차별에 대한 깊은 고민을 남긴다. 영화 <카운터스>는 혐오와 차별에 맞서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혐오를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일삼는 사람들을 오롯이 보여주며 우리 자신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인권에 대한 인식이 한국 사회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쓰였던 혐오표현이나 인종, 성 차별적 단어 사용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 대한 혐오표현만큼은 우리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합의된 일종의 ‘패싱’으로 제지 받지 않고 오히려 장려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최근 잇따라 열린 국제 스포츠 경기에서 일본에 쏟아진 차별적이고, 비하적인 표현은 다소 과도할 정도로 위험수위에 다다랐다. 혐한 분위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다시 스멀스멀 솟고 있는 일본 또한 마찬가지다. 이렇듯 조센징부터 쪽바리 등 한일 간 오가는 혐오와 차별표현은 여전히 극심하다. 양 국민들 모두 그에 익숙하거나 지나치게 무뎌진 채 살아가고 있다. 단지 아직 우리는 공공장소에서 “쪽바리 다 죽어라!”, ”쪽바리는 일본으로 추방!” 따위의 구호를 광장에서 조직적으로 시전하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모른다. 혐오가 낳는 건 오직 더 큰 혐오일 뿐이다. 최근 혐오표현이 과격화되고 있는 여타의 시위에서 볼 수 있듯이, 일베나 태극기집회 등에서 이런 구호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이는 양국 간 지울 수 없는 역사이며 뿌리 깊은 증오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침략과 강탈, 그리고 위안부, 독도, 군함도 문제 등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역사 왜곡까지. 물론 역사는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더욱 잃어버려서 안 될 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다. 잘못에 대한 정당한 지적은 옳지만 그 이상은 용인해서는 안된다. 비판은 해야한다. 하지만 끊임없이 우리의 말과 글, 행동이 비방이나 비난, 심지어 혐오나 차별의 표현으로 흐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영화 <카운터스>가 지금 우리에게 당도한 이유다.
재일 한국인에 대한 일본 정부의 차별과 일본 내 혐한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하는 영화 <카운터스>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외국인 차별 문제를 다시금 성찰하게 하며 관객에게 생각거리를 안길 전망이다. 더불어 한일 간 뿌리 깊은 서로에 대한 혐오의 문제 역시 되돌아볼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카운터스 COUNTERS
[Counter: ‘반대하다’, ‘받아친다’라는 뜻을 가진 단어] 일본의 민족주의적 혐오주의자들의 인종 혐오 시위를 저지하기 위해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모인 행동주의자들이다. 오토코구미, C.R.A.C., 타격 부대, 서명 부대, 낙서 지우기 부대, 알려주기 부대 등 각자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 헤이트 스피치에 대항하고 있다.
#헤이트 스피치 HATE SPEECH (혐오 발언/혐오표현)
특정한 국적, 인종, 성, 종교, 성 정체성, 장애 등을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증오를 선동하는 발언. 특성에 따라 규정된 집단 또는 개인에 대해 편견, 폭력을 부추길 목적으로 이뤄지는 공개적 혐오, 차별 발언을 말한다. 공공장소에서 이뤄지는 연설부터 문자를 통해 이뤄지는 출판물까지 가리키는 범위가 폭넓다.
#재특회 (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
2007년 1월 사쿠라이 마코토가 창설한 일본의 극우 민족주의 성향 시민단체. 넷우익에서 파생됐다. 넷우익은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우익 성향의 네티즌이다. 재일 특권은 일본에 사는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적자에게 입관 특례법을 근거로 주어지는 특별 영주 자격을 지칭하며, 재특회는 이 입관법을 폐지하고 재일 한국인을 다른 외국인과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토코구미 (男組: 남자 조직)
전직 야쿠자 다카하시가 결성한, 카운터스 안의 무력도 불사하는 초압력 비밀결사대다. 혐오시위대와 몸싸움을 하고, ‘개인 면담’을 통해 수많은 혐오시위자를 귀가시키며, 혐오시위대를 보호하는 경찰과 맞서는 거침없는 사람들이다. 오토코구미가 최전선에서 혐오시위대의 공격을 막은 덕분에 카운터스의 수가 획기적으로 늘었다. 2년간의 활동 끝에 2015년 3월 28일 해산했다.
#혐오표현금지법
공공장소에서 혐오발언을 금지하는 법. 일본 외 출신자 등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언동을 없애기 위해 2016년 6월 3일 시행. 일본 최초로 인종차별과 관련해 제정된 법이지만,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로 처벌 조항이 없고, 거리 선전이나 인터넷에서의 헤이트 스피치를 규제하지 못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 ABOUT MOVIE ]
‘혐오시위’에 ‘대항시위’로 맞장 뜬 사람들 ‘카운터스’
일본 최초 ‘혐오표현금지법’ 제정을 이끌다!
2013년 2월의 일본 도쿄 한복판, 한국 음식점과 한류 가게가 밀집된 신오쿠보 한인타운에 “좋은 한국인도 나쁜 한국인도 모두 죽여라!”, “조선인을 없애는 일은 해충 구제와 같다” 등의 팻말을 든 재특회(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의 혐한시위대가 행진하고 있었다. 또 한편에선 “차별하지 말라”, “함께 살아요”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이들의 ‘혐오표현’에 대응해 ‘대항표현’으로 위협과 선동을 반사하는 무리가 있었다. 이들은 몸으로 혐한시위대를 막고, 거리에 떼로 주저앉아 행진을 방해하며, 물리적인 충돌도 불사했다. 영화 <카운터스>는 2013년부터 일본 전역에 극렬하게 일었던 혐한시위에 맞서 반혐오•반차별 운동을 펼친 전설적인 시민운동 ‘카운터’ 운동의 주역들 ‘카운터스’의 활약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카운터 운동은 일본 시민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점차 과격해지고 극렬하게 치닫던 혐한시위의 확산을 막아내고, 일본의 여론을 환기시키고, 국제적인 연대를 도모했다. SNS를 통해 시작된 카운터 운동은 혐오와 차별에 맞선 양심적인 일본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조직적 대응을 통해 아베 정권하에서 일본 최초로 ‘혐오표현금지법’ 제정을 이끌며 역사적인 성과를 이뤘다. 특히 주목할 점은 카운터 운동이 만들어낸 새로운 구도다. 이는 재일 한국인이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선동하며 전 일본인들에게 특권 철폐 운동에 동참하라는 메시지를 설파한 재특회 중심의 혐한시위대와 반혐한시위대 카운터스와의 대결이 아닌, ‘일본 사회’ 대 ‘인종주의자’의 구도로 바꾸어 혐오 세력을 제압해 나간 것이다. 또한 일본이 재일 한국인은 물론 중국인, 필리핀인, 기타 외국인들과 함께 더불어 사회임을 알리며 인종주의에 경종을 울렸다. 확성기 소음이 난무하는 헤이트 스피치에 침묵으로 응하는 ‘사일런트 시위’, 혐한시위대의 행진을 막기 위해 도로를 점거하는 ‘시트-인’(연좌)시위 등 다양한 시위 방식을 고안하고, 성숙한 시민사회 발전을 위한 봉사활동을 주도하며 일본 시위문화의 기조를 바꾸는 데 기여했다. 이렇듯 <카운터스>는 카운터 운동의 시작과 이에 동참한 다양한 일본인들의 면모와 연대의 방식을 그려내며 혐오와 차별에 맞서는 것이 개개인을 넘어 우리 모두의 몫임을 전한다. 나아가 현재 한국 사회 역시 매섭게 직면한 혐오와 차별에 대한 심층적인 진단과 이를 없애기 위한 개인의 실천, 범사회적인 대응, 국가적 차원의 법적, 제도적 조치에 대한 시사점을 던진다.
일본 최초 ‘혐오표현금지법’ 제정을 이끈 전설의 시민운동 이야기, 리얼 액션 다큐 <카운터스>는 2018년 광복절,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일본 시민사회에 숨겨진 혐오와 차별, 양심의 속살
재일 한국인 18년여의 내공으로 이면을 담다!
“조선인은 돌아가라!”, “조선인을 죽이자!” 2013년 3월 31일, 첫 장편 다큐멘터리 <울보 권투부>를 촬영하던 이일하 감독은 처음으로 혐한시위를 목격한다. 이는 10년 넘는 일본 생활 중 처음 맞닥뜨린 일본 사회의 또 다른 모습으로, 그는 지금까지도 그날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의 광장에 나온 혐오시위대의 실체는 마치 물에 풀어 놓은 물감처럼 뇌리에 공포스럽게 각인됐다고. 일본에 장기 체류 중인 한국인으로서 재일 한국인에 대한 혐한시위는 그 자체로 일상의 위협이기도 했지만,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이는 이내 호기심으로 바뀌었고, 카운터 운동의 동참으로 이어졌다. 시위 현장에 갈 때마다 목도하는 카운터스에 대한 궁금증은 점점 더 커졌고, 이일하 감독은 카운터스를 카메라에 담기로 결심했다. 다큐 <카운터스>는 그렇게 시작됐다.
<카운터스>는 소재와 주제 때문에 일본인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라는 선입견이 간혹 있는데 이는 사실 자연스러운 일이다. 일본 사회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그 이면과 짙은 명암을 다루기에는 이방인의 시선과 깊이가 한계가 있으리라는 편견도 한몫할 터다. 하지만 <카운터스>는 일본 카운터 운동의 활약상을 담은 최초의 극장용 다큐멘터리로, 연출자인 이일하 감독의 18년여 일본 체류의 삶의 내공이 극대화된 작품이다. 2000년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다큐멘터리를 공부한 이일하 감독은 특히 재일 한국인에 대한 관심을 기울였고, 노동문제, 소수자 차별 문제 등 일본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오랫동안 관찰해왔다. 그렇기에, 재일 한국인에 대한 일본 정부의 차별과 혐한 분위기를 온몸으로 체감해온 그가, 이 혐오와 차별의 문제를 정면으로 반대하는 일본 시민 사회의 양심을 만난 것은 어쩌면 필연적이다. 이일하 감독은 제 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혐오와 차별에 맞선 일본 시민들의 정의감과 자유로운 면모, 독특한 시위 방식에 매료되어 시작했지만, 혐오시위대와 카운터스 양 진영의 혐오와 차별, 폭력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태도가 영화의 테제임을 직감했다. 위안부 관련 다큐멘터리나 기사에서 보던 일본의 행동하는 양심을 눈앞에서 목격한 감독은 스스로 오토코구미의 단원이 되어 카운터 운동을 함께하며 전설이 된 카운터스의 역사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는 영화 <카운터스>의 완성에 앞서 2016년, 국내에서 동명의 도서 [카운터스]로 먼저 출간되어 반향을 일으켰다.
18년여 체류를 통해 일본 사회를 탐구한 연출자의 내공이 담겨있는 <카운터스>는 혐오와 차별이 난무하지만, 한편 양심이 살아 있는 일본 시민사회를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 8월 15일 극장 개봉해 국내 관객들을 만난다.
전직 야쿠자의 뜻밖의 인생 반전과 신의 한 수
혐오와 차별에 카운터 펀치를 날린 도쿄 어벤져스!
<카운터스>는 정치사회 이슈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가 구사하는 사실과 정보의 전달을 우선하고 메시지를 설파하는 방식이 아닌, 캐릭터들의 면면과 생각을 전면에 내세우고, 이들의 행동을 이끈 사회의 풍경이 뒤따르는 작품이다. 카운터 운동을 처음 제창한 ‘노마’보다 이 운동에 가장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캐릭터인 전직 야쿠자 ‘다카하시’와 그와 함께 시위 현장의 최전선에 선 무력제압부대 ‘오토코구미’가 제일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오토코구미는 재특회의 창설자 ‘사쿠라이’가 이끄는 혐오시위대의 집중포화를 맨몸으로 받아내며, 인종차별 발언을 서슴지 않는 그와 경찰을 두고 대립한다. 이들의 외향을 보고 정의의 편이라 믿을 사람이 과연 누가 있을까. 몸을 덮은 용 문신, 모히칸 머리, 위협적으로 휘두르는 주먹, 혐오 시위대보다 더 크게 외치는 구호까지. 일명 나쁜 녀석들 잡는 더 나쁜 녀석들로 불리는 오토코구미의 대장 다카하시는 실제로 착하지만은 않은 인생을 살아왔다. 다카하시는 우연히 혐오시위를 목격하고, 약자에게 혐오와 차별을 쏟아내는 혐오시위대에 환멸을 느꼈다. 혐오에 맞서는 카운터스의 용기에 감화되어 야쿠자를 그만두고 카운터스에 가입, 현장 최전선에서 시위대를 제압할 그룹 오토코구미를 결성했다. “헤이트 스피치는 옳지 않다”, ”혐오는 남자가 할 짓이 아니다”라는 다카하시의 신념과 거친 말과 행동 이면에 숨겨진 따뜻한 마음에 반해 작가부터 음악가, 배달부, 건축설계사, 마트 직원 등 직업을 불문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대장 다카하시만큼이나 개성 넘치는 대원들은 행동대장, 기획자, 전략가 등 각자의 장기를 살려 시위를 조직하고 지휘해, 그야말로 도쿄의 어벤져스라 할 만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시위 현장에서 다카하시와 재특회의 창설자 사쿠라이가 마치 ‘현피’를 뜨는 것처럼 담아낸 부감 샷은 흥미진진한 긴장감과 액션 쾌감을 분출한다. ‘사쿠라이’라는 절대 악은 <카운터스>의 극적 재미를 배가시키는 또 하나의 요소다. 루머 유포, 모르쇠, 잡아떼기, 궤변의 명수로 뻔뻔하기 그지없으며 막강한 자금력까지 갖춘 사쿠라이는 관객의 혈압 상승을 유발한다. 이렇듯 전직 야쿠자에서 정의감에 불타는 행동주의자로 변신한 다카하시의 개과천선 인생 반전 스토리부터 오토코구미 대원들의 개성 뚜렷한 캐릭터와 사쿠라이의 대결까지 <카운터스>는 장르를 뛰어넘는 극영화 이상의 재미를 선사한다.
정의에 목숨 건 전직 야쿠자 다카하시와 혐오시위대의 리더 사쿠라이의 흥미진진한 맞장 대결, 그리고 마침내 날리는 멋진 카운터 펀치를 담은 <카운터스>는 오는 8월 15일 개봉한다.
무거운 소재와 주제를 풀어낸 스타일리시한 연출력
공감과 통쾌한 재미를 선사하는 리얼 액션 다큐멘터리!
혐오와 차별을 다룬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와 화면을 뚫고 나올 것 같은 혐오시위대의 일장기와 욱일기 퍼레이드, 경악할만한 헤이트 스피치의 살풍경까지. 영화 <카운터스> 관람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요소들이다. 한마디로 일반 관객이 쉽게 선택하지 않은 영화라는 것이다. 어떤 영화는 시간을 죽이고, 어떤 영화는 생각을 살린다. 또 어떤 영화는 마음을 달랜다. <카운터스>는 관객의 생각을 살리고, 마음까지 달래는 영화다. 하지만, 단언컨대 <카운터스>는 보기 시작하면 도저히 멈출 수 없는 영화기도 하다. 혐오와 증오의 살풍경을 지나 기어코 관객에게 함께 동참하고 있는 듯한 공감과 통쾌함, 즐거움을 안겨준다. 흥미진진한 캐릭터와 스토리에 경쾌한 편집과 펑키한 음악, 재기발랄한 CG로 엮어낸 스타일리시한 연출이 어우러진 구성 덕분이다.
<카운터스>의 시작은 혐오시위대의 혐오에는 본격적으로 맞서지만, 가입 절차만은 비밀리에 운영하는 단체 오토코구미의 특징을 강조하는 구성으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며 눈길을 끈다. 베일에 싸인 오토코구미의 대장 다카하시에 대해 대원들의 심상치 않은 증언들을 배치해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영화를 유쾌하게 만드는 건 구성뿐만이 아니다. 카메라가 트랜스포머 로봇으로 변신한다거나, 시위 아이디어가 화면에 구현되는 등 적재적소에 활용된 CG는 수준급으로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재기발랄함을 선사한다. 여기에 경쾌한 리듬의 편집과 펑키한 음악도 한몫하며, 카운터스 래퍼 ATS(아츠시)의 노래 ‘노 파사란’(No Pasaran 저놈들을 통과시키지 마)을 포함, 빠른 리듬감으로 시위 현장에서의 피가 끓는 기분을 생생하게 전달해주는 음악들은 마치 카운터스와 함께 즐겁게 놀며 혐오에 맞서고 있는 듯한 느낌을 맛보게 해준다. 무엇보다 이일하 감독은 CG부터 자막 등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일본 사회에 대한 배경 지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다소 복잡한 입관특례법 제정 과정에 대해서도 눈길을 사로잡는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 CG를 활용, 일반인도 관심을 가지고 이해하기 쉽게끔 알려준다. 감독의 전략대로 영화 <카운터스>에 경쾌한 리듬에 몸을 맡기고 재기발랄하고 유쾌한 연출을 따라 보다 보면 어느새 “혐오 시위 저지”, ”차별을 없애자”를 외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개봉 전 다수의 영화제를 통해 공개되어 “유쾌하고 감각적인 영화”, “현란한 편집과 음악으로 신나게 집중하며 볼 수 있다” 등의 호평을 이어온 <카운터스>는 8월 15일 개봉해 관객들에게 리얼 액션 다큐멘터리의 쾌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 FOCUS ]
지금은 혐오시대, 대한민국도 혐오공화국?!
일본과 닮아 있는 혐오의 조장과 유포 방식 이목 집중!
몰카 편파 수사 시위, 난민 문제, 워마드 성체 훼손 등 다양한 형태의 혐오 문제로 한국 사회 곳곳이 시끄러운 가운데, 혐오와 차별에 정면으로 돌진한 도쿄 어벤져스 ‘카운터스’ 이야기를 담은 <카운터스>가 오는 광복절 개봉을 확정했다. 특히 일본의 시민운동 단체 카운터스가 맞섰던 재특회의 명분, 그들이 퍼트린 악의적인 루머가 최근 국내에 퍼졌던 제주 예멘 난민과 관련된 가짜뉴스의 생성과 유포 과정이 놀랍도록 닮아 있어 <카운터스>가 한국 사회에 던질 화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재일 한국인은 입국관리 특례법(이하 입관특례법)에 의해 외국 국적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일본에 머물 수 있다. 재특회는 이 특례법이 재일 한국인들이 일본 사회에서 다른 외국인들과 달리 누리는 부당한 특권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입관특례법은 일제강점기, 일본 국적으로 일본에 들어와 입국 기록이 없던 재일 한국인들에게 외국인 대상의 출입국관리법을 적용할 수 없어 일본 정부가 별도로 만든 법이기 때문이다. 재특회는 일본 사회의 소수인 재일 한국인을 특권층으로 사실을 호도했을 뿐만 아니라 공포 조장 방법도 사용했다. 일본 내 강력사건이 터지면 ‘재일 한국인의 소행’이라며 근거 없는 소문을 확산시키는 것이었다. 결국 극우 언론의 동조까지 이어져 일본 내 혐한 정서가 극에 달한 것이 사실이었다.
한국의 난민 가짜뉴스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유포 방식, 보수 언론의 부추김 역시 이와 유사해 매우 흥미롭게 들여다 볼 사안이다. 먼저 국민건강보험으로 난민에게 무분별하게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어 국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뉴스가 대표적인데, 난민에 대한 지원은 별도법에 의한 사안으로 이는 사실과 다르다. 또한, 최근 난민 범죄의 대표적인 사례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에티오피아 이슬람 난민 살인 사건’의 실제 범인은 기독교인이며, ‘무슬림들의 집단 강간 놀이 문화’로 알려진 ‘타하루시’의 실제 뜻은 ‘집단 괴롭힘’으로, 아예 오역돼 보도되고 있다. 그런데도 이 같은 가짜뉴스들은 난민에 대한 적대적인 분위기를 틈타 SNS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며 난민 혐오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저마다의 대처 방법으로 혐오에 맞섰던 <카운터스>의 이야기가 한국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본을 뒤덮은 혐오와 차별에 통쾌한 카운터 펀치를 날린 리얼 액션 다큐 <카운터스>가 일본에 이어 대한민국 사회에 만연한 혐오를 날려버릴 수 있을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日 카운터 운동 VS 韓 촛불시위
거리와 광장에서 정의를 실천한 행동하는 시민의 힘!
<카운터스>는 2013년 일본에서 전국적으로 극렬하게 일었던 혐한시위에 맞서 시작된 반혐오•반차별시민운동의 선봉에 선 사람들 ‘카운터스’의 전설적인 활약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카운터스는 일본에서 헤이트 스피치가 정점에 달한 2013년 SNS를 기반으로 등장한 일본의 시민운동 단체이다. 2000년대 들어 급증하기 시작한 헤이트 스피치는 재특회가 주도하면서 일본 열도를 뒤덮으며 아베 정권의 우경화에 가속도를 냈다. 이런 도를 지나친 혐오에 일본 정부도, 경찰도, 모두가 방조하고 침묵할 때 유일하게 반기를 들고 나선 사람들이 바로 카운터스였다. 사회운동가 노마 야스미치가 남긴 트윗을 기점으로 모인 카운터스는 “조선인을 죽여라, 그들은 바퀴벌레다!”라고 외치는 혐오시위대에 맞서 “진짜 바퀴벌레는 너희다!”라고 소리치며 미러링 전법으로 대항했다. 카운터스는 이외에도 재특회가 퍼트리는 악의적 루머를 바로 잡아주는 ‘알려주는 부대’, 혐오 낙서를 지우는 ‘낙서 지우기 부대’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비교적 조용하고 얌전했던 일본 시민운동의 분위기를 마치 놀이문화처럼 유쾌하게 바꿔놓았다. 특히, 이들은 체포되는 것도 불사하며 ‘합법적인’ 재특회의 혐오시위를 필사적으로 저지했고, 이러한 용기에 감화되어 카운터스의 멤버 수는 더욱 증가해 시민운동의 반전을 가져왔다. 카운터스는 나아가 헤이트 스피치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하고, 매스컴과 정치권을 움직여 아베 정부하에서 일본 최초로 ‘혐오표현금지법’ 제정을 이끄는 성과를 이뤄냈다.
카운터스가 보여준 거리와 광장에서의 시민의 힘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어쩌면 그 이상의 힘을 보여준 것이 사실이다. 매주 도쿄 코리아타운에 모여 혐한 시위대를 막아낸 카운터스처럼, 지난 2016년 겨울, 매주 광장에 모인 100만 명 단위의 시민들은 평화적인 촛불시위를 통해 실제 입법부를 움직여 망가진 헌정 체제를 복원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 한국 사회는 또 한 번 혐오와 차별이라는 문제로 분열되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혐오와 차별의 문제는 개개인의 문제 혹은 상식의 문제를 넘어서는 그 어떤 사안보다 정치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이는 한 사회의 정치, 사회, 종교, 인권 전반에 걸친 입법과 관련된 문제이며, 표현의 자유에 대한 끝나지 않은 공론의 문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사회의 혐오와 차별을 다룬 영화 <카운터스>는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혐오에 맞서는 사람들의 연대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시민의 힘을 다시금 상기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조센징’과 ‘쪽바리’ 사이, 멀고 험한 불편한 진실
한일 양국 간 뿌리 깊은 혐오표현에 대한 성찰!
“이 세상에서 차별은 절대 없어지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일장기 태우는 건 혐오표현 아닌가요?” 영화 내내 재일 한국인 등 일본에서 살아가는 소수자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혐오발언으로 관객들의 뒷목을 잡게 하는 재특회의 수장 사쿠라이. 그러나 이 두 문장만큼은 우리 모두에게 그냥 무시할 수 없는 혐오와 차별에 대한 깊은 고민을 남긴다. 영화 <카운터스>는 혐오와 차별에 맞서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혐오를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일삼는 사람들을 오롯이 보여주며 우리 자신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인권에 대한 인식이 한국 사회 전반적으로 높아지면서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쓰였던 혐오표현이나 인종, 성 차별적 단어 사용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 대한 혐오표현만큼은 우리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합의된 일종의 ‘패싱’으로 제지 받지 않고 오히려 장려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최근 잇따라 열린 국제 스포츠 경기에서 일본에 쏟아진 차별적이고, 비하적인 표현은 다소 과도할 정도로 위험수위에 다다랐다. 혐한 분위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다시 스멀스멀 솟고 있는 일본 또한 마찬가지다. 이렇듯 조센징부터 쪽바리 등 한일 간 오가는 혐오와 차별표현은 여전히 극심하다. 양 국민들 모두 그에 익숙하거나 지나치게 무뎌진 채 살아가고 있다. 단지 아직 우리는 공공장소에서 “쪽바리 다 죽어라!”, ”쪽바리는 일본으로 추방!” 따위의 구호를 광장에서 조직적으로 시전하지 않을 뿐이다. 하지만 모른다. 혐오가 낳는 건 오직 더 큰 혐오일 뿐이다. 최근 혐오표현이 과격화되고 있는 여타의 시위에서 볼 수 있듯이, 일베나 태극기집회 등에서 이런 구호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이는 양국 간 지울 수 없는 역사이며 뿌리 깊은 증오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침략과 강탈, 그리고 위안부, 독도, 군함도 문제 등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역사 왜곡까지. 물론 역사는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더욱 잃어버려서 안 될 것은 인간에 대한 예의다. 잘못에 대한 정당한 지적은 옳지만 그 이상은 용인해서는 안된다. 비판은 해야한다. 하지만 끊임없이 우리의 말과 글, 행동이 비방이나 비난, 심지어 혐오나 차별의 표현으로 흐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영화 <카운터스>가 지금 우리에게 당도한 이유다.
재일 한국인에 대한 일본 정부의 차별과 일본 내 혐한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하는 영화 <카운터스>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외국인 차별 문제를 다시금 성찰하게 하며 관객에게 생각거리를 안길 전망이다. 더불어 한일 간 뿌리 깊은 서로에 대한 혐오의 문제 역시 되돌아볼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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