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오정훈
러닝타임 80분 국가 한국 평점 9.5 조회수 오늘 1명, 총 13명
줄거리
농부가 땅을 간다. 물이 흐른다. 벼가 자란다. 논으로 가는 벼는 바람과 비, 햇빛을 받고 자란다. 생명을 품는다. 벼가 익는다. 잘려나간다. 겨울을 건너 다시 생명을 틔운다. 경기도 파주에서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이원경)는 벼와 함께 바쁜 일상을 보낸다. 작은 볍씨가 ‘모’가 되어 흙, 햇빛, 바람, 물을 만나 벼가 된다. 벼농사의 사계절이 펼쳐지면서, 벼의 생태적 변화와 농민들이 가지는 현실적 문제들이 드러난다. (2017년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
볕 좋은 봄날 농부가 거름을 주고, 못자리를 하고, 모를 심으면 겨우내 황량했던 논에 활기가 넘친다. 여름내 자연과 공존하고 투쟁하며 농부는 묵묵히 노동을 하고 벼꽃은 숨을 틔운다. 벼꽃과 함께 현실적 고민을 마주한 농부는 벼꽃이 잡초와 다투며 만개하는 동안 치열하게 고민하고 싸우며, 늘 그렇듯 추수를 하고, 또 논 앞에 선다. 언제나 그렇듯 그렇게 겨울이 가고 봄이 온다.
(2017년 제22회 인천인권영화제)
감독의 변
이 다큐멘터리는 어느 농부가 짓는 친환경 벼농사 과정과 벼의 순환을 담고자 한다. 작품에서 집중하고 싶은 부분은 하늘과 땅이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벼의 일생과 쌀에 대해 깊게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쌀 한 톨에서 발견될 수 있는 농부의 손길과 땀을 다시금 발견하고자 한다.
리뷰
한국인의 주식인 밥이 되기 전, 볍씨에서 볏단에 이르는 벼의 생애를 온전하게 담아내는 <벼꽃>의 토대는 계절의 변화에 따른 자연의 아름다움과 농부들의 숭고한 노동에 대한 예찬이다. 하지만 조금 더 세밀한 곳에 놓인 카메라의 시선이 흥미롭다. 마치 밥풀처럼 보이는 하얀 벼꽃, 강 같기도 하고 바다 같기도 한 논의 표면, 조용히 논두렁 곁에 선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면서 내는 소리, 찰박거리는 물에 비친 햇살의 눈부심과 뿌연 수면 아래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에 이르기까지 자연과 벼, 농부의 걸음을 일체화시키는 관찰의 시간에서 찾을 수 있다. 농부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노동할 동안 벼들도 자연과 공존하거나 투쟁하면서 자라난다. 오정훈 감독 또한 그들 곁을 지키면서 관찰하고 기록한다. 어쩌면 이 단순한 행위로 인해 <벼꽃>은 인내와 끈기 외에는 결코 닿지 못할 영역이 있음을 스스로 증명한다. 마른 땅을 갈아엎고 물길을 열어놓아 논이 되어가는 과정을 비롯해 이 영화 안에 차곡차곡 쌓여가는 반복과 순환의 주기는 교양의 측면에 국한되지 않고 배움으로 소비되지 않는다. 사람과 자연에 주어진 탄생과 죽음의 소멸되지 않는 시간이 소비와 유통을 거치면서 사회 시스템에 의해 위협받더라도 재배와 생산은 반복될 것이라는, 소박하지만 위대한 진리가 이 다큐멘터리의 근간이다. (2017년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박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