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인 아버지와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아버지 없이 자란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현대의 대격변에 의해 내던져진 팀은 혼신의 힘으로 이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으려 애쓴다. (2017년 제15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리뷰
감독의 사촌인 영화의 주인공 팀은 한 번도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다. 어린 시절 그는 아버지 없는 슈퍼히어로들의 삶을 공유하면서 스스로를 위안했다. 그에게 주어진 아버지에 대한 정보는 이라크 출신의 키가 큰 자파라는 이름 정도이다. 그러나 그에게 자파는 애니메이션 <알라딘> 속의 나쁜 캐릭터였을 뿐만 아니라, 프랑스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아랍인일 뿐이다. 줄곧 거부해 온 아랍인이라는 정체성은 팀에게 무거운 짐이었다. 그래서 그의 꿈에 등장한 아버지는 다스 베이더와 오사마 빈 라덴과 같은 악마의 형상이었다. 하지만 묘하게 오사마 빈 라덴과 자신이 연결되어 있음을 느낀 팀은 아버지를 찾기로 하고, 드디어 만난다. 영화에서 유일하게 실사화면으로 등장하는 이 장면은 꽤나 강렬하다. 그러나 오히려 만남 이후 5년간 주인공의 내면에서는 전쟁이 일어난다. 아버지의 실체를 보고 난 이후, 그는 혼란을 겪고 파괴적으로 누적된 트라우마를 지우려 한다. 하지만 곧 몇몇의 계기를 통해 그는 삶의 많은 부분들을 긍정적으로 바꿔 나아간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자신이 지닌 역사의 틈을 메우고, 삶에 대한 더 큰 이해를 구한다. 삶 속에 뛰어들어 대면해 성숙할 계기를 맞은 것이다. 이 영화는 시시각각 변화해가는 주인공의 내면의 심상을 역동적인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해 상상 및 꿈의 이미지와 현실의 시공간을 섬세하게 연결하고 있다. (2018년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김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