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머란, 가디사, 마헤르는 면도기와 가위에 굴복당한 채 머리와 수염을 깎이고 있다. 거울 앞에 앉아있는 동안 그들의 마음은 조국에 대한 기억과 그들을 이곳 칼라이스 정글로 데려온 비극적인 여행 속 사건들 사이를 떠돈다.
(2018년 제10회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
리뷰
Yes WeCannette (2011)
리뷰
정성스럽게 몸을 씻고 머리와 수염을 다듬는 것으로 인간은 몸을 단장한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필히 거치게 되는 정결의 과정처럼 의식적인 행위이면서 동시에 매우 일상적인 행위다. 영화에서 머리를 자르고 수염을 다듬는 이들은 난민 수용소에 사는 세 명의 난민이다. 영화 이미지는 난민들이 이발과 수염을 자르고 다듬어 마침내 깨끗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담는다. 반면 보이스오버로 전해지는 목소리는 그들이 난민이 된 사연과 개인적 심경을 담담하게 고백하는 내용이다. 고국과 가족을 떠나 올 수밖에 없었던 애틋한 심정과 그리움, 배를 타고 탈출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처참한 상황 등 이들이 털어놓는 곤궁한 현실이 담긴 목소리는 미용사에게 자신을 맡기고 있는 담담한 얼굴의 표정 이미지와 대조를 이룬다. 그들의 손에 들린 깨진 조각 거울은 자신의 단장한 모습을 애써 비춰보려는 힘겨운 시도처럼 보인다. 이들이 거주하는 프랑스 항구 도시 칼레에 있는 난민 수용소는 배를 타고 온 수 천명의 아프리카와 중동지역의 난민들이 캠프를 이뤘던 곳이다. 한때 유럽 난민 위기의 상징적인 장소로 여겨졌다. 2016년 프랑스 정부가 강제 이동시킨 후 철거되었지만, 여전히 천여 명의 난민들이 살고 있고 자원봉사자들이 이들을 돕고 있다. (2018년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임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