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청년 진남현(29)과 영화감독 지망생 허건(27), 둘은 2017년 신년을 함께 보내며 밭에서 열리는 텐트촌영화제를 기획하게 된다. 한 여름 밤, 별 쏟아지는 곳에서의 소란스런 영화제. 마음 속에 낭만을 가득품고 영화제를 만들어가지만, 현실적 장벽 속에서 고민하고 흔들리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진남현의 농지 너멍굴은 가로등이 들어오지 않고 전화도 터지지 않는 순도 100% 청정구역으로 가끔 멧돼지가 출몰하는 산 속 오지 중 오지. 불편하고 또 불편할 수 있는 이곳에 과연 사람들이 모일 수 있을까? ... 하지만 마침내 불편함을 전면으로 내세운 제1회 너멍굴영화제는 2017년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본 다큐는 그 과정에 대한 자연그대로의 기록물이다.
(2018년 제18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연출의도
왜 자비를 들이고 손해 보면서까지 영화제를 열려는거야?
취업준비하기 바쁜 청춘의 기회에 꼭 이런걸 열어야겠어?
남들이 그런걸 왜 해?라는 것을 꼭 해보고 싶었다. ’쓸데없다’라고 말하는 짓을 우린 누구보다 멋지게 해내고 싶었다.
그렇게 불편함을 가치로 둔 제1회 너멍굴영화제는 준비되었고, 개최되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배우게 된 것들은 나중에서야 알게되었다.
왜 우리들은 무모한 청춘의 도전에 그토록 매료되었던 것일까?
무엇보다 현대사회에서 ’불편함’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들에 대해 조금이나마 개인적인 답변을 해보고자 다큐는 기획되었다.
프로그램 노트
산골마을로 귀농한 한 젊은 농부의 바람에서 하나의 영화제가 기획되었다. 농사 짓던 밭 위에 텐트를 치고, 벌레에 물려가며, 불편한 화장실을 감수하면서도 왁자지껄 수다 떨며 함께 영화를 나누는 정감 있는 영화제를 만들어보자는 조금은 엉뚱하지만 낭만적인 기획을 갖고 영화제는 시작된다. 한명씩 두 명씩 영화제를 만들어보겠다는 산골농부의 기획에 ‘재미’를 느낀 사람들이 모이고, 시골 밭을 갈아엎는 노동을 하며, 영화제는 만들어진다.
〈불편한 영화제〉는 영화제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는 영화이다. 그러나 영화는 영화제를 만들어가는 어려움에 대해 말하고 있지 않다. 도시를 벗어나 산골마을을 찾아오는 영화제 관객들과 어떤 불편함을 나눌지,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감수하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영화제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오히려 도시에 사는 익숙함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불편함이란 단어에 이끌려 영화제를 찾아오는 자원봉사자들과 관객들의 이야기 속에서 삶을 살아가는 다른 방법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는 영화제라는 공간을 빌어, 익숙하고 당연한 듯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부딪혀 고민하며 자신의 삶을 끊임없이 실험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에너지를 보여준다. 아마도 관객들은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다양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교감하며 어우러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충분히 기분좋은 에너지를 충전해갈 수 있지 않을까. 설령 영화 밖의 아주 익숙한 도시에서의 삶을 계속 이어간다고 해도! (2018년 제23회 인디포럼/ 한영희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