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애니메이션 감독 김보성
등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6분 국가 한국 평점 10 조회수 오늘 1명, 총 45명
줄거리
한강에 표류한 뒤 방치되어 썩어가는 고래. 이상한 일이 벌어졌지만 도시의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오직 개와 새들만이 고래 주변을 맴돈다. 한동안 한국을 감쌌던 우울한 풍경의 기록. (2018년 제23회 인디포럼)
연출의도
무책임한 정부와 윤리가 실종된 언론은 결과적으로 누구에게 피해를 끼치는가?
프로그램 노트
〈한숨〉은 겉으로 드러나는 이미지에서부터 우중충한 분위기를 내비춘다. 어떠한 인적도 없이 어두컴컴한 서울, 건물에는 조금이라도 빛이 나니 분명 사람이 있다는 뜻이겠지만 어느 누구 하나 밖을 나서지 않는다. 마치 밖에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도시의 거주민들은 시종일관 무시로 일관할 뿐이다. 어둡다 못해 시꺼멓게 변한 한강변에는 거대한 고래 한 마리가 나 홀로 덩그러니 놓여 있다. 생사여부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고래 옆에는 개 한 마리가 돌아다니며 소리를 내며 짖다가, 갑자기 하늘에서 달려든 새들이 고래의 뱃속에서 나온 무언가를 정신없이 쪼아대고 뜯어먹기 시작한다. 대체 이 세계에는 어떤 지옥도가 펼쳐진 것일까.
제목과 스탭롤을 제외하면 단 한 마디의 자막이나 내레이션도 없는 〈한숨〉은 철저히 은유적인 화법으로 승부한다. 이러쿵저러쿵 말을 무턱대고 꺼내는 대신 관객들로 하여금 스크린 앞에 등장하는 모습들에서 어떤 것들이 떠오르게 하는지를 고민하게끔 하는 것이다, 인기척은 존재하지만 아무도 자기 영역 밖의 일에는 관심을 쓰기 꺼려하고, 오로지 개 한 마리만 한강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고래를 지키려 애쓴다. ‘고래’가 지난 몇 년 간 한국 사회에서 은유했던 바가 무엇인지를 생각한다면, <한숨>에서 표현하는 모든 시퀀스들은 자연스럽게 실마리가 풀릴 것이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는 듯 친절하게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모습도 비춘다.) 제목 그대로, 한숨이 터질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의 연속이었다. 이전에도 한국 사회의 무관심과 무자비를 표현한 작품은 많았지만, 〈한숨〉은 애니메이션만이 구축할 수 있는 상상력의 힘을 최대한 살리면서 감독 자신은 물론 관객들이 놓인 이 땅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한다.
얼핏 보기엔 세련되어 보이지만 인간미라고는 하나도 찾을 수 없는 거리들에서 오로지 ‘축생’들만 거리를 활보했다. 그 ‘축생’들은 본래 인간이었지만 축생으로 취급당하거나, 스스로를 축생과 다를 바 없는 존재로 설정한 이들이리라. 그렇게 거리는 잔혹한 공격의 장이 되고, 이렇다 할 도리도 발견하기 어려운 공간이 되었다. 〈한숨〉은 이렇게 짧은 상영 시간 안에서 한국 사회가 어떤 이들에게 보여줬던 잔혹함을 매섭게 담아낸다. (2018년 제23회 인디포럼/ 성상민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