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서는 엄마가 일하는 가게에 가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그 곳에서 상상과는 다른 엄마의 일하는 모습들을 보게 되고, 왠지 모르게 아르바이트생 미소와 사장이 신경쓰인다. 그러던 중 왠지 모를 긴장감의 이유를 알게 된 진서는 억울함 섞인 분노가 쌓여간다. 마침내 험난한 하루를 보낸 진서와 엄마는 퇴근길을 함께 걷는다. (2018년 제23회 인디포럼)
프로그램 노트
주인공 진서는 엄마가 음식을 만드는 일을 하는 식당에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게 된다. 일하는 첫날 진서는 그 곳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나의 엄마에 관해서 누군가 뒷이야기를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엄마에게 소리치고 화낸다. 진서 역시 엄마에게 너무 쉽사리 소리치지만 자신이 그러는 것과 타인이 그러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다. 진서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아니 구태여 알고 싶지 않았던 엄마의 하루를 같이 겪어내야 한다.
영화 <퇴근길>의 전개방식은 새롭거나 기발하지 않다. 하지만 인물들을 대하는 영화의 태도와 거리감은 인상깊다. 영화 속 엄마의 캐릭터는 익숙하지만 주인공의 갈등이나 영화적 성취를 위해 대상으로써 엄마라는 역할을 이용하지 않는다. 진서와 엄마는 쌍방향의 관계로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또한 사건들을 극단적으로 과장하지 않으며 인물들의 감정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보여준다. 영화 내내, 이 일정한 거리는 유지된다. 그리고 엔딩씬에 도달 했을때 그 ‘가깝지 않음’이 반대로 진서와 엄마의 모습을 진솔한 감정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영화 마지막 진서와 엄마의 퇴근길, 늦은 밤 멀리 걸어 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인상 깊다. 작게 들리는 두사람의 말들과 진서를 살짝 돌아보고 이내 앞을 보고 걸어가는 엄마의 모습. 이해는 무지를 인정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2018년 제23회 인디포럼/ 이현빈 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