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일부가 인공지능인 지인, 주변과 어울리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당신의 소속은 무엇입니까? 〈점선대로〉의 세계에선 이러한 질문에 인간과 AI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2018년 제23회 인디포럼)
프로그램 노트
당신의 소속은 무엇입니까? <점선대로>의 세계에선 이러한 질문에 인간과 AI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미술을 공부하는 지인(문혜인)은 전시 신청서를 작성하며 두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한다. 두뇌의 일부가 인공지능인 지인은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혹은 반드시 둘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것일까. 두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하고 또 의문을 표시하는 지인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영화는 ‘우리’와 ‘너’를 나누고 구분 짓는 ‘점선’에 대해 고민해보려 한다. 완전한 선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경계를 나누지 않는 것도 아닌 점선, 그러한 점선이 나누는 경계는 적대적인 얼굴뿐만 아니라 연민과 상냥함의 얼굴들 역시 포함한다. 지인이 자신의 창작 원리로 설명하는 느낌과 감정을 의심하는 학생뿐만 아니라, 지인 역시 우리들과 다르지 않다거나 지인이 선택한 결과가 아닌 것을 차별하면 안 된다고 힘주어 말하는 친구들 틈에서도 지인은 어딘지 서운하고 외로워 보인다. 당신은 우리와 다르다고 말하는 것과 당신은 우리와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것의 차이는 얼마나 멀고 혹은 가까운 것일까.
지인이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 이러한 말들은 어떤 방식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일까. <점선대로>는 여기에 교훈적인 답을 내리거나 차별의 말과 표정들을 적나라하게 전시하는 대신 종종 지인의 곁에 함께 고요히 머무른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강요받는 세상에서, 둘 중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지인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지인 또한 반듯하게 자르고 나누는 것에 대한 미약한 강박을 느끼거나 친구들과 있을 때는 ‘우리들’과는 다른 AI에 대해 말하곤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곧 혼자 남겨져 쓸쓸하고 외로운 표정을 짓지만 지인의 외롭거나 서운해 하는 표정들이 과장되게 지인의 처지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점에 마음이 간다. 계속해서 흔들리고 때로 의심하며 서운함을 느끼는 동시에 장난치며 산다는 것, 결국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영화는 조용히 또 끈질기게 묻고 있는 것이다. (2018년 제23회 인디포럼/ 손시내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