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에 이미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성별이분법. 나라는 존재는 사회가 만든 성별이분법에 따라 규정되어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규정지을 수 있을까?
<그 해, 트랜지션>은 의문을 가졌던 지점을 주인공의 트랜지션 과정을 통해 들여다보고 있다. 주인공에게 따라붙는 수많은 수식어들이 이 영화를 보는 것에 있어 오히려 선입견을 가질 것이라는 생각에 수식어는 최대한 배제하고자 한다.
나에 대한 사회에서 요구하는 확인 과정은 불필요한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가는 매 순간 내 존재에 대한 끝없는 사회의 물음과 그 물음에 대한 답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는 또 어떤 존재를 부정하며 살아 왔는지 나 자신에게 묻고, 답하는 시간을 영화를 보며 가지길 바란다.
(2018년 제18회 한국퀴어영화제)
<그 해, 트랜지션>은 20세의 아랍계 미국인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영화는 주인공이 여성에서 남성으로의 성전환(FTM: Female to male)을 위해 처음으로 호르몬 주사를 놓는 것을 시작으로 보다 남자다운 모습을 가지기 위해 성전환 수술을 받고, 나아가 트랜스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는 모습을 차분하게 그려나가고 있다. 주인공이 겪는 전환의 모든 과정은 마치 하나의 여정처럼 보여주고 있으며 매 장면마다 주인공의 복잡하고 다양한 감정들이 잘 표현되어 있다. 또한 주인공의 이야기와 함께 주인공보다 먼저 전환의 과정을 겪은 트랜스젠더들의 이야기를 함께 보여주면서 그들의 다양한 경험과 그 경험을 통해 느꼈던 감정과 현실 역시 솔직하게 나타내고 있다.
스무 살이라는 나이의 주인공이 전환을 겪는 과정을 보여주고 또 그와 같은 여정을 떠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특히 전환의 과정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며, 그에 따르는 어려움들 또한 충분히 이야기해주고 있다.
지금은 과거보다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과 시선이 긍정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사회로부터의 받게 될 부정적인 인식이 두려워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고 지내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을 것이다.
영화 <그 해, 트랜지션>은 이런 사회 속에서도 전환을 목표로 하는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 하는 듯하다. 특히 스무 살의 주인공과 같이 젊은 세대에게는 더 큰 공감을 주고 용기를 주고자 했을 것이다. 한편, 이 영화는 같은 우리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들로 칭하며 소수자의 소수자로 전락시키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 (2018년 제18회 한국퀴어영화제 /루이쓰(KQFF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