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를 전역하고 독립 후 알바를 전전하던 재민은, 어머니의 위암 판정으로 십년 전 헤어진 아버지를 찾아 울릉도로 떠나게 된다. 그 여정에 막역한 친구 찬희와 연우가 자신들의 여행을 핑계 삼아 끼어드는데... (2018년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
연출의도
이야기 속 본인들은 정작 삶을 살아내느라 지쳐 모르고 있지만, 생의 빛나는 시간들이 지나가고 있는 그런 찰나들이 가득한... 다소 옛 정취를 가진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만들어보고 싶었다. 라고 적고 사실상 보고 싶었다라고 고쳐 적어야 할 것 같다.
그런 영화가 보고 싶었다. 바다 근처에서 술 마시고 한량같이 느그적 대다가 어우 감성 하며 밤에 눈물 글썽이며 잠깐 내 존재를 생각했다가, 다시 술 마시고 토하는 그런 영화.
집으로 돌아올 때 쯤, 그곳에서 보낸 쓸모없는 시간들이 반짝대며 아주 잠깐 스쳐가는 영화. 뭐, 지난한 여정을 통해 존재의 의의를 찾는다면 더없이 좋겠으나 사실상 대부분 깨달음의 순간은 모든 게 지나가고 난 이후에, 여행이 끝난 후, 서울로 돌아온 이후에야 찾아오게 마련이다. 바람이 부디 좋은 곳으로 세 친구를, 우리를 데려다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