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오기 전에, 더 이상 늦기 전에, 고쳐야 할 것들.
(2019년 제3회 부산인터시티영화제)
남자는 오래된 차를 바꾸라고 하지만 여자는 고쳐서 쓰고 싶다. 남자는 둘 데 없는 책들을 버리려 하고 여자는 계속 글을 쓸 사람이 왜 그걸 버리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오래된 연인의 일상은 언뜻 평온한 것처럼 흘러가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삐걱거린다. 아직 여름이 채 오지도 않았지만 대책 없이 내리쬐는 햇볕, 짙게 지는 그림자, 힘겹게 올라야 하는 가파른 계단과 자꾸만 걸음을 늦추게 만드는 짐처럼 영화 속 모든 지형지물과 날씨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는 말, 눈빛과 행동 속에 이들 연인의 관계. 그들 사이에 흐르는 감정이 읽힌다.
(2019년 제3회 부산인터시티영화제/ 김지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