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여성들의 네버엔딩 페미스토리
미투운동이 한창이던 어느 날, 옛 친구들이 떠올랐다
90년대 말 함께 페미니즘을 외쳤던 친구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삶터, 일터, 가족형태 모두 다른 친구들을 찾아가 던진 질문 하나.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스트로 산다는 건 뭘까?˝
그때나 지금이나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아직 끝나지 않은 우리들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줄거리
[ HOT ISSUE ]
2021년 새롭게 만나는 네버엔딩 페미스토리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로 산다는 건 뭘까?˝
여성들이 함께 쓰는 페미니즘 다큐어리가 온다!
2021년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여성들의 네버엔딩 페미스토리 <우리는 매일매일>(Us, Day by Day)은 <시국페미><이태원> 강유가람 감독의 신작으로 보다 나은 우리 사회와 여성의 삶을 위해 어제와 오늘, 내일을 이어가는 페미니즘 다이어리를 함께 쓰자고 제안하는 본격 페미니즘 다큐멘터리이다. 한국 사회의 역동적인 변화 속에서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로 산다는 건 뭘까?`라는 물음과 함께 소환된 1990년대말의 페미니즘 운동의 주역들을 통해 그들의 어제와 오늘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목도할 수 있는 작품이다.
1990년대 말 인터넷이 급속히 발달하면서 페미니즘 문화는 온라인을 통해 보다 빠르게 퍼져 나갔고, 한국의 페미니즘 운동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등장했다. 그 안에서 보다 다양한 의견이 형성되어갔고, 여성들은 연대하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어가는 방법을 배우며 성장했다. 1990년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이른바 `영페미니스트`라고 불린 이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의제를 이끌며 한국 사회를 보다 나은 사회로 자리매김하는데 한몫 했다. 이들은 대학 내 `반성폭력 운동`, `군가산점제 폐지`, `호주제 폐지` 운동에 적극적으로 활동했고, 월경 페스티벌과 같은 다양한 페미니즘 문화운동으로 뜨거운 공감과 연대를 이끌며 한국 사회 페미니즘 운동의 지향점과 역동성을 오롯이 보여줬다. <우리는 매일매일>을 연출한 강유가람 감독은 당시 이들에게 매료되어 처음 페미니즘의 세계에 발을 내딛었고, 이후 여성학을 전공하는 등 삶의 방향까지 바뀌어 주목받는 여성주의 다큐멘터리스트로 성장해왔다. 2014년 `영페미`의 발자취를 통해 그 성과와 한계를 기록하고자 시작된 <우리는 매일매일>은, 2016년 새로운 세대와 함께 등장한 페미니즘의 대중화의 흐름을 지나 2018년 기획의 전환점을 맞았다. 당시는 정치계를 비롯해 문화예술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폭력을 고발하는 폭발적인 미투 운동부터 낙태죄 위헌 판결이 나오는 등 페미니즘 성과가 빛을 발하고 있는 상황. 강유가람 감독은 한국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포괄적인 아카이빙 차원을 넘어 그 안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온 인물들을 좇아 9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온 한국 페미니즘 이슈들과 그들의 성찰과 현재의 목소리를 담기로 최종 기획의 틀을 세웠다. 이로써 <우리는 매일매일>은 잊히거나 기록되지 못한 1990년대 한국 페미니즘 이슈들을 당시 인물들의 증언과 함께 다시 꺼내 보며, 저마다 위치에서 목소리를 낸 여성들을 조명하는 지금의 네버엔딩 페미스토리로 완성됐다. 나아가 <우리는 매일매일>은 한국 페미니즘 운동사의 중요한 아카이빙의 가치는 물론, 작품을 통해 1990년대 페미니즘 운동이 2021년 현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때와 지금의 페미니스트가 함께 우리 사회의 내일을 위해 매일매일 목소리를 낼 것을 당부한다. 다양한 세대가 모여 여성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며 더 많은 논의들이 쌓이길 기대하게 함과 더불어, 영화는 동시대 여성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하며 세대가 달라도 여성들의 삶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공감하게 만든다.
세대는 달라도 `여성`이라는 존재로 이어져 있음을 보여주는 네버엔딩 페미스토리 <우리는 매일매일>은 오는 6월 극장에서 개봉해, 끝나지 않을 `새로운 여성주의`의 화두를 관객과 나눌 예정이다.
2014년 기획부터 2021년 극장 개봉까지 7년, 연대의 시간
페미니스트들의 지지와 후원으로 완성한 본격 페미니즘 다큐멘터리
십시일반, 2천 만원 후원금으로 드디어 뜻깊은 극장 개봉!
<이태원>에 이은 강유가람 감독의 두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우리는 매일매일>은 2019년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첫 공개되어 작품상(한국경쟁)을 수상하고,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심사위원상(장편경쟁), 독불장군상 2관왕을 거머쥐며 예비 관객들에게 이른 개봉의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하지만 2014년 첫 기획부터 2021년 극장 개봉까지 무려 7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그야말로 우여곡절 개봉이지만, 그 일련의 과정을 거슬러 보면 한국사회에서 본격 페미니즘 의제화에 숙성의 시간이 걸린 것처럼 그야말로 페미니즘에 대한 `연대`가 스며든 시간이라고 부를 수 있다.
<우리는 매일매일>은 수많은 독립영화가 그렇듯 관련 지원기관들의 제작지원금 후원과 동료 독립영화 창작자들의 피, 땀, 눈물 어린 현물지원,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의 후원금으로 피와 살이 만들어진 작품이다. 특히 <우리는 매일매일>의 경우는 제작 후원 외에도 극장 개봉까지 소셜 펀딩이라는 형태로 개봉 후원금 2천 만원을 마련해 관객을 만나게 된 뜻깊은 사례다.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26일까지 텀블벅 사이트에서 진행된 펀딩의 목표 금액은 애초 1천만 원이었다. 하지만 5일만에 그 금액을 모으고, 한달 동안의 연대의 물결은 200% 달성이라는 놀라운 결과로 이어져, 무려 2천만 원의 개봉 후원금을 모았다. <우리는 매일매일> 개봉 후원 펀딩을 기획한 강유가람 감독은 다수의 영화제 상영과 공동체상영을 통해 수많은 관객들을 만나왔지만 ˝외롭고 지친 상황에서 친구들을 통해 위로 받았던 나처럼, 좀 더 다양한 관객 여러분을 만나고 연결되고 싶어 2021년 6월 극장 개봉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재편집과 믹싱을 통해 90년대 여성운동사의 기록되지 않은 장면과 함께 나누었으면 하는 출연진의 인터뷰 또한 추가했다˝고 전하며 프로젝트 진행의 변을 밝힌 바 있다. 2019년 첫 공개 버전에서 더 다듬어지며 깊어진 작품에 대한 기대감에 수많은 지지자들은 십시일반 후원금을 보태며 강유가람 감독에게 뜨겁게 응답했다. 이는 <우리는 매일매일> 개봉 후원을 통해 남녀노소, 세대를 뛰어 넘어 우리 사회에 여전히 이어져야 할 여성의 이야기가 있으며, 페미니즘의 대중화의 중요성과 자신들의 목소리를 함께 보태는 적극적인 연대의 행동이다. ˝페미니스트로 살아가는 삶이 고단하고 외롭다고 느껴지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영화˝(서울독립영화제 심사위원), ˝내가 지나온 시간, 언니들이 닦아 놓았던 길, 그리고 내가 지금 계속 가야하는 삶의 모양을 떠올리게 해준 고마운 영화˝(트위터 @jajin***), ˝힘들어 후퇴하더라도 이들처럼 계속 고민하며 언젠가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를. <우리는 매일매일>의 목소리들이 값지다˝(트위터_@nu******) 등 응원과 공감의 호평이 바로 <우리는 매일매일>의 개봉 후원금을 보낸 저마다 마음이 아니었을까. 개봉에 앞서 다수의 영화제 상영, 공동체 상영에서 영화를 먼저 본 관객들이 바로 그 마음을 모은 실질적인 후원인들이란 후문이다.
본격 페미니즘 다큐멘터리 <우리는 매일매일>의 제작부터 개봉까지 7년여의 뜨거운 연대의 아름다운 이름들은 오는 6월 극장에서 최종 버전 엔딩 크레딧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여성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독보적인 여성주의 스토리텔러
여성의 시선으로 세상을 담는 여성주의 다큐멘터리스트의 귀환!
지속적인 여성주의 다큐멘터리 만드는 강유가람 감독
<우리는 매일매일>은 독보적인 여성주의 스토리텔러 강유가람 감독의 <모래><시국페미><이태원>에 이은 네 번째 다큐멘터리이자, 극장에서 개봉을 통해 관객을 만나는 두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다. 강유가람 감독은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장편 다큐멘터리 <왕자가 된 소녀들>(2011) 조연출을 맡으면서 다큐 제작에 발을 들였다. 이어 문화기획집단 `영희야놀자`에 속해 있으면서 주로 다큐 작업을 해왔다.
지속적으로 여성주의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고 제작해 온 강유가람 감독은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전공하면서 뒤늦게 영화에 뛰어들었다. `언니네` 웹진을 만든 초기 멤버를 주축으로 결성된 `영희야놀자` 소속으로 <왕자가 된 소녀들>(2011)을 시작으로 <모래>(2011), <이태원>(2016) 등 지속적으로 여성주의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고 제작해 왔다. 강유가람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자전적인 가족 이야기를 통해 한국사회의 부동산 개발주의를 다룬 <모래>(2011), 이태원이라는 공간과 그 곳을 살아냈던 여성들에 초점을 맞춘 <이태원>(2016), 국정농단 사태 때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을 조명한 <시국페미>(2017)가 대표적이다. 인상적인 데뷔작 <모래>(2011)는 강남 아파트에 얽힌 개인의 가족사를 통해 한국사회의 가족주의 담론까지로 확장시킨 중편 다큐멘터리로, 제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최우수한국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 유수 영화제를 통해 소개되며 걸출한 신인 다큐멘터리스트로서의 존재를 알린 작품이다. <모래> 이후 강유가람 감독은 <자, 이제 댄스타임>(2013)의 프로듀서, 단편 극영화 <하소연><당신과 나의 집><소장님의 결혼><진주머리방>에서는 프로듀서, 스크립터, 주연, 연출 등으로 참여하며 끊임없이 여성주의 영화에 참여했다. 2017년 연출작 <시국페미>는 모두가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분노하여 모인 광장에서 가해지는 여성혐오를 마주한 페미니스트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강유가람 감독은 광장 속 여성혐오에 대항했던 페미니스트의 절박한 목소리에 집중하며 관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는 평을 얻었다. 2019년 개봉한 첫 장편 다큐멘터리 <이태원>은 30년이 넘도록 격동의 이태원에서 살아온 삼숙, 나키, 영화 세 여성의 목소리를 담은 작품으로 제7회 들꽃영화상 다큐멘터리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태원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세 여성의 기억과 일상을 통해 이태원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매일매일>은 페미니스트들의 활동 기록물의 포문을 열 작품이다. 감독의 여성주의적 시선을 더해 저마다 다른 삶을 사는 다섯 명의 영페미니스트를 비추면서 현 세대 페미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여성들에게 용기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여성주의적 시선으로 꾸준하게 다큐 작업을 이어가는 강유가람 감독의 신작 <우리는 매일매일>은 오는 6월 극장에서 개봉해 다양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 ABOUT MOVIE ]
1990년대 여성운동사의 생생한 활동가들
누구보다 뜨거웠던 영페미니스트의 어제와 오늘을 만나다
다섯 친구들이 전하는 진정성 있는 메시지!
영화 <우리는 매일매일>은 어제와 오늘, 내일을 이어가며, 보다 나은 여성으로서의 삶을 위해 페미니즘 다이어리를 함께 쓰자고 제안하는 본격 페미니즘 다큐멘터리이다. 영화 속 등장하는 다섯 명의 인물들은 강유가람 감독이 찾아 나선, 그때 그 시절의 실제 친구들이자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활동한 영페미니스트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영페미니스트의 활동들이 재조명되면서 오늘날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일상과 가치관이 담겨 있다.
`키라`, `짜투리`, `어라`, `오매`, `흐른` 등 다섯 명의 인물은 강유가람 감독과 함께 여성인권을 위해 활발하게 목소리를 낸 여성들이다. 각 인물들은 페미니즘을 접하게 된 시점은 다를지라도 여성 인권의 향상을 위해서는 하나가 되어 움직였다. 현재 6년 차 수의사인 `키라`는 우리 역사연구회에서 학생 운동을 하다가 동아리의 가부장적 문화에 질려 여성위원회 활동을 시작했다. 강유가람 감독과 전 직장에서 인연을 맺은 `짜투리`는 학생 시절 여성위원회를 만들어 페미니즘 문화제를 열었고, 이화여대 축제에서 난동을 피운 고대생들에 맞서 싸우며 사건 공론화에 힘써왔다. `어라`는 여성주의 온라인 포털 사이트를 운영했던 언니네트워크에서 일하며 여성주의 액션 박람회, 비혼 축제 등의 행사를 기획했다. 강유가람 감독과 함께 한국성폭력상담소 자원활동가를 했던 `오매`는 현재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소장으로 일하면서 가부장제의 유산을 부수는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흐른`은 학생 시절 총여학생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인물로, 현재 10년 넘게 인디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청소년기관의 직원으로 페미니즘 이슈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의 뜨거웠던 학생 시절을 돌아보며 페미니즘 운동의 세대 간 연결 지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은 익숙하게 들려오는 지하철 성추행 방지 방송은 1998년 대학 총여학생회와 민우회, 돌꽃모임 등 여성들이 뭉쳐 지하철 공사에 항의하여 경고 방송이 시작됐다. 또한 직장 내 성추행 사건도 1999년 서울대 신 교수 사건에서 피해자가 승소하면서 한국 최초로 성희롱 사건이 법적으로 제기됐다. 현재 당연하게 여겨지는 결과들 모두 영페미니스트의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매일매일>은 영화 속 다섯 명의 영페미니스트를 통해 지금의 1020 페미니스트도 충분히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영화임을 알려준다. 페미니즘 운동의 세대 간 연결 지점을 보여주는 <우리는 매일매일>은 낯선 인물을 통해 다양한 페미니스트의 인간적인 삶을 조명하면서 여성들의 연대와 지지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여성들의 네버엔딩 페미스토리 <우리는 매일매일>은 오는 6월 개봉해, 2021년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로 살아가며 겪는 고민들을 관객과 나눌 예정이다.
[ DIRECTOR`S INTERVIEW ]
<우리는 매일매일> 제목 의미
<우리는 매일매일>은 좋아하는 진은영 시인의 시집 제목입니다. 시 자체도 좋아해서 시인 분께 허락을 구하고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 제목을 선택한 이유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으며, 늘 다른 방식을 새롭게 찾아 나가는 페미니스트의 `매일매일`을 담고 싶었고, `우리`라는 말에서는 연대의 의미를 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관객들이 `매일매일`이라는 말 뒤에 무엇인가 자신이 붙이고 싶은 행동이나 의미를 덧붙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매일매일> 걸어간다, 사랑한다, 꿈꾼다. 등등이요.
계속 여성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유
저 자신이 궁금한 이야기가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성들의 이야기가 역사로 잘 남지 않는 것은 제대로 기록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기록을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어요. 여성들을 편견에 가득 찬 방식으로 화면에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제가 현실에서 만나고, 겪은 여성들의 모습을 여성주의적인 시각에서 다루고 풀어내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특히 <우리는 매일매일>은 제가 영향을 받았던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고마움과 그 이전 세대의 여성운동을 잘 몰랐을 때 느꼈던 단절감 같은 것들을 좀 더 젊은 페미니스트 분들과 나누고, 연결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제작하고 싶었습니다.
연출에 중점 둔 부분
일상적으로 페미니즘을 실천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출연자 분들의 삶 속에서 제가 느끼는 바를 관객들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의 과거 활동보다는 현재의 고민, 현재의 삶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페미니스트로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외롭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가 듣고 싶었던 말들을 위주로 편집하다 보니, 저의 깨달음이 결론이 되었습니다.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오매의 촬영 때문에 낙태죄 위헌 판결 결과가 나오는 날 헌법재판소 앞에서 촬영을 하고 있었을 때 한국 여성운동의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하고 있다는 마음이 들어서 울컥했던 것 같아요. 오매가 그날 눈물을 보이기도 했던 것이 인상에 남습니다. 그리고 더디지만 조금씩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작진 이야기
오랫동안 같이 작업실을 공유했던 동료 손경화 감독은 촬영과 구성을 맡아주었습니다. 최근에 <계투>라는 소설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는데요. (필명 김유원), 서정적이고 안정적인 화면을 촬영해준 것은 물론이고, 현장에서 늘 출연진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는 친화력을 발휘해서 자연스러운 영상을 촬영하는데 큰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구성작가로 한국 영화계 최초로 스탭 성희롱 교육을 진행했던 남순아 감독님을 영입하게 되었는데, 저와는 연배 차이가 나는 페미니스트의 시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구성 작가 두 분과 함께 작업에 대해서 토론하고, 구성안을 쓰는 시간들이 쉽지는 않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정말 치열하게 작업했고, 작품에 대해서 그만큼 깊이 있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영희야놀자의 여러 멤버들도 기획과 모니터링으로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차기작 계획
개인적으로 극영화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에 현재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투 운동을 다양한 동료 감독들의 시선으로 이야기해보고 싶은 마음에 <애프터 미투>라는 옴니버스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저와 소람, 박소현, 이솜이 감독님이 연출을 맡았고, 박혜미, 남순아님이 프로듀서로 합류해서 곧 완성을 앞두고 있습니다.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영화를 보는 시간 동안 위로를 받으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페미니즘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시각이고, 자신을 매일 성찰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지만, 강박적으로 이것에 매어 있기 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을 일상에서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매일매일 투쟁하면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신에게 조금 너그러워져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페미니스트가 아닌 분들이 보시게 된다면,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을 조금은 달리하실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PRODUCTION NOTE ]
2014.01 - 2016.12 기획
2017.09 - 2017.12 기획 및 사전 촬영
2018.01 - 2019.02 촬영
2019.05 - 2019.08 사운드 및 색보정 후반작업
1. 첫 번째 기획
2014년 내가 몸담고 있는 문화기획집단 `영희야놀자` 신년모임에서 <꼴페미 전성시대>라는 다큐멘터리 기획안을 제출했다. 일베와 같은 사이트에서 여성혐오의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여성주의를 향한 백래쉬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생각되던 시점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여성주의자로 살아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내게 큰 영향을 주었던 시기가 떠올랐다.
1990년대 말 대학을 다녔던 나는 당시 반성폭력 학칙 제정 운동, 호주제 폐지 운동을 비롯한 다양한 페미니즘 문화운동을 했던 소위 `영페미니스트`들에게 매료됐었다. 그 영향으로 나는 2000년대 초반 여성주의 웹사이트 <언니네>를 운영했던 조직 <언니네트워크>에서 웹진을 만드는 활동을 했었다. <언니네>는 회원 수가 3만 명이 넘는 거대 사이버 커뮤니티였고 페미니즘 콘텐츠가 활발히 유통되는 곳이었다. 그러나 <언니네>는 인터넷 환경의 급격한 변화, 운영상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쇠락의 길을 걷는다. 2015년 웹사이트가 공식적으로 운영을 종료한 후 현재 <언니네트워크>라는 조직으로서는 존재하고 있지만 내게 상징적인 의미로서의 <언니네>는 사라졌다. 지금은 그 사이트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는 이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이렇게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이 사라진다는 것을 실감한 적이 없었다.
`영페미`들의 움직임을 기록으로 남기고 그 시기의 성과와 한계들을 통해 지금의 고민을 돌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미디어에서는 1990년대의 대학 문화를 다룬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었지만, 1990년대 말에 대학가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일으켰던 소위 `영페미니스트`들의 움직임에 대한 기록이나 해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 시기의 활동을 담고 싶었다. 하지만 제출했던 기획안이 바로 제작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누가 그 영화의 관객이 될 것인가라는 부분에서 주변에서 회의적이었기도 하고 스스로도 이 기획에 아직 확신이 없었던 것 같다.
2. 두 번째 기획
2016년 말 첫 장편 <이태원> 작업이 마무리될 때쯤, 나는 페미니즘의 대중화의 흐름을 만나고 있었다.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고 이제는 정말 `영페미` 다큐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운동과 그 때의 운동의 유사성, 계보화 등을 고민하면서 `영페미`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도 같이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낙태죄 폐지에 열성적이었던 젊은 페미니스트들의 움직임을 담기도 하고, 그들의 회의 장면을 촬영하기도 하던 와중에 박근혜 퇴진 정국이 펼쳐졌다. 그 페미니스트들은 광화문 광장으로 달려나갔고 `페미존`을 만들었다. 촛불 정국을 기록하다가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제작팀에 참여하게 되면서 당시 `페미존`을 만들었던 20대 페미니스트들의 활동을 <시국페미>로 만들게 되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영페미 다큐도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 활발하게 활동했던 페미니스트들의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 혹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2016년 말 한국여성재단에 <마이 페미니즘>이라는 제목으로 기획서를 내고 지원을 받게 된다. 이 지원금으로 영페미 프로젝트는 동력을 받게 되었다. <시국페미>를 만들면서 새롭게 등장한 페미니스트들의 고민과 의제 등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파악을 하게 된 나는 영페미 다큐는 원래 기획대로 따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3. 세 번째 기획
<시국페미>를 마무리하고 나서, 영페미 다큐의 방향이 한 번 더 바뀌게 된다. 사실 그 시기에 대한 출판물이 마침 나오고 있었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졌던 당시의 활동을 내가 전체적으로 맥락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대학과 서울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 시각이 그대로 반영될 텐데 그 시기를 포괄적으로 아카이빙하는 것은 개인적인 역량을 벗어나는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미투 이후 스스로의 위치성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젊은 페미니스트들의 활동을 보면서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는 지점도 있었으며, 영화계 내 성폭력을 해결하는 움직임이 커질수록 내가 속한 공간에서의 부조리에 대해서는 큰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작업만으로는 부족한 것일까 하는 마음의 부채감이 더 강해졌는데 내 위치에서 내가 무엇을 더 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작업에 녹여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문득 <언니네> 활동을 할 때, 여성학 공부를 시작했을 때 같이 공부하고 활동했던 친구들이 생각났다. 지금 각자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결국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그 시기를 겪었던 사람들이 현재의 삶에서 부딪히는 고민과 과정을 좀 더 담아내면 좋겠다는 방식으로 기획은 바뀌게 된다. 그리고 어차피 나의 시선에서 영화가 다뤄진다면 나라는 인물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나와 친분과 안면이 있는 친구들이 함께 한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으로 최종 기획이 완성된다.
4. 출연자 섭외
출연자는 지역, 직업 등을 고려해서 섭외하기로 했다. 제일 먼저 만나러 간 건 수의사 키라였다. 키라는 한때 정말 친했지만 정읍으로 거주지를 옮긴 이후로는 자주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키라가 과연 어떻게 수의사로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했다. 전혀 다른 영역인 수의학 공부를 갑자기 시작한 키라가 도대체 어떻게 그런 결심을 했는지도 묻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도 늦은 나이에 영화를 시작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두려움과 고민이 있었고 그런 부분을 키라와 나누고 싶었던 것 같다. 키라는 흔쾌히 출연에 응했고, 영화에 담기진 않았지만 솔직하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어 주었다.
짜투리는 시민 단체에서 일할 때 만났던 옆 팀 팀장이었는데, 제주도에 귀촌한지 몇 년 되었다. 나는 마침 짜투리가 운영하는 꾸러미 사업에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었고 귀촌을 한 짜투리의 선택이 궁금했던 차였다. 사실 출연자 중에서는 개인적인 친분이 깊지는 않았었기 때문에 출연 요청에 응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짜투리는 기획의도를 단박에 파악하고 중요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출연에도 흔쾌히 응했다. 기혼이고 지역에 이주한 페미니스트의 이야기를 좀 더 많이 들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계보`와 활동했던 시기의 성찰을 더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어라는 내가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살림의료사협의 상무 이사였다. 가끔씩 얼굴을 보기는 했지만 실제로 어라가 어떻게 일하는지 알기 어려웠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그 속사정을 들어 보기로 했다. 어라 역시 흔쾌히 응했지만, 가장 바쁜 사람 중의 한 명이었기 때문에 촬영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라는 기본적으로 낙천적인 성격에 입담도 좋아서 인터뷰 자체가 즐거웠다. 촬영을 하면서는 살림의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깊숙이 들으면서 하나의 조직을 만들어간다는 것에 얼마나 여러 사람의 노력과 공이 들어가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흐른은 개인적으로 가장 감정 이입했던 출연자였다. 오랫동안 팬이었고 <이태원>을 만들 때 음악을 의뢰하기도 해서 가장 개인적인 교류가 잦았던 친구였다. 흐른이 어떻게 사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그동안 자세히 들을 길이 없었기 때문에 영화를 핑계로 도대체 어떻게 흐른이 생계를 꾸려가는지 듣고 싶었다. 갑자기 흐른이 취직을 하면서 어떻게 기획 방향을 잡아야 할지 당황하기는 했지만 외려 촬영을 해나가면서는 흐른의 선택을 개인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넓어지고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 겪게 되는 많은 고민들도 함께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원래 여성단체 활동가나 여성학 연구자는 섭외하지 않기로 했었다. 전업으로 여성주의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촬영하던 2018년은 유독 한국여성운동사의 중요한 순간들이 연일 이어지던 시기였고, 자연스럽게 그 장면들이 계속 카메라에 담겼다. 렌즈 너머 그 시간을 견디고 있는 활동가들이 눈에 밟혔고, 오매가 떠올랐다. 오매는 성폭력상담소 부소장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어떤 행사를 촬영하러 갔었는데 그때 오매가 2018년 상반기에 잠깐이라도 쉴 시간이 없었다고 눈물을 보였을 때 많이 놀랬었다. 오매는 섭외할 때는 서브로 인터뷰하기로 제안했었지만 촬영 시작하면서는 바로 오매의 이야기도 하나의 꼭지로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매를 촬영하면서 2018년 안희정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의 판결이 나오는 순간이나, 낙태죄 폐지의 순간이 영화에 오롯이 담길 수 있었다.
5. 촬영과 과거 푸티지
촬영은 손경화 감독에게 함께 해 달라고 요청했다. 각각의 인물별로 집중해서 촬영하기로 하고, 촬영을 하러 가면 가급적 길게 촬영하는 방식으로 촬영을 했다. 각각의 인물은 사회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기에 충분하게 촬영 회차를 확보하는 것도 어려웠고, 일상을 세심하게 담아내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 주어진 시간 안에서 최대한 많은 소스를 확보하는 것이 과제였다. 손경화 감독과는 컨셉을 어떻게 잡을지 이야기를 좀 많이 했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아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늘 다큐멘터리 현장도 촬영을 기획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장에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이번에도 있었던 것 같아 반성하는 마음이 든다.
과거 푸티지는 출연자들이나, 내가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당시의 자료들을 스캔하고 시기와 주제별로 분류했다. 그리고 언니네트워크에서 제공해준 2000년대 초중반의 영상물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 언니네트워크가 여성주의 액션박람회 때 제작했던 <그녀들의 증언>이라는 영페미들의 인터뷰 다큐도 도움이 되었다. 또 친구들과 다큐에 사용하라면서 당시의 많은 자료들을 한꺼번에 건네기도 했다. 그리고 영희야놀자의 선배, 각각의 대학의 여성위원회, 여성주의 교지, 서울시성평등지원센터 등으로부터 자료를 전달받고 사용 허가를 받았다. 자료 제공에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6. 제작비
2016년 겨울 한국여성재단에서 받은 기획비용은 사실 <시국페미>를 제작할 때 거의 다 사용했고, 다음으로는 2018년 서울영상위원회에서 제작지원을 받았다. 이후 영진위 후반제작지원(DCP)외에는 다른 곳에서는 추가로 제작지원을 받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제작비에 대한 압박을 계속 받을 수밖에 없었다. 촬영과 기획에 함께 해주는 동료들에게 미안한 상황이 계속되었다. 이후에 박소현 감독을 비롯한 지인들이 후원을 해주어서 간신히 제작을 마칠 수 있었다. 다행히도 영화의 완성 이후 상금을 받아서 함께한 동료들에게도 부족했던 인건비를 드릴 수 있었다.
7. 구성과 편집
본 촬영이 1차로 마무리되어 갈 즈음부터 구성작가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를 보면 좋겠다고 생각한 10대~20대 페미니스트분들의 시각과 나의 시각에는 분명히 격차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친구들과의 관계에서의 객관화가 필요했고, 나와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 값이 관객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서 구성작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손경화 촬영감독과 연배가 조금 차이가 있는 남순아 감독에게 함께 할 것을 제안했다. 인물별로 녹취록을 배분, 구성을 하기로 하고, 내가 도입부와 결론부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조금은 객관적으로 영화의 소스를 볼 수 있게 되었고, 풍성한 구성 작업이 가능해졌다. 사실 처음에 나를 이야기의 축으로 편집을 하겠다는 생각은 처음엔 하지 않았지만 구성작가들의 강력한 제안이 있었고, 나 스스로도 이 이야기를 엮어나가려면 내 이야기를 녹여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이 영화의 오프닝은 시작 10분 정도는 기획의도와 나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구성이 되었고, 엔딩 역시 내가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대한 방식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9. 엔딩 촬영
구성안을 쓰면서 흐른이 음악가니까 마지막에 흐른이 만든 음악을 메일로 보내는 것으로 끝을 맺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막바지여서 제작비가 거의 없어졌기 때문에 마지막 장면을 촬영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손경화 감독은 촬영을 하는 것이 맞겠다는 제안을 했고, 조금 무리를 해서 촬영을 진행했다. 엔딩 촬영을 할 때, 출연자들 몇 명이 왜 네가 이 영화를 만들려고 하는지 알겠다고 해주어서 영화에 이 장면의 사용 여부를 떠나 촬영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곁을 내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큰 마음을 내어 준 것인지 가끔 생각해본다. 그 마음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더 설명하려고 하지 못하고 가끔 비겁하게 군 순간들이 떠오른다. 최대한 솔직하게 그리고 진심을 다해서 설명하지 못했던 순간들을 반성하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 날의 엔딩 촬영이 기억이 날 것 같다.
10. 제작을 마치며
그 시기를 이렇게 기록하는 것이 맞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기 했었다. 하지만 `나`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었던 한계를 직시할 수 있었고, 오랜 시간 숙제와도 같았던 이 다큐를 완성할 수 있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출연한 모든 분들과 도와준 많은 분들 그리고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많은 페미니스트들, 내게 영향을 준 페미니스트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부족하지만 이 다큐를 통해 더 많은 페미니스트들의 활동이 이야기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 EPILOGUE ]
내가 가는 이 길이 이토록 깊은 바다인지는 몰랐지
우리들은 매일매일 여기 바다를 헤엄치네
가끔은 숨이 차올라
제자리를 맴돌까봐
조바심에 외로워도 어느덧 여기까지 와있네
돌무더기로 가득한 바다를 헤엄쳐
언젠가는 춤추고 싶어
파도를 가르는 고래들과 함께
서로에게 신호를 보내줘
깜깜한 바달 겁내지 않도록
너를 놓치지 않게 깨어있을게
언제라도 이어질 수 있게
영화 <우리는 매일매일> OST `우리는 매일매일`
작사 흐른/강유가람
2021년 새롭게 만나는 네버엔딩 페미스토리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로 산다는 건 뭘까?˝
여성들이 함께 쓰는 페미니즘 다큐어리가 온다!
2021년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여성들의 네버엔딩 페미스토리 <우리는 매일매일>(Us, Day by Day)은 <시국페미><이태원> 강유가람 감독의 신작으로 보다 나은 우리 사회와 여성의 삶을 위해 어제와 오늘, 내일을 이어가는 페미니즘 다이어리를 함께 쓰자고 제안하는 본격 페미니즘 다큐멘터리이다. 한국 사회의 역동적인 변화 속에서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로 산다는 건 뭘까?`라는 물음과 함께 소환된 1990년대말의 페미니즘 운동의 주역들을 통해 그들의 어제와 오늘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목도할 수 있는 작품이다.
1990년대 말 인터넷이 급속히 발달하면서 페미니즘 문화는 온라인을 통해 보다 빠르게 퍼져 나갔고, 한국의 페미니즘 운동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등장했다. 그 안에서 보다 다양한 의견이 형성되어갔고, 여성들은 연대하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어가는 방법을 배우며 성장했다. 1990년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이른바 `영페미니스트`라고 불린 이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의제를 이끌며 한국 사회를 보다 나은 사회로 자리매김하는데 한몫 했다. 이들은 대학 내 `반성폭력 운동`, `군가산점제 폐지`, `호주제 폐지` 운동에 적극적으로 활동했고, 월경 페스티벌과 같은 다양한 페미니즘 문화운동으로 뜨거운 공감과 연대를 이끌며 한국 사회 페미니즘 운동의 지향점과 역동성을 오롯이 보여줬다. <우리는 매일매일>을 연출한 강유가람 감독은 당시 이들에게 매료되어 처음 페미니즘의 세계에 발을 내딛었고, 이후 여성학을 전공하는 등 삶의 방향까지 바뀌어 주목받는 여성주의 다큐멘터리스트로 성장해왔다. 2014년 `영페미`의 발자취를 통해 그 성과와 한계를 기록하고자 시작된 <우리는 매일매일>은, 2016년 새로운 세대와 함께 등장한 페미니즘의 대중화의 흐름을 지나 2018년 기획의 전환점을 맞았다. 당시는 정치계를 비롯해 문화예술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폭력을 고발하는 폭발적인 미투 운동부터 낙태죄 위헌 판결이 나오는 등 페미니즘 성과가 빛을 발하고 있는 상황. 강유가람 감독은 한국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포괄적인 아카이빙 차원을 넘어 그 안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온 인물들을 좇아 9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온 한국 페미니즘 이슈들과 그들의 성찰과 현재의 목소리를 담기로 최종 기획의 틀을 세웠다. 이로써 <우리는 매일매일>은 잊히거나 기록되지 못한 1990년대 한국 페미니즘 이슈들을 당시 인물들의 증언과 함께 다시 꺼내 보며, 저마다 위치에서 목소리를 낸 여성들을 조명하는 지금의 네버엔딩 페미스토리로 완성됐다. 나아가 <우리는 매일매일>은 한국 페미니즘 운동사의 중요한 아카이빙의 가치는 물론, 작품을 통해 1990년대 페미니즘 운동이 2021년 현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때와 지금의 페미니스트가 함께 우리 사회의 내일을 위해 매일매일 목소리를 낼 것을 당부한다. 다양한 세대가 모여 여성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며 더 많은 논의들이 쌓이길 기대하게 함과 더불어, 영화는 동시대 여성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하며 세대가 달라도 여성들의 삶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공감하게 만든다.
세대는 달라도 `여성`이라는 존재로 이어져 있음을 보여주는 네버엔딩 페미스토리 <우리는 매일매일>은 오는 6월 극장에서 개봉해, 끝나지 않을 `새로운 여성주의`의 화두를 관객과 나눌 예정이다.
2014년 기획부터 2021년 극장 개봉까지 7년, 연대의 시간
페미니스트들의 지지와 후원으로 완성한 본격 페미니즘 다큐멘터리
십시일반, 2천 만원 후원금으로 드디어 뜻깊은 극장 개봉!
<이태원>에 이은 강유가람 감독의 두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우리는 매일매일>은 2019년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첫 공개되어 작품상(한국경쟁)을 수상하고,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심사위원상(장편경쟁), 독불장군상 2관왕을 거머쥐며 예비 관객들에게 이른 개봉의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하지만 2014년 첫 기획부터 2021년 극장 개봉까지 무려 7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그야말로 우여곡절 개봉이지만, 그 일련의 과정을 거슬러 보면 한국사회에서 본격 페미니즘 의제화에 숙성의 시간이 걸린 것처럼 그야말로 페미니즘에 대한 `연대`가 스며든 시간이라고 부를 수 있다.
<우리는 매일매일>은 수많은 독립영화가 그렇듯 관련 지원기관들의 제작지원금 후원과 동료 독립영화 창작자들의 피, 땀, 눈물 어린 현물지원,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의 후원금으로 피와 살이 만들어진 작품이다. 특히 <우리는 매일매일>의 경우는 제작 후원 외에도 극장 개봉까지 소셜 펀딩이라는 형태로 개봉 후원금 2천 만원을 마련해 관객을 만나게 된 뜻깊은 사례다. 지난 4월 26일부터 5월 26일까지 텀블벅 사이트에서 진행된 펀딩의 목표 금액은 애초 1천만 원이었다. 하지만 5일만에 그 금액을 모으고, 한달 동안의 연대의 물결은 200% 달성이라는 놀라운 결과로 이어져, 무려 2천만 원의 개봉 후원금을 모았다. <우리는 매일매일> 개봉 후원 펀딩을 기획한 강유가람 감독은 다수의 영화제 상영과 공동체상영을 통해 수많은 관객들을 만나왔지만 ˝외롭고 지친 상황에서 친구들을 통해 위로 받았던 나처럼, 좀 더 다양한 관객 여러분을 만나고 연결되고 싶어 2021년 6월 극장 개봉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재편집과 믹싱을 통해 90년대 여성운동사의 기록되지 않은 장면과 함께 나누었으면 하는 출연진의 인터뷰 또한 추가했다˝고 전하며 프로젝트 진행의 변을 밝힌 바 있다. 2019년 첫 공개 버전에서 더 다듬어지며 깊어진 작품에 대한 기대감에 수많은 지지자들은 십시일반 후원금을 보태며 강유가람 감독에게 뜨겁게 응답했다. 이는 <우리는 매일매일> 개봉 후원을 통해 남녀노소, 세대를 뛰어 넘어 우리 사회에 여전히 이어져야 할 여성의 이야기가 있으며, 페미니즘의 대중화의 중요성과 자신들의 목소리를 함께 보태는 적극적인 연대의 행동이다. ˝페미니스트로 살아가는 삶이 고단하고 외롭다고 느껴지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될 영화˝(서울독립영화제 심사위원), ˝내가 지나온 시간, 언니들이 닦아 놓았던 길, 그리고 내가 지금 계속 가야하는 삶의 모양을 떠올리게 해준 고마운 영화˝(트위터 @jajin***), ˝힘들어 후퇴하더라도 이들처럼 계속 고민하며 언젠가 다시 앞으로 나아가기를. <우리는 매일매일>의 목소리들이 값지다˝(트위터_@nu******) 등 응원과 공감의 호평이 바로 <우리는 매일매일>의 개봉 후원금을 보낸 저마다 마음이 아니었을까. 개봉에 앞서 다수의 영화제 상영, 공동체 상영에서 영화를 먼저 본 관객들이 바로 그 마음을 모은 실질적인 후원인들이란 후문이다.
본격 페미니즘 다큐멘터리 <우리는 매일매일>의 제작부터 개봉까지 7년여의 뜨거운 연대의 아름다운 이름들은 오는 6월 극장에서 최종 버전 엔딩 크레딧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여성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독보적인 여성주의 스토리텔러
여성의 시선으로 세상을 담는 여성주의 다큐멘터리스트의 귀환!
지속적인 여성주의 다큐멘터리 만드는 강유가람 감독
<우리는 매일매일>은 독보적인 여성주의 스토리텔러 강유가람 감독의 <모래><시국페미><이태원>에 이은 네 번째 다큐멘터리이자, 극장에서 개봉을 통해 관객을 만나는 두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다. 강유가람 감독은 여성국극을 소재로 한 장편 다큐멘터리 <왕자가 된 소녀들>(2011) 조연출을 맡으면서 다큐 제작에 발을 들였다. 이어 문화기획집단 `영희야놀자`에 속해 있으면서 주로 다큐 작업을 해왔다.
지속적으로 여성주의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고 제작해 온 강유가람 감독은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전공하면서 뒤늦게 영화에 뛰어들었다. `언니네` 웹진을 만든 초기 멤버를 주축으로 결성된 `영희야놀자` 소속으로 <왕자가 된 소녀들>(2011)을 시작으로 <모래>(2011), <이태원>(2016) 등 지속적으로 여성주의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고 제작해 왔다. 강유가람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자전적인 가족 이야기를 통해 한국사회의 부동산 개발주의를 다룬 <모래>(2011), 이태원이라는 공간과 그 곳을 살아냈던 여성들에 초점을 맞춘 <이태원>(2016), 국정농단 사태 때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을 조명한 <시국페미>(2017)가 대표적이다. 인상적인 데뷔작 <모래>(2011)는 강남 아파트에 얽힌 개인의 가족사를 통해 한국사회의 가족주의 담론까지로 확장시킨 중편 다큐멘터리로, 제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최우수한국다큐멘터리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 유수 영화제를 통해 소개되며 걸출한 신인 다큐멘터리스트로서의 존재를 알린 작품이다. <모래> 이후 강유가람 감독은 <자, 이제 댄스타임>(2013)의 프로듀서, 단편 극영화 <하소연><당신과 나의 집><소장님의 결혼><진주머리방>에서는 프로듀서, 스크립터, 주연, 연출 등으로 참여하며 끊임없이 여성주의 영화에 참여했다. 2017년 연출작 <시국페미>는 모두가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분노하여 모인 광장에서 가해지는 여성혐오를 마주한 페미니스트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강유가람 감독은 광장 속 여성혐오에 대항했던 페미니스트의 절박한 목소리에 집중하며 관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는 평을 얻었다. 2019년 개봉한 첫 장편 다큐멘터리 <이태원>은 30년이 넘도록 격동의 이태원에서 살아온 삼숙, 나키, 영화 세 여성의 목소리를 담은 작품으로 제7회 들꽃영화상 다큐멘터리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태원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세 여성의 기억과 일상을 통해 이태원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매일매일>은 페미니스트들의 활동 기록물의 포문을 열 작품이다. 감독의 여성주의적 시선을 더해 저마다 다른 삶을 사는 다섯 명의 영페미니스트를 비추면서 현 세대 페미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여성들에게 용기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여성주의적 시선으로 꾸준하게 다큐 작업을 이어가는 강유가람 감독의 신작 <우리는 매일매일>은 오는 6월 극장에서 개봉해 다양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 ABOUT MOVIE ]
1990년대 여성운동사의 생생한 활동가들
누구보다 뜨거웠던 영페미니스트의 어제와 오늘을 만나다
다섯 친구들이 전하는 진정성 있는 메시지!
영화 <우리는 매일매일>은 어제와 오늘, 내일을 이어가며, 보다 나은 여성으로서의 삶을 위해 페미니즘 다이어리를 함께 쓰자고 제안하는 본격 페미니즘 다큐멘터리이다. 영화 속 등장하는 다섯 명의 인물들은 강유가람 감독이 찾아 나선, 그때 그 시절의 실제 친구들이자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활동한 영페미니스트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영페미니스트의 활동들이 재조명되면서 오늘날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일상과 가치관이 담겨 있다.
`키라`, `짜투리`, `어라`, `오매`, `흐른` 등 다섯 명의 인물은 강유가람 감독과 함께 여성인권을 위해 활발하게 목소리를 낸 여성들이다. 각 인물들은 페미니즘을 접하게 된 시점은 다를지라도 여성 인권의 향상을 위해서는 하나가 되어 움직였다. 현재 6년 차 수의사인 `키라`는 우리 역사연구회에서 학생 운동을 하다가 동아리의 가부장적 문화에 질려 여성위원회 활동을 시작했다. 강유가람 감독과 전 직장에서 인연을 맺은 `짜투리`는 학생 시절 여성위원회를 만들어 페미니즘 문화제를 열었고, 이화여대 축제에서 난동을 피운 고대생들에 맞서 싸우며 사건 공론화에 힘써왔다. `어라`는 여성주의 온라인 포털 사이트를 운영했던 언니네트워크에서 일하며 여성주의 액션 박람회, 비혼 축제 등의 행사를 기획했다. 강유가람 감독과 함께 한국성폭력상담소 자원활동가를 했던 `오매`는 현재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소장으로 일하면서 가부장제의 유산을 부수는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흐른`은 학생 시절 총여학생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인물로, 현재 10년 넘게 인디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청소년기관의 직원으로 페미니즘 이슈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의 뜨거웠던 학생 시절을 돌아보며 페미니즘 운동의 세대 간 연결 지점을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은 익숙하게 들려오는 지하철 성추행 방지 방송은 1998년 대학 총여학생회와 민우회, 돌꽃모임 등 여성들이 뭉쳐 지하철 공사에 항의하여 경고 방송이 시작됐다. 또한 직장 내 성추행 사건도 1999년 서울대 신 교수 사건에서 피해자가 승소하면서 한국 최초로 성희롱 사건이 법적으로 제기됐다. 현재 당연하게 여겨지는 결과들 모두 영페미니스트의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는 매일매일>은 영화 속 다섯 명의 영페미니스트를 통해 지금의 1020 페미니스트도 충분히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영화임을 알려준다. 페미니즘 운동의 세대 간 연결 지점을 보여주는 <우리는 매일매일>은 낯선 인물을 통해 다양한 페미니스트의 인간적인 삶을 조명하면서 여성들의 연대와 지지를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여성들의 네버엔딩 페미스토리 <우리는 매일매일>은 오는 6월 개봉해, 2021년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로 살아가며 겪는 고민들을 관객과 나눌 예정이다.
[ DIRECTOR`S INTERVIEW ]
<우리는 매일매일> 제목 의미
<우리는 매일매일>은 좋아하는 진은영 시인의 시집 제목입니다. 시 자체도 좋아해서 시인 분께 허락을 구하고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 제목을 선택한 이유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으며, 늘 다른 방식을 새롭게 찾아 나가는 페미니스트의 `매일매일`을 담고 싶었고, `우리`라는 말에서는 연대의 의미를 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관객들이 `매일매일`이라는 말 뒤에 무엇인가 자신이 붙이고 싶은 행동이나 의미를 덧붙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매일매일> 걸어간다, 사랑한다, 꿈꾼다. 등등이요.
계속 여성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유
저 자신이 궁금한 이야기가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성들의 이야기가 역사로 잘 남지 않는 것은 제대로 기록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기록을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어요. 여성들을 편견에 가득 찬 방식으로 화면에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제가 현실에서 만나고, 겪은 여성들의 모습을 여성주의적인 시각에서 다루고 풀어내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특히 <우리는 매일매일>은 제가 영향을 받았던 페미니스트들에 대한 고마움과 그 이전 세대의 여성운동을 잘 몰랐을 때 느꼈던 단절감 같은 것들을 좀 더 젊은 페미니스트 분들과 나누고, 연결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제작하고 싶었습니다.
연출에 중점 둔 부분
일상적으로 페미니즘을 실천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출연자 분들의 삶 속에서 제가 느끼는 바를 관객들도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그분들의 과거 활동보다는 현재의 고민, 현재의 삶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아내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페미니스트로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외롭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가 듣고 싶었던 말들을 위주로 편집하다 보니, 저의 깨달음이 결론이 되었습니다.
촬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오매의 촬영 때문에 낙태죄 위헌 판결 결과가 나오는 날 헌법재판소 앞에서 촬영을 하고 있었을 때 한국 여성운동의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하고 있다는 마음이 들어서 울컥했던 것 같아요. 오매가 그날 눈물을 보이기도 했던 것이 인상에 남습니다. 그리고 더디지만 조금씩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작진 이야기
오랫동안 같이 작업실을 공유했던 동료 손경화 감독은 촬영과 구성을 맡아주었습니다. 최근에 <계투>라는 소설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했는데요. (필명 김유원), 서정적이고 안정적인 화면을 촬영해준 것은 물론이고, 현장에서 늘 출연진들과 스스럼없이 지내는 친화력을 발휘해서 자연스러운 영상을 촬영하는데 큰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구성작가로 한국 영화계 최초로 스탭 성희롱 교육을 진행했던 남순아 감독님을 영입하게 되었는데, 저와는 연배 차이가 나는 페미니스트의 시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구성 작가 두 분과 함께 작업에 대해서 토론하고, 구성안을 쓰는 시간들이 쉽지는 않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정말 치열하게 작업했고, 작품에 대해서 그만큼 깊이 있게 이야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영희야놀자의 여러 멤버들도 기획과 모니터링으로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차기작 계획
개인적으로 극영화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에 현재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투 운동을 다양한 동료 감독들의 시선으로 이야기해보고 싶은 마음에 <애프터 미투>라는 옴니버스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저와 소람, 박소현, 이솜이 감독님이 연출을 맡았고, 박혜미, 남순아님이 프로듀서로 합류해서 곧 완성을 앞두고 있습니다.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영화를 보는 시간 동안 위로를 받으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페미니즘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시각이고, 자신을 매일 성찰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지만, 강박적으로 이것에 매어 있기 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을 일상에서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매일매일 투쟁하면서 살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신에게 조금 너그러워져도 좋겠습니다. 그리고 페미니스트가 아닌 분들이 보시게 된다면,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을 조금은 달리하실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PRODUCTION NOTE ]
2014.01 - 2016.12 기획
2017.09 - 2017.12 기획 및 사전 촬영
2018.01 - 2019.02 촬영
2019.05 - 2019.08 사운드 및 색보정 후반작업
1. 첫 번째 기획
2014년 내가 몸담고 있는 문화기획집단 `영희야놀자` 신년모임에서 <꼴페미 전성시대>라는 다큐멘터리 기획안을 제출했다. 일베와 같은 사이트에서 여성혐오의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여성주의를 향한 백래쉬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생각되던 시점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여성주의자로 살아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내게 큰 영향을 주었던 시기가 떠올랐다.
1990년대 말 대학을 다녔던 나는 당시 반성폭력 학칙 제정 운동, 호주제 폐지 운동을 비롯한 다양한 페미니즘 문화운동을 했던 소위 `영페미니스트`들에게 매료됐었다. 그 영향으로 나는 2000년대 초반 여성주의 웹사이트 <언니네>를 운영했던 조직 <언니네트워크>에서 웹진을 만드는 활동을 했었다. <언니네>는 회원 수가 3만 명이 넘는 거대 사이버 커뮤니티였고 페미니즘 콘텐츠가 활발히 유통되는 곳이었다. 그러나 <언니네>는 인터넷 환경의 급격한 변화, 운영상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쇠락의 길을 걷는다. 2015년 웹사이트가 공식적으로 운영을 종료한 후 현재 <언니네트워크>라는 조직으로서는 존재하고 있지만 내게 상징적인 의미로서의 <언니네>는 사라졌다. 지금은 그 사이트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는 이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이렇게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이 사라진다는 것을 실감한 적이 없었다.
`영페미`들의 움직임을 기록으로 남기고 그 시기의 성과와 한계들을 통해 지금의 고민을 돌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미디어에서는 1990년대의 대학 문화를 다룬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었지만, 1990년대 말에 대학가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일으켰던 소위 `영페미니스트`들의 움직임에 대한 기록이나 해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 시기의 활동을 담고 싶었다. 하지만 제출했던 기획안이 바로 제작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누가 그 영화의 관객이 될 것인가라는 부분에서 주변에서 회의적이었기도 하고 스스로도 이 기획에 아직 확신이 없었던 것 같다.
2. 두 번째 기획
2016년 말 첫 장편 <이태원> 작업이 마무리될 때쯤, 나는 페미니즘의 대중화의 흐름을 만나고 있었다. 새로운 세대가 등장했고 이제는 정말 `영페미` 다큐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의 운동과 그 때의 운동의 유사성, 계보화 등을 고민하면서 `영페미`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대도 같이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낙태죄 폐지에 열성적이었던 젊은 페미니스트들의 움직임을 담기도 하고, 그들의 회의 장면을 촬영하기도 하던 와중에 박근혜 퇴진 정국이 펼쳐졌다. 그 페미니스트들은 광화문 광장으로 달려나갔고 `페미존`을 만들었다. 촛불 정국을 기록하다가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제작팀에 참여하게 되면서 당시 `페미존`을 만들었던 20대 페미니스트들의 활동을 <시국페미>로 만들게 되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영페미 다큐도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 활발하게 활동했던 페미니스트들의 존재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 혹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도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2016년 말 한국여성재단에 <마이 페미니즘>이라는 제목으로 기획서를 내고 지원을 받게 된다. 이 지원금으로 영페미 프로젝트는 동력을 받게 되었다. <시국페미>를 만들면서 새롭게 등장한 페미니스트들의 고민과 의제 등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파악을 하게 된 나는 영페미 다큐는 원래 기획대로 따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3. 세 번째 기획
<시국페미>를 마무리하고 나서, 영페미 다큐의 방향이 한 번 더 바뀌게 된다. 사실 그 시기에 대한 출판물이 마침 나오고 있었고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졌던 당시의 활동을 내가 전체적으로 맥락화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대학과 서울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 시각이 그대로 반영될 텐데 그 시기를 포괄적으로 아카이빙하는 것은 개인적인 역량을 벗어나는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미투 이후 스스로의 위치성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젊은 페미니스트들의 활동을 보면서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는 지점도 있었으며, 영화계 내 성폭력을 해결하는 움직임이 커질수록 내가 속한 공간에서의 부조리에 대해서는 큰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작업만으로는 부족한 것일까 하는 마음의 부채감이 더 강해졌는데 내 위치에서 내가 무엇을 더 해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작업에 녹여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문득 <언니네> 활동을 할 때, 여성학 공부를 시작했을 때 같이 공부하고 활동했던 친구들이 생각났다. 지금 각자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결국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그 시기를 겪었던 사람들이 현재의 삶에서 부딪히는 고민과 과정을 좀 더 담아내면 좋겠다는 방식으로 기획은 바뀌게 된다. 그리고 어차피 나의 시선에서 영화가 다뤄진다면 나라는 인물을 적극적으로 드러내고, 나와 친분과 안면이 있는 친구들이 함께 한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으로 최종 기획이 완성된다.
4. 출연자 섭외
출연자는 지역, 직업 등을 고려해서 섭외하기로 했다. 제일 먼저 만나러 간 건 수의사 키라였다. 키라는 한때 정말 친했지만 정읍으로 거주지를 옮긴 이후로는 자주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키라가 과연 어떻게 수의사로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했다. 전혀 다른 영역인 수의학 공부를 갑자기 시작한 키라가 도대체 어떻게 그런 결심을 했는지도 묻고 싶었다. 개인적으로도 늦은 나이에 영화를 시작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두려움과 고민이 있었고 그런 부분을 키라와 나누고 싶었던 것 같다. 키라는 흔쾌히 출연에 응했고, 영화에 담기진 않았지만 솔직하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어 주었다.
짜투리는 시민 단체에서 일할 때 만났던 옆 팀 팀장이었는데, 제주도에 귀촌한지 몇 년 되었다. 나는 마침 짜투리가 운영하는 꾸러미 사업에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었고 귀촌을 한 짜투리의 선택이 궁금했던 차였다. 사실 출연자 중에서는 개인적인 친분이 깊지는 않았었기 때문에 출연 요청에 응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짜투리는 기획의도를 단박에 파악하고 중요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다. 출연에도 흔쾌히 응했다. 기혼이고 지역에 이주한 페미니스트의 이야기를 좀 더 많이 들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계보`와 활동했던 시기의 성찰을 더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어라는 내가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살림의료사협의 상무 이사였다. 가끔씩 얼굴을 보기는 했지만 실제로 어라가 어떻게 일하는지 알기 어려웠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그 속사정을 들어 보기로 했다. 어라 역시 흔쾌히 응했지만, 가장 바쁜 사람 중의 한 명이었기 때문에 촬영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어라는 기본적으로 낙천적인 성격에 입담도 좋아서 인터뷰 자체가 즐거웠다. 촬영을 하면서는 살림의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깊숙이 들으면서 하나의 조직을 만들어간다는 것에 얼마나 여러 사람의 노력과 공이 들어가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흐른은 개인적으로 가장 감정 이입했던 출연자였다. 오랫동안 팬이었고 <이태원>을 만들 때 음악을 의뢰하기도 해서 가장 개인적인 교류가 잦았던 친구였다. 흐른이 어떻게 사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그동안 자세히 들을 길이 없었기 때문에 영화를 핑계로 도대체 어떻게 흐른이 생계를 꾸려가는지 듣고 싶었다. 갑자기 흐른이 취직을 하면서 어떻게 기획 방향을 잡아야 할지 당황하기는 했지만 외려 촬영을 해나가면서는 흐른의 선택을 개인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넓어지고 창작을 하는 사람들이 겪게 되는 많은 고민들도 함께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원래 여성단체 활동가나 여성학 연구자는 섭외하지 않기로 했었다. 전업으로 여성주의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본격적으로 촬영하던 2018년은 유독 한국여성운동사의 중요한 순간들이 연일 이어지던 시기였고, 자연스럽게 그 장면들이 계속 카메라에 담겼다. 렌즈 너머 그 시간을 견디고 있는 활동가들이 눈에 밟혔고, 오매가 떠올랐다. 오매는 성폭력상담소 부소장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어떤 행사를 촬영하러 갔었는데 그때 오매가 2018년 상반기에 잠깐이라도 쉴 시간이 없었다고 눈물을 보였을 때 많이 놀랬었다. 오매는 섭외할 때는 서브로 인터뷰하기로 제안했었지만 촬영 시작하면서는 바로 오매의 이야기도 하나의 꼭지로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오매를 촬영하면서 2018년 안희정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의 판결이 나오는 순간이나, 낙태죄 폐지의 순간이 영화에 오롯이 담길 수 있었다.
5. 촬영과 과거 푸티지
촬영은 손경화 감독에게 함께 해 달라고 요청했다. 각각의 인물별로 집중해서 촬영하기로 하고, 촬영을 하러 가면 가급적 길게 촬영하는 방식으로 촬영을 했다. 각각의 인물은 사회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기에 충분하게 촬영 회차를 확보하는 것도 어려웠고, 일상을 세심하게 담아내기는 어려웠던 것 같다. 주어진 시간 안에서 최대한 많은 소스를 확보하는 것이 과제였다. 손경화 감독과는 컨셉을 어떻게 잡을지 이야기를 좀 많이 했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아서 미안하게 생각한다. 늘 다큐멘터리 현장도 촬영을 기획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장에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이번에도 있었던 것 같아 반성하는 마음이 든다.
과거 푸티지는 출연자들이나, 내가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당시의 자료들을 스캔하고 시기와 주제별로 분류했다. 그리고 언니네트워크에서 제공해준 2000년대 초중반의 영상물들이 큰 도움이 되었다. 언니네트워크가 여성주의 액션박람회 때 제작했던 <그녀들의 증언>이라는 영페미들의 인터뷰 다큐도 도움이 되었다. 또 친구들과 다큐에 사용하라면서 당시의 많은 자료들을 한꺼번에 건네기도 했다. 그리고 영희야놀자의 선배, 각각의 대학의 여성위원회, 여성주의 교지, 서울시성평등지원센터 등으로부터 자료를 전달받고 사용 허가를 받았다. 자료 제공에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6. 제작비
2016년 겨울 한국여성재단에서 받은 기획비용은 사실 <시국페미>를 제작할 때 거의 다 사용했고, 다음으로는 2018년 서울영상위원회에서 제작지원을 받았다. 이후 영진위 후반제작지원(DCP)외에는 다른 곳에서는 추가로 제작지원을 받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제작비에 대한 압박을 계속 받을 수밖에 없었다. 촬영과 기획에 함께 해주는 동료들에게 미안한 상황이 계속되었다. 이후에 박소현 감독을 비롯한 지인들이 후원을 해주어서 간신히 제작을 마칠 수 있었다. 다행히도 영화의 완성 이후 상금을 받아서 함께한 동료들에게도 부족했던 인건비를 드릴 수 있었다.
7. 구성과 편집
본 촬영이 1차로 마무리되어 갈 즈음부터 구성작가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를 보면 좋겠다고 생각한 10대~20대 페미니스트분들의 시각과 나의 시각에는 분명히 격차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 친구들과의 관계에서의 객관화가 필요했고, 나와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 값이 관객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서 구성작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손경화 촬영감독과 연배가 조금 차이가 있는 남순아 감독에게 함께 할 것을 제안했다. 인물별로 녹취록을 배분, 구성을 하기로 하고, 내가 도입부와 결론부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조금은 객관적으로 영화의 소스를 볼 수 있게 되었고, 풍성한 구성 작업이 가능해졌다. 사실 처음에 나를 이야기의 축으로 편집을 하겠다는 생각은 처음엔 하지 않았지만 구성작가들의 강력한 제안이 있었고, 나 스스로도 이 이야기를 엮어나가려면 내 이야기를 녹여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이 영화의 오프닝은 시작 10분 정도는 기획의도와 나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구성이 되었고, 엔딩 역시 내가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대한 방식으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9. 엔딩 촬영
구성안을 쓰면서 흐른이 음악가니까 마지막에 흐른이 만든 음악을 메일로 보내는 것으로 끝을 맺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막바지여서 제작비가 거의 없어졌기 때문에 마지막 장면을 촬영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손경화 감독은 촬영을 하는 것이 맞겠다는 제안을 했고, 조금 무리를 해서 촬영을 진행했다. 엔딩 촬영을 할 때, 출연자들 몇 명이 왜 네가 이 영화를 만들려고 하는지 알겠다고 해주어서 영화에 이 장면의 사용 여부를 떠나 촬영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곁을 내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큰 마음을 내어 준 것인지 가끔 생각해본다. 그 마음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더 설명하려고 하지 못하고 가끔 비겁하게 군 순간들이 떠오른다. 최대한 솔직하게 그리고 진심을 다해서 설명하지 못했던 순간들을 반성하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 날의 엔딩 촬영이 기억이 날 것 같다.
10. 제작을 마치며
그 시기를 이렇게 기록하는 것이 맞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기 했었다. 하지만 `나`라는 인물이 가지고 있었던 한계를 직시할 수 있었고, 오랜 시간 숙제와도 같았던 이 다큐를 완성할 수 있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출연한 모든 분들과 도와준 많은 분들 그리고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많은 페미니스트들, 내게 영향을 준 페미니스트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부족하지만 이 다큐를 통해 더 많은 페미니스트들의 활동이 이야기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 EPILOGUE ]
내가 가는 이 길이 이토록 깊은 바다인지는 몰랐지
우리들은 매일매일 여기 바다를 헤엄치네
가끔은 숨이 차올라
제자리를 맴돌까봐
조바심에 외로워도 어느덧 여기까지 와있네
돌무더기로 가득한 바다를 헤엄쳐
언젠가는 춤추고 싶어
파도를 가르는 고래들과 함께
서로에게 신호를 보내줘
깜깜한 바달 겁내지 않도록
너를 놓치지 않게 깨어있을게
언제라도 이어질 수 있게
영화 <우리는 매일매일> OST `우리는 매일매일`
작사 흐른/강유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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