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신화에서 곰은 사람이 되었지만, 호랑이는 동굴을 뛰쳐나간다. 그 호랑이는 어디로 갔을까? 호랑이의 행방을 쫓아본다. (2020년 제24회 인디포럼)
액자 속 호랑이를 보고 공포에 사로잡힌 유년기의 기억에서 출발하는 <성 쌓고 남은 돌>은 그러한 사적인 기억을 ‘한국’이라는 공통의 기억에 접속한다. 액자를 넘어서서 불규칙적으로 출현하는 호랑이의 형상과 몸짓을 따라, 영화는 어렴풋한 기억에서 조악한 호랑이 인간이 현실에 침입한 현재로, 호랑이 그림이 걸린 판문점 내부의 3D 이미지로, 한국사회의 상징적 존재들이 모여 돌탑을 쌓는 한 순간으로 향한다. 서로 다른 시공간에 놓인 이미지의 교집을 통해 우리를 관통하는 불안의 정체를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2020년 제24회 인디포럼/ 김병규(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