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환자로 정의되는 세 사람. 그들 개인의 얼굴을 가리는 우울증이라는 가면과 가면 뒤를 우리는 그곳에 가면 볼 수 있을까. (2020년 제37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세 명의 여성이 우울증이 머문 곳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들의 안내에 따라 최초로 우울했던 기억에서 출발한 영화는 질병으로 인지한 순간, 우울증을 앓을 때의 감각, 그곳을 빠져나오려고 애썼던 시간을 지나 우울증을 안고 살아가는 마음에 이른다. 그녀들의 어조는 조용하고 담담하며 정갈하다. 도리어 그 모습이 이야기와 결합해 불안의 정조 만들고, 그 위로 우울을 공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재현한다. 영화의 목표는 분명하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이가 우울의 슬라임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편견을 걷고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것. 그리고 “암세포와 좀비처럼 버티며 살고 싶다.”라는 그들의 말에 머물지 말고 다시 한번 질문해달라는 것. 누구나 우울의 괴물에게 먹힐 수 있는 현실에서 영화의 의도를 이해할 때만이 그곳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첫발을 디딜 수 있을 것이다. (2020년 제22회 부산독립영화제/ 박배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