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짐을 싣고 달리는 거대한 화물차, 그 안에 담겨있는 아빠의 인생. (2020년 제37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추레라맨>은 32년째 트레일러 차를 모는 아버지의 일상을 담는다. 그래봐야 카메라에 담기는 일상은 하루 이틀 남짓이다. 감독인 딸의 관찰도 그 언저리에 머무른다. 왜 딸은 아버지에게 흥미를 느꼈을까. <추레라맨>은 답을 내놓지 못한다. 그러니 관람하는 쪽은 어리둥절해지기 쉽다. 솔직히 영화는 만들어야하니까, 괜히 눈앞의 대상을 따라나선 것은 아닌지 미심쩍기도 하다. 하지만 생각을 달리해보자. 어쨌거나 영화를 만들어야한다는 당위가, 눈앞의 대상에게 관심을 더 가지게 된 경험이자 과정이 되었다면? 그 대상이 보통의 영화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존재이자 내가 아니면 눈에 밟히지 않을 평범한 존재라면? 어떤 면에서 <추레라맨>은 카메라라는 기계, 영화라는 매체가 가진 ‘단순한 힘’을 역설해준다. 영화의 세계로 진입하는 초심자가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할지를 환기해주는, 응원하고픈 다큐멘터리다. (2020년 제22회 부산독립영화제/ 김영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