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로 킨 훙 알빈
러닝타임 30분 국가 홍콩, 중국 조회수 오늘 2명, 총 22명
줄거리
찬란한 마천루로 빼곡한 홍콩 어딘가, 잿빛 건물이 늘어선 웨스트 이스테이트 지구가 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6층 아파트, 2층 침대를 이어붙인 방, 늘어진 전선이 가득한 곳. 부서진 벽들은 홍콩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을 말한다. 이곳에는 월세 60만원의 집을 찾아 헤매는 노인이, 노래로 자신을 말하는 퀴어가, 임신중단수술을 반복해야 했던 여성이, 어린 시절 본토에서 돈이 없어 소풍에 가지 못했던 이주민이 산다. 각자의 삶으로 불평등한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는 이들. ‘집’은 언제나 ‘미래’의 것인 이들에게 홍콩이란, 투쟁이란 무엇일까. (2020년 제24회 서울인권영화제)
TV에서는 40만 개의 주택이 올라간다는 인공섬 란타우섬의 광고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누구도 40만 개의 주택 중에 ‘내 집’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래의 집>에서 “집다운 집”에 살아본 적 없다는 이들에게 홍콩은 독립을 쟁취해야 하는 터전이기 전에, 월세 60만 원으로 살 수 있는 곳이 없어 콘크리트 숲을 헤매야 하는 땅이기도 하다. 노인으로서, 퀴어로서, 여성으로서, 이주민으로서의 삶을 경험하는 공간이기도 하면서, 빈곤을 마주해야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홍콩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세계 1위다. 높은 빌딩만큼 거대한 자본이 장벽으로 서 있다. 평균적인 연봉을 받는 홍콩의 직장인은 20.9년 동안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간신히 살 곳을 마련할 수 있다. 세탁기를 놓을 수 있는 집의 가격은 그렇지 않은 집에 비해 다섯 배, 화장실이 있는 집의 가격은 화장실이 없는 집에 비해 열 배 높다. 이런 사회에서 빈부의 격차는 ‘부동산 대란’이라는 다섯 글자로는 담을 수 없다. 주거의 높은 벽은 관계를 쌓고 미래를 상상하는 일을 차단한다. 이러한 삶의 격차는 마침내 이들의 삶을 잠식한다.
그러므로 홍콩의 투쟁은 집이 없는, 집을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의 투쟁이기도 하다. 홍콩의 거리를 채우고 경찰의 폭력에 맞서는 민중은 홍콩의 독립을 외치면서 “진정한 평등”을 느낀다. 차별에 맞서, 자본에 맞서 자유와 평화를 찾아오는 주체가 된다. 이 시대가 말하는 혁명이란 거대한 국가 권력을 무너뜨리는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각기 다른 상황에서 무엇인가가 “없는” 사람으로 존재한 경험이 있다. 그런 우리가 독재로부터, 권력으로부터, 자본으로부터, 차별로부터 자유로운 존재로서 서로를 마주해야 한다고, 이 시대의 혁명은 외치고 있다. (2020년 제24회 서울인권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