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드라마 감독 아이노아 로드리게스
러닝타임 100분 국가 스페인 조회수 오늘 1명, 총 9명
줄거리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스페인 시골 지역의 작은 마을에 사는 여성들의 억눌린 욕구를 블랙 코미디로 그려낸 신비롭고 최면술적이며 시적인 이야기. (2021년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마을에 섬광이, 정말 강력한 섬광이 비치고 모든 게 바뀔 거야." 영화가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사가 녹음기에 대고 이렇게 말한다. 영화 제목의 뜻을 헤아릴 수 있는 단서다. 스페인 남서부의 시골 마을, 젊은 사람들은 전부 도시로 빠져나가고 나이 든 사람들만 남아 오늘도 별다를 것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아니, 이 말은 틀렸다. 이사를 비롯해, 이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하나같이 변화를 꿈꾸고 욕망한다. 영화는, 한낮에도 그림자 안에 있는 듯한 부드러운 색감으로 성주간(聖週間)을 준비하는 이 마을의 구석구석을 비춘다. 그 사이, 답답한 결혼 생활에서 벗어나고, 고향으로 돌아오고, 달콤한 디저트에 취해 자신의 몸을 관능적으로 더듬는 여성들의 모습이 당돌하게 끼어든다. 문득, 더 넓은 차원에서 이 마을을 바라보는 듯한 풍경과 전자 음악이 영화 곳곳에 불거져 신비한 기운을 드리운다. 더불어, 영화 내내 여러 여성들이 짓눌린 기억과 환상적 경험을 말하고, 누군가는 남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는다. 이 모든 것이 이사가 예언한 ‘대변혁의 섬광’을 점점 더 가까이 불러오는 느낌이다. 영화는 그렇게, 오래 전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이는 이 마을의 피부 밑에서 꿈틀대는 여성들의 욕망과 변화 의지를 감각적으로 그린다. 이야기를 따라가는 대신, 이미지와 사운드를 새롭게 조합하고 충돌시켜 이 영화만의 분위기에 젖게 하는 대담한 연출이 무척 신선하다. (2021년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장성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