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감독 강희진
등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4분 국가 한국 조회수 오늘 1명, 총 12명
줄거리
한국의 하와이라 불리는 제주도에는 해방 직후 미군정의 통제하에 ‘제주 4·3’이라 불리는 사건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당시 섬 주민들이 전체 인구 중 약 10명당 1명꼴로 희생되었다. 대량 학살의 광풍에서 살아남은 어린이들이 70년의 세월이 흐른 후, 그날의 기억을 애니메이션으로 증언한다. (2021년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연출의도
관광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찾는 제주에는 약 70여 년 전 ‘제주 4.3’이라 불리는 국가 폭력으로 자행된 민간인 학살로 인해, 가족과 이웃을 잃었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강압하는 군경과 저항하는 무장대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민간인들. 특히 이념과 상관없이 엄마 손을 찾던 아이들이, 눈앞에서 가족을 상실한 후 70년의 세월이 흘러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못한 제주 4.3의 정명(正名) 문제는, 현재도 대립하는 이념 사이에서 부유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상실을 겪은 이들의 삶은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다만 70여 년간 발화되지 못한 말들을 귀담아듣고, 그들이 목격한 것을 그림으로 옮겨 담으며, 주름진 어린 손을 가만히 카메라로 응시한 채 시간을 거슬러 본다.
리뷰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된 이 영화는 4·3 사건 당시 어린 나이였던 생존자들의 증언과 그들이 직접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애니메이션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더욱더 유의미하다. 이 작품 안에는 사람들의 절규와 핏빛으로 물든 제주의 풍광이 아닌 풀벌레 소리와 파도 소리, 솥에 불을 때는 소리, 아이들이 줄을 넘는 소리로 가득 들어차 있다. 그래서 섬뜩하고, 날카롭게 파고든다. 오전 9시 30분. 여느 때와 다름없던 어느 아침. 방 안에 함께 있던 아기가 울기 시작하고 쇠가 창문을 뚫고 들어온다. 한낮의 불청객들은 집 안에 있던 사람들을 끌어내고 불을 붙이기 시작한다. 그들을 비추던 하늘은 온통 불을 지른 흔적으로 새카맣게 타버렸다. <May·JEJU·Day> 속 증언들은 구체적이다. 군인의 상의에 있던 단추의 색깔을, 그들의 얼굴을, 피에 물든 살얼음이 햇빛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였음을 기억한다. 그들은 호소한다. 7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눈을 감으면 지옥 같은 그날의 모습이 마치 어제 일처럼 떠오른다고. 죽지 않고 살아남은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는 말은 사무치게 시리다. 그들은 여전히 사과를 받지 못했다. 이들을 아프게 한 사람들은 지금 어디 있을까. (2021년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김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