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에 선출된 최초의 흑인 여성이자 최초로 미국 최고 공직 후보에 도전한 셜리 치솜의 1972년 대통령 선거 운동을 심층적으로 다루는 흥미진진한 다큐멘터리. (2021년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1970년대 초반의 미국. 여성 운동, 게이 인권 운동, 베트남전 참전 반대 시위, 과격파 흑인 인권 운동 등 인종, 젠더, 계급, 성적 정체성, 반전 등 주류 정치권에서 굳이 다루고 싶어하지 않던 온갖 급진적 이슈들이 미국 사회의 표면 위로 부상하던 시기,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셜리 치솜이 출사표를 던진다. 아직 흑인 남성 대선 후보의 등장 가능성 자체를 조심스럽게 살펴보던 시기,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하원의원인 셜리 치솜이 대선후보에 나서며 주류 정치의 대표성에 대해 점진적 변화를 옹호하며 지루하게 진행되었을 논의는 단번에 반전된다. 셜리 치솜은 자신에게 주어진 흑인이며 여성이라는 대표성에 의탁하지 않고(원제의 ‘unbossed’), 그 어떤 세력에 매수되지 않고(원제의 ‘unbought’) 미국이라는 국가에 살아가는 국민 모두를 대표하려 한다고 밝힌다. 이 시기, 때마침 미국의 선거 연령이 21세에서 18세로 낮춰진다. 셜리 치솜은 늘어난 젊은 유권자들이 미국의 미래에 대해 품고 있는 전망을 듣고, 사회의 각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급진적 목소리 모두를 정치 및 정책 결정의 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먼저 발걸음을 뗐다. 셜리 치솜의 여정은 우리의 지금을 비춰 볼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2021년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황미요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