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김경래
등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23분 국가 한국 조회수 오늘 1명, 총 67명
줄거리
민기는 자신의 말투때문에 괴롭다. (2021년 제25회 인디포럼)
연출의도
말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 필요하다.
프로그램 노트
민기는 친구와 연인으로부터 말투를 고쳐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무뚝뚝한 그의 말투는 늘 상대방을 불편하게 한다. 가령 통영에 가서 아버지와 함께 방어를 잡아 왔다고 자랑하면서 사진까지 보여주는 친구에게, 민기는 사진 속 물고기는 방어가 아니라 부시리라고 조곤조곤 설명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니네 아버지가 잘못 본 거 아니냐”고 반문한다. 민기의 이러한 말들은 실증적인 차원에서 진실에 가깝더라도 상대에게 당혹감내지는 불쾌감을 준다. 그의 말투는 맥락이 없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고, 비사교적이다. 그의 대화 방식은 일방통행에 가깝다. 영화는 시종일관 민기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카메라 앵글과 미장센을 고수한다. 카메라는 고정되어 있고, 대화 씬은 풀샷 위주로 찍혔으며, 민기는 주로 카메라를 등지고 있다. 주인공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은, 그 인물의 얼굴을 통해서 일련의 감정, 느낌, 정서 등을 감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이 영화는 얼굴로 대표되는 영화적인 이미지에 대한 관객의 몰입과 감정이입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 대신 영화는 민기의 등을 보여주면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민기의 모습에 대해 숙고할 여지를 준다. 달의 앞면을 보면서 그것의 보이지 않는 뒷면을 상상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가시적인 것의 은폐를 통한 상상적인 것의 열림. <말투>는 통상 우리가 영화적 순간이라고 부르는 눈에 보이는 세계의 투사와 함께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의 반영을 모두 달성한 경우이다. (2021년 제25회 인디포럼 / 이도훈 영화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