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대통령에 의한
대통령을 위한 지난 대한민국.
2022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다시 시작된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5년마다 찾아오는 대한민국 최고의 이벤트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부터 국민들에게 직접 듣는 `대한민국 대통령`에 대한 솔직한 A to Z를 담았다.
줄거리
[ PRODUTION NOTE ]
#1. 기획 단계, 제작 기간, 제작 의도에 대해 말한다.
정인성(각본):
영화의 기획 기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제작사 대표님과의 식사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대통령 대선후보 관련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다가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어떤 의미가 있고 무엇을 하는 자리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선후보를 보고 투표를 결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애초에 질문을 하는 사람은 없다. 식사 자리에서 서로 질문을 해보자라는 취지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영화 촬영까지 논하게 되었다. 크랭크인 전에 몇 가지 가이드를 정하고 영화 작업을 시작했다. 그 가이드는 이와 같다. 첫째, 뻔한 다큐는 만들지 않는다. 둘째, 정치를 다루지만 가장 정치적이지 않음을 지향한다. 셋째, 주인공은 대통령이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이들이 아닌 국민임을 잊지 않는다. 넷째, 답을 내리려 하지 않고 관객들이 저마다의 질문과 고민을 안고 갈 수 있는 영화를 만든다. 다섯째, 진영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본다. 물론, 약 4개월간의 촬영 기간, 3개월간의 후반 작업 기간 동안 끊임없이 기획을 수정하며 진행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성격상 촬영 가운데 패널들이나 시민들의 목소리가 제작진과의 예상과 맞지 않을 때도 있고, 새로운 정보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인지의 고민은 늘 있었다. 결국은 전체적인 기획은 제작 기간 내내 이루어졌다고도 할 수 있다.
배상국(감독):
‘작은 물건 하나를 고를 때도 신중하고 꼼꼼히 따져보는 사람들이 한 시기, 한 시대를 이끌어갈 대통령을 선택할 때는 과연 그렇게 임했는가?’라는 생각을 해봤다. 선거철마다 우리 지역 출신이니, 어떤 학교를 나왔느니, 지지하는 정당 소속이니 하는 기준에 맞춰 대통령 후보를 바라보다 보니 그가 어떤 흠결이 있어도 능력이 부족해도 맹목적 선택을 해왔다. 그래서 이승만 대통령부터 문재인 대통령까지, 지지한 쪽에서는 대통령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존재처럼 여기곤 했고 지지하지 않은 쪽에서는 끊임없이 비방하고 조롱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써 왔다. 그러다 보니 대한민국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면 으레 잔혹사가 뒤따라왔다. 이젠, 우리도 지긋지긋한 이 잔혹사를 끊고 성공한 대통령을 한 번쯤은 가져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국민들이 생각하고 원하는 대통령에 대해 들어보고 싶었다. 매우 짧은 기간에 일이 성사되었다. 2021년 8월, “대통령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자”라는 제안이 나옴과 동시에 제작이 시작되었다. 한 달 정도의 준비 기간을 마치고 9월, 첫 촬영에 들어갔다. 12월 초까지 촬영을 했고 1월 중순에 편집을 마쳤으니 가히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한마디로 전쟁이었다.
손현욱(기획):
영화 <대한민국 대통령>은 2020년 초부터 혼자서 계획했던 영화였다. 제작을 시작할 때까지 얼마나 미친 짓인가라는 예상을 했고, 대선 후보를 인터뷰한다는 것에 대해 각 당의 경선에서 대선 후보가 확정된 후 촬영을 시작해서 후반 작업까지의 시간 등을 고려하면 말도 안 되는 무모한 계획이었다.
#2. 인터뷰이 인원과 인터뷰 에피소드에 대해 말한다.
정인성(각본):
인터뷰이는 전/현직 국회의원, 전직 보좌관, 정치 유튜버, 역사학자 등 패널 약 20여 명, 시민 50여 명이 참여했다. 우선 섭외 요청할 때 제일 힘든 점은 아무래도 정치 일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었다. 촬영을 시작했을 때는 경선 기간이었기에 후보가 결정되거나 캠프가 제대로 꾸려지기 전까지는 인터뷰는 어렵다는 정치인이 대다수였다. 국감 기간도 마찬가지였으며, 후보가 결정되고 나서는 자신이 지지한 후보가 떨어졌다고 출연을 고사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보니 출연이 확정되었다가 취소되었다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시민 인터뷰 촬영 시에는 ‘대통령’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꺼려 하는 분들이 있었다.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 아직도 한 개인이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 자신에게 어떤 피해로 이어질까 봐 걱정하는 모습을 많이 목격하게 되었다. 특히 본인의 인터뷰가 영화에 담긴다는 것에 부담을 느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해를 하면서도 씁쓸했다. 우리 사회가 아직은 정치에 대해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통령에 대해서 본인의 생각을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것이 자신에게 피해로 돌아올 것을 걱정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그나마 조금 희망적이었던 것은 비교적 나이가 어린 분들이나 학생들은 이러한 거부감을 덜 느끼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역사적인 경험의 차이가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배상국(감독):
전문가 20명(정치인, 언론인, 교수, 작가, 여론조사 전문가 등)과 초등학생부터 80대 노인까지 남녀노소, 각계각층 50여 명의 시민들까지 총 70여 명 정도를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참여했지만, 영화에 출연하지 못한 분들도 있다. 특별히 힘들었던 인터뷰이는 없었다. 보수, 진보를 떠나 인간적으로 매력적인 분들이 많았고, 대부분 열정적으로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인터뷰 촬영 관련해 스튜디오에 와서 2시간 정도의 인터뷰를 진행한다고 했을 땐 인터뷰 시간에 놀라며 그렇게 오랫동안 할 말이 없다고 하던 분들이 인터뷰를 시작하자 말을 그치지 않아 오히려 제작진이 시간을 조정하느라 쩔쩔매는 상황도 발생했다. 심지어 쉬는 시간 없이 2시간을 스트레이트로 촬영한 분들이 대다수였다. 솔직히 저와 정치적 성향이 대척점에 있던 분들도 있었는데 오히려 인터뷰를 하면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그들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었다. 물론 성향의 차이는 줄어들진 않았지만. 매체에서 접할 때와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눌 때 큰 차이가 있었다. 시민 인터뷰를 처음 나갔을 땐, 모두들 대통령이란 단어를 꺼내는 순간 일단 거절부터 했다. 대통령에 대해 말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하는 사람부터 자칫 잘못 말하면 자신에게 불이익이 올지도 모른다며 입을 닫았다. 하루에 한 사람 인터뷰도 어려웠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전문가 인터뷰도 중요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절실했다. 그래서 인터뷰를 해주겠다고 하면 어디든 달려갔다. 그렇게 50명 정도를 만났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3. 영화에 대한 의도와 의미에 대해, 궁극적으로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말한다.
배상국(감독):
영화 <대한민국 대통령>은 처음부터 설명하고 강요하는 영화가 아니길 바랐고, 또 그렇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선거 장려를 위한 공익광고 영화가 아니기에 71분의 러닝타임 내내 인터뷰이들의 목소리에 주목했다. 실관람객들이 극장을 나서며 한 번쯤은 “그래, 나는 그동안 대통령이란 사람을 어떻게 생각했지?”, “어떤 마음으로 투표를 했었지?”라고 생각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보통 정치적 주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한 인물을 추억하거나 아니면 지지하는 진영에 관련된 주제여서 감정에 호소하기 쉽다. 그래서 지지 세력을 결집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은 감정에 호소할 수도, 지지 세력을 결집할 수도 없는 영화다. 심지어 역사 속 대통령들의 모습을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에 각각의 진영에서 볼 때 불편한 지점도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용할 수 있는 것은 국민들이 말하는 대통령이라는 주제를 다룬 전무후무한 영화라는 것이다. 하지만 “왜 현명한 투표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스스로의 질문이 이 영화에 있다. 예비 관객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라고 하니 영화 속 한 장면을 인용해서 말하고 싶다. 75년 전, 독립운동가 조소앙 선생이 꿈꿨던 대한민국의 모습은 이랬다.
“나 조소앙은 여러분께 맹세합니다. 아희(아이)마다 대학을 졸업하게 하오리다. 어른마다 투표하여 정치성 권리를 갖게 하오리다. 사람마다 우유 한 병씩 먹고 집 한 채씩 가지고 살게 하오리다.
우리 조국을 광복하오리다. 만일 그렇지 못하게 되면 나의 몸을 불에 태워 죽여주시오.”
그로부터 75년이 지났고 우리 국민은 12명의 대통령을 만났다. 역대 대통령들은 저마다 자신을 지지해 주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2022년 지금도 여전히 국민들은 말한다. 점점 살기 어렵다고. 아이마다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하기는커녕, 누구나 갖게 한다는 집 한 채는커녕 빈부격차는 더욱 심해졌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자신의 몸을 기꺼이 불태워 달라 했던 절박함이 없어서였을까? 아니면 사람을 보는 우리의 눈이 부족했던 것일까? 아니다. 그건 애당초 대통령 혼자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한 사람을 뽑아 놓고 그에게 모든 것을 이루라고 말해왔다. 그러니 우리는 실망하고, 좌절하는 시간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우리에겐 아쉽게도 누구나 존경하는 성공한 대통령이 없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다. 대통령도 대한민국의 국민일 뿐이다. 절대로 대통령 혼자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있어 대한민국이 먹고 살게 되었고 김대중 대통령이 있어 진정한 민주주의가 왔다며 그들을 왕처럼, 신처럼 대한다. 물론 그들의 노고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경제도, 민주주의도 전지전능한 대통령 한 사람의 공이 아니다. 분유를 고를 때, 꼼꼼하게 성분을 살펴보는 것은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다. 그런 마음으로 투표를 해보는 건 어떨까? 현명한 대통령은 결국 우리 국민이 뽑는 거다.
#4. 정치인 인터뷰 진행 시 기억에 남는 섭외 및 촬영 에피소드를 말한다.
정인성(각본):
국민의당 안철수 대통령 대선후보가 바로 떠오른다. 섭외가 되었는데, 인터뷰 촬영 장소가 광주광역시에서 진행하는 북콘서트 현장이었다. 저희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0분이었기에 인터뷰를 위해 준비를 하고 광주에서 몇 시간을 대기하고 어렵게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인터뷰는 성공적이었고, 뿌듯한 마음으로 다시 서울로 향하는 도중에 잠시 확인을 해보니 음향이 다 깨져 있었다. 그래서 망연자실 해하면서 어떻게 해야 하나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며칠 후, 안철수 후보 캠프 쪽에서 연락이 왔다. 안철수 대선후보가 지난번 촬영 때 북콘서트를 장시간 진행하고 인터뷰를 진행해 당시 컨디션과 목 상태가 좋지 않아서 재촬영을 할 수 있을지의 문의였다. 그때의 전화는 우리의 상황을 모른 상태였기에 촬영팀 모두 기뻐했고, 무사히 재촬영을 할 수 있었다.
배상국(감독):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국회의원이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가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직후였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그는 유쾌했으며, 떨어진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던지는 질문에 막힘도 없었고, 마치 출마 선언을 하는 듯 보일 정도였다. 그가 말했다. “경부고속도로가 경제화의 길을 열었고, 초고속인터넷고속도로가 정보사회의 길을 열었다. 그럼 지금의 대통령은 어떤 고속도로를 깔아야 하느냐고?”말이다. 이 질문은 우리 영화의 ‘훅’이 되었다. 그에게 다시 물었다. “그런 후보가 있냐고?”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내가 경선에서 탈락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라 말하며 웃었다. 그 웃음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유머 있고, 철학도 있어 보여서 솔직히 멋졌다. 개인적으론 내가 노무현이란 정치인을 좋아했던 그 매력을 그 순간 그에게서 발견했다. 국민의힘 이재오 고문의 인터뷰도 인상적이었다. 일단 거침이 없어서 좋았다. 오랜 정치 생활에서 오는 깊이가 있기에, 우리 영화를 가장 잘 이해하고 인터뷰에 참여해 준 분이 아닐까 한다. 영화에 필요한 말들을 아주 적절하게 해주었다. 그래서 편집 작업 진행 시 혼잣말로 “감사해요, 의원님”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또 전우용 교수의 인터뷰는 인터뷰가 아니라 대통령학 강의라고 말하고 싶다. 어느 순간부터 질문은 사라지고 고개만 끄덕이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러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와, 영화에 쓸 것이 너무도 많아. 고마워요. 교수님”이라고 말이다. 실제 영화에서 전우용 교수의 말들이 중요한 포인트로 들어가 있다. 아쉬운 점은 영화에 다 담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영화 <대한민국 대통령>이 책으로도 나오니 영화가 못 담은 주옥같은 교수의 이야기를 발견해 보라고 감히 말을 건넨다.
손현욱(기획):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가 기억에 남는다. 비록 인터뷰가 불발되었지만, 저희 영화에 흔쾌히 참여하겠다고 말해줬다. 하루에도 수 십 번 당내 문제가 발생하고, 경선이 미뤄지고, 선대위 구성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영화 촬영 막바지 어느 날 밤, 8시경 통화를 했을 때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이준석 대표의 “여보세요?”라고 하는 말 한마디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온갖 피곤함이 전부 모여 있는 듯한 목소리였다. 차마 출연 요청을 거듭 제안할 수가 없었다.
#1. 기획 단계, 제작 기간, 제작 의도에 대해 말한다.
정인성(각본):
영화의 기획 기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제작사 대표님과의 식사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대통령 대선후보 관련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다가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어떤 의미가 있고 무엇을 하는 자리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선후보를 보고 투표를 결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애초에 질문을 하는 사람은 없다. 식사 자리에서 서로 질문을 해보자라는 취지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영화 촬영까지 논하게 되었다. 크랭크인 전에 몇 가지 가이드를 정하고 영화 작업을 시작했다. 그 가이드는 이와 같다. 첫째, 뻔한 다큐는 만들지 않는다. 둘째, 정치를 다루지만 가장 정치적이지 않음을 지향한다. 셋째, 주인공은 대통령이나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이들이 아닌 국민임을 잊지 않는다. 넷째, 답을 내리려 하지 않고 관객들이 저마다의 질문과 고민을 안고 갈 수 있는 영화를 만든다. 다섯째, 진영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본다. 물론, 약 4개월간의 촬영 기간, 3개월간의 후반 작업 기간 동안 끊임없이 기획을 수정하며 진행했다. 다큐멘터리 영화 성격상 촬영 가운데 패널들이나 시민들의 목소리가 제작진과의 예상과 맞지 않을 때도 있고, 새로운 정보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인지의 고민은 늘 있었다. 결국은 전체적인 기획은 제작 기간 내내 이루어졌다고도 할 수 있다.
배상국(감독):
‘작은 물건 하나를 고를 때도 신중하고 꼼꼼히 따져보는 사람들이 한 시기, 한 시대를 이끌어갈 대통령을 선택할 때는 과연 그렇게 임했는가?’라는 생각을 해봤다. 선거철마다 우리 지역 출신이니, 어떤 학교를 나왔느니, 지지하는 정당 소속이니 하는 기준에 맞춰 대통령 후보를 바라보다 보니 그가 어떤 흠결이 있어도 능력이 부족해도 맹목적 선택을 해왔다. 그래서 이승만 대통령부터 문재인 대통령까지, 지지한 쪽에서는 대통령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전지전능한 존재처럼 여기곤 했고 지지하지 않은 쪽에서는 끊임없이 비방하고 조롱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써 왔다. 그러다 보니 대한민국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면 으레 잔혹사가 뒤따라왔다. 이젠, 우리도 지긋지긋한 이 잔혹사를 끊고 성공한 대통령을 한 번쯤은 가져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국민들이 생각하고 원하는 대통령에 대해 들어보고 싶었다. 매우 짧은 기간에 일이 성사되었다. 2021년 8월, “대통령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보자”라는 제안이 나옴과 동시에 제작이 시작되었다. 한 달 정도의 준비 기간을 마치고 9월, 첫 촬영에 들어갔다. 12월 초까지 촬영을 했고 1월 중순에 편집을 마쳤으니 가히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한마디로 전쟁이었다.
손현욱(기획):
영화 <대한민국 대통령>은 2020년 초부터 혼자서 계획했던 영화였다. 제작을 시작할 때까지 얼마나 미친 짓인가라는 예상을 했고, 대선 후보를 인터뷰한다는 것에 대해 각 당의 경선에서 대선 후보가 확정된 후 촬영을 시작해서 후반 작업까지의 시간 등을 고려하면 말도 안 되는 무모한 계획이었다.
#2. 인터뷰이 인원과 인터뷰 에피소드에 대해 말한다.
정인성(각본):
인터뷰이는 전/현직 국회의원, 전직 보좌관, 정치 유튜버, 역사학자 등 패널 약 20여 명, 시민 50여 명이 참여했다. 우선 섭외 요청할 때 제일 힘든 점은 아무래도 정치 일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었다. 촬영을 시작했을 때는 경선 기간이었기에 후보가 결정되거나 캠프가 제대로 꾸려지기 전까지는 인터뷰는 어렵다는 정치인이 대다수였다. 국감 기간도 마찬가지였으며, 후보가 결정되고 나서는 자신이 지지한 후보가 떨어졌다고 출연을 고사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보니 출연이 확정되었다가 취소되었다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시민 인터뷰 촬영 시에는 ‘대통령’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꺼려 하는 분들이 있었다.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 아직도 한 개인이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 자신에게 어떤 피해로 이어질까 봐 걱정하는 모습을 많이 목격하게 되었다. 특히 본인의 인터뷰가 영화에 담긴다는 것에 부담을 느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이해를 하면서도 씁쓸했다. 우리 사회가 아직은 정치에 대해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대통령에 대해서 본인의 생각을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것이 자신에게 피해로 돌아올 것을 걱정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그나마 조금 희망적이었던 것은 비교적 나이가 어린 분들이나 학생들은 이러한 거부감을 덜 느끼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역사적인 경험의 차이가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배상국(감독):
전문가 20명(정치인, 언론인, 교수, 작가, 여론조사 전문가 등)과 초등학생부터 80대 노인까지 남녀노소, 각계각층 50여 명의 시민들까지 총 70여 명 정도를 인터뷰했다. 인터뷰는 참여했지만, 영화에 출연하지 못한 분들도 있다. 특별히 힘들었던 인터뷰이는 없었다. 보수, 진보를 떠나 인간적으로 매력적인 분들이 많았고, 대부분 열정적으로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인터뷰 촬영 관련해 스튜디오에 와서 2시간 정도의 인터뷰를 진행한다고 했을 땐 인터뷰 시간에 놀라며 그렇게 오랫동안 할 말이 없다고 하던 분들이 인터뷰를 시작하자 말을 그치지 않아 오히려 제작진이 시간을 조정하느라 쩔쩔매는 상황도 발생했다. 심지어 쉬는 시간 없이 2시간을 스트레이트로 촬영한 분들이 대다수였다. 솔직히 저와 정치적 성향이 대척점에 있던 분들도 있었는데 오히려 인터뷰를 하면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그들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었다. 물론 성향의 차이는 줄어들진 않았지만. 매체에서 접할 때와 직접 만나서 얘기를 나눌 때 큰 차이가 있었다. 시민 인터뷰를 처음 나갔을 땐, 모두들 대통령이란 단어를 꺼내는 순간 일단 거절부터 했다. 대통령에 대해 말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하는 사람부터 자칫 잘못 말하면 자신에게 불이익이 올지도 모른다며 입을 닫았다. 하루에 한 사람 인터뷰도 어려웠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전문가 인터뷰도 중요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목소리가 더욱 절실했다. 그래서 인터뷰를 해주겠다고 하면 어디든 달려갔다. 그렇게 50명 정도를 만났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3. 영화에 대한 의도와 의미에 대해, 궁극적으로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 대해 말한다.
배상국(감독):
영화 <대한민국 대통령>은 처음부터 설명하고 강요하는 영화가 아니길 바랐고, 또 그렇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선거 장려를 위한 공익광고 영화가 아니기에 71분의 러닝타임 내내 인터뷰이들의 목소리에 주목했다. 실관람객들이 극장을 나서며 한 번쯤은 “그래, 나는 그동안 대통령이란 사람을 어떻게 생각했지?”, “어떤 마음으로 투표를 했었지?”라고 생각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보통 정치적 주제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한 인물을 추억하거나 아니면 지지하는 진영에 관련된 주제여서 감정에 호소하기 쉽다. 그래서 지지 세력을 결집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은 감정에 호소할 수도, 지지 세력을 결집할 수도 없는 영화다. 심지어 역사 속 대통령들의 모습을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에 각각의 진영에서 볼 때 불편한 지점도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용할 수 있는 것은 국민들이 말하는 대통령이라는 주제를 다룬 전무후무한 영화라는 것이다. 하지만 “왜 현명한 투표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스스로의 질문이 이 영화에 있다. 예비 관객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라고 하니 영화 속 한 장면을 인용해서 말하고 싶다. 75년 전, 독립운동가 조소앙 선생이 꿈꿨던 대한민국의 모습은 이랬다.
“나 조소앙은 여러분께 맹세합니다. 아희(아이)마다 대학을 졸업하게 하오리다. 어른마다 투표하여 정치성 권리를 갖게 하오리다. 사람마다 우유 한 병씩 먹고 집 한 채씩 가지고 살게 하오리다.
우리 조국을 광복하오리다. 만일 그렇지 못하게 되면 나의 몸을 불에 태워 죽여주시오.”
그로부터 75년이 지났고 우리 국민은 12명의 대통령을 만났다. 역대 대통령들은 저마다 자신을 지지해 주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2022년 지금도 여전히 국민들은 말한다. 점점 살기 어렵다고. 아이마다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하기는커녕, 누구나 갖게 한다는 집 한 채는커녕 빈부격차는 더욱 심해졌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자신의 몸을 기꺼이 불태워 달라 했던 절박함이 없어서였을까? 아니면 사람을 보는 우리의 눈이 부족했던 것일까? 아니다. 그건 애당초 대통령 혼자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한 사람을 뽑아 놓고 그에게 모든 것을 이루라고 말해왔다. 그러니 우리는 실망하고, 좌절하는 시간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우리에겐 아쉽게도 누구나 존경하는 성공한 대통령이 없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다. 대통령도 대한민국의 국민일 뿐이다. 절대로 대통령 혼자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 박정희 대통령이 있어 대한민국이 먹고 살게 되었고 김대중 대통령이 있어 진정한 민주주의가 왔다며 그들을 왕처럼, 신처럼 대한다. 물론 그들의 노고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경제도, 민주주의도 전지전능한 대통령 한 사람의 공이 아니다. 분유를 고를 때, 꼼꼼하게 성분을 살펴보는 것은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다. 그런 마음으로 투표를 해보는 건 어떨까? 현명한 대통령은 결국 우리 국민이 뽑는 거다.
#4. 정치인 인터뷰 진행 시 기억에 남는 섭외 및 촬영 에피소드를 말한다.
정인성(각본):
국민의당 안철수 대통령 대선후보가 바로 떠오른다. 섭외가 되었는데, 인터뷰 촬영 장소가 광주광역시에서 진행하는 북콘서트 현장이었다. 저희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0분이었기에 인터뷰를 위해 준비를 하고 광주에서 몇 시간을 대기하고 어렵게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인터뷰는 성공적이었고, 뿌듯한 마음으로 다시 서울로 향하는 도중에 잠시 확인을 해보니 음향이 다 깨져 있었다. 그래서 망연자실 해하면서 어떻게 해야 하나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며칠 후, 안철수 후보 캠프 쪽에서 연락이 왔다. 안철수 대선후보가 지난번 촬영 때 북콘서트를 장시간 진행하고 인터뷰를 진행해 당시 컨디션과 목 상태가 좋지 않아서 재촬영을 할 수 있을지의 문의였다. 그때의 전화는 우리의 상황을 모른 상태였기에 촬영팀 모두 기뻐했고, 무사히 재촬영을 할 수 있었다.
배상국(감독):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국회의원이 인터뷰를 진행했을 때가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 직후였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그는 유쾌했으며, 떨어진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던지는 질문에 막힘도 없었고, 마치 출마 선언을 하는 듯 보일 정도였다. 그가 말했다. “경부고속도로가 경제화의 길을 열었고, 초고속인터넷고속도로가 정보사회의 길을 열었다. 그럼 지금의 대통령은 어떤 고속도로를 깔아야 하느냐고?”말이다. 이 질문은 우리 영화의 ‘훅’이 되었다. 그에게 다시 물었다. “그런 후보가 있냐고?”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내가 경선에서 탈락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라 말하며 웃었다. 그 웃음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유머 있고, 철학도 있어 보여서 솔직히 멋졌다. 개인적으론 내가 노무현이란 정치인을 좋아했던 그 매력을 그 순간 그에게서 발견했다. 국민의힘 이재오 고문의 인터뷰도 인상적이었다. 일단 거침이 없어서 좋았다. 오랜 정치 생활에서 오는 깊이가 있기에, 우리 영화를 가장 잘 이해하고 인터뷰에 참여해 준 분이 아닐까 한다. 영화에 필요한 말들을 아주 적절하게 해주었다. 그래서 편집 작업 진행 시 혼잣말로 “감사해요, 의원님”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또 전우용 교수의 인터뷰는 인터뷰가 아니라 대통령학 강의라고 말하고 싶다. 어느 순간부터 질문은 사라지고 고개만 끄덕이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그러면서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와, 영화에 쓸 것이 너무도 많아. 고마워요. 교수님”이라고 말이다. 실제 영화에서 전우용 교수의 말들이 중요한 포인트로 들어가 있다. 아쉬운 점은 영화에 다 담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영화 <대한민국 대통령>이 책으로도 나오니 영화가 못 담은 주옥같은 교수의 이야기를 발견해 보라고 감히 말을 건넨다.
손현욱(기획):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가 기억에 남는다. 비록 인터뷰가 불발되었지만, 저희 영화에 흔쾌히 참여하겠다고 말해줬다. 하루에도 수 십 번 당내 문제가 발생하고, 경선이 미뤄지고, 선대위 구성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영화 촬영 막바지 어느 날 밤, 8시경 통화를 했을 때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이준석 대표의 “여보세요?”라고 하는 말 한마디는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온갖 피곤함이 전부 모여 있는 듯한 목소리였다. 차마 출연 요청을 거듭 제안할 수가 없었다.
영화정보 더보기
출연진
로딩 중...
출연진 더보기
첫 번째 관람평을 작성해보세요 🎬
🎬 관람객들의 관람평
🎬 대한민국 대통령 어떠셨나요?
🎬 대한민국 대통령 어떠셨나요?
🎬 대한민국 대통령 어떠셨나요?
🎬 함께 본 영화
로딩 중...
🎭 비슷한 장르 인기작
로딩 중...
👥 이 영화의 감독 작품
로딩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