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애인과 이별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두 친구가 있다. 두 사람은 서울의 한 숲을 산책하던 중 벤치에 놓인 가방을 발견한다. 얼마 뒤, 두 친구는 강원도로 점을 보러 떠난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나타나 그 가방이 자신의 것이라며 소리친다. (2022년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
리뷰
사랑에 빠지는 것만큼 박탈당하는 것 역시 불가항력이란 사실을 이 영화의 ‘주인들’은 인정하기 어렵다. 상이한 방식으로 실연을 감내 중인 두 친구는 산책길에 주운 남의 가방 하나도 제대로 다루지 못해 쩔쩔매는 상태다. 분리된 몇 장의 시공간이 태연하게 접붙여지는 동안, 텅 빈 가방은 형태만 존재하는 기호가 되어 쓸쓸한 질문을 남긴다. 관계와 마음의 주인이 우리 자신이라고 믿기란 얼마나 쉬운가. 반대로, 우리가 매번 그것들의 소유자일 필요가 없다고 인정하려면 어떤 여정이 필요한가. 상실감의 꼬리를 좇으며 <주인들>은 그 대답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