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는 엄마 미경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엄마를 미워할 수 없는 딸 혜원. 어느 날 집에서 낡은 딜도를 발견한다. (2022년 제3회 5·18 영화제)
연출의도
소위 말하는 K-장녀, 그리고 외동딸로 살아오면서 가족은 저에게 힘이 될 때도 있었지만 그만큼 부담이 될 때도 있었습니다. 특히 엄마는 20살이 된 후 정서적으로 독립하려는 저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셨습니다. 제가 ‘마음대로 한다’는 것은 곧 ‘엄마를 버려둔다’는 죄책감으로 이어졌습니다. 왜 엄마와 딸 사이의 독립은 특히나 어렵게 느껴지는 걸까요? 한국 사회에서, 특히나 딸은 왜 이런 죄책감에 시달려야 하는지 그 기원이 궁금했습니다. 고민 끝에 저는 사회가 요구하는 좋은 딸, 좋은 엄마에 대한 이상이 오히려 개인의 행복을 막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꼭 좋은 딸, 좋은 엄마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저에게도 엄마에게도 관객에게도 말하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