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설수안
러닝타임 98분 국가 한국 평점 8.5 조회수 오늘 2명, 총 16명
줄거리
윤균상과 장귀덕, 두 농부는 수십 년간 자신들의 씨앗을 손수 받고 심어왔다. 농사와 함께 몸이 변하고 변한 몸으로 몇십 년간 그 노동을 당연한 자세로 지속해왔다. 그러나 그들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 속에서는 그 노동이 당연하게 남아있지 않고 특별해졌다. 그 특별한 노동이 지켜온 씨앗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이 다시 당연한 시간, 상태가 늘 변하지만 지속되는 씨앗의 시간이 지닌 소중함을 우리에게 돌려줄지도 모른다. (2022년 제1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채식주의자로서 생활하기 위한 질문을 던진 〈불편한 식사〉(2007), 차 문화를 바라보는 양가감정을 다룬 〈공부 차〉(2017) 등의 단편 다큐멘터리로 인간의 먹거리를 사유해 온 설수안 감독이 농부들의 토양으로 시선을 옮겼다. 절기를 챕터삼아 땅의 변화를 기록한 〈씨앗의 시간〉은 작물로부터 직접 씨앗을 받아온 노인들의 노동 현장을 지켜본다. 농사 방식부터 먹는 음식까지 다른 세대가 공존하는 지금, 그들은 직접 거둔 종자를 기증하기 위해 노동을 지속 중이다. 화면은 멀찍이서 ‘수확의 기쁨’을 논하기보다 가까이서 ‘수확의 수고로움’을 증거한다. 씨를 심고, 마늘밭을 태우고, 옥수수를 밟아 알갱이를 고르는 동안 굽어버린 노인들의 몸을 비추는 장면이 느릿하게 반복된다. 그 속도 자체가 ‘씨앗의 시간’을 닮아있다고 웅변하듯 흐르는 이 영화의 한쪽에는 토종 씨앗을 수집하는 연구원들이 자리한다. 영화가 그들의 대화를 끌어와 정보 이해를 돕고, 쑥국새 소리와 같은 자연의 운치를 각인시키는 덕분에, 관객은 종반에 언급되는 노인의 ‘새암’에 조용히 납득할 수 있다. 보여주는 방식이 보여주는 대상을 닮아간 결과로 기억하고 싶다. (2023년 제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남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