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폐공장에서 협박받는 다미르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임신 중인 촐폰과 어린 딸만 남은 집까지 쫓아온 사채업자들은 집 외벽에 페인트로 `집 팝니다`라고 쓰고 가족을 궁지로 밀어 넣는다. 다미르는 형제, 친척, 친구 등 알만 한 모든 사람들에게 돈을 빌리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촐폰 역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이들 부부에게는 일분일초가 절박하게만 느껴지는 상황이지만, 다미르와 촐폰의 대화는 간결하고 행동에는 과장이 없다. 영화는 순간순간 침묵과 기다림으로 여백을 남기며 급박한 상황을 무심히 바라보는데, 역설적으로 그 무심함이 긴장을 배가시킨다.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이들은 각자의 최선을 선택하는데, 그 선택이 양립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며, 그것은 키르기스스탄의 현재를 보여주는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박선영/2022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줄거리
출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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