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세 여자의 1년을 담은 다큐멘터리. 중학교 3학년 여학생, 20대 후반의 초등학교 영양사, 여성학 전공 대학원생. 이 세 여성과의 인터뷰를 담은 이 영화는 표면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경쾌한 리듬과 달리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들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성이 인간관계의 영역이자 자유의지의 영역이며 무엇보다 권력의 영역임을, 우리 사회 내부에 깊숙이 관습화되어 있는 성 관습의 파시즘적인 요소를 통해 직시하게 된다.
DIRECTOR’S NOTE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보수적인 성적 규범과 개방적인 사고가 혼재해 있는 현재 우리 사회의 이중적인 성적 현실 속에서, 여성이 어떻게 자신의 성적인 주체성을 형성해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리 사회의 이중적인 성적 현실이라고 하면, 슈퍼모델 선발대회나 미스코리아 대회 등을 통해 여성의 육체를 끊임없이 성적으로 대상화하고 육체의 섹시함을 여성의 가치를 판단하는 유일한 기준으로 삼고 있는 한편, 여성은 성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성적인 경험이 전혀 없는 것처럼 행동하도록 만드는 현실을 말한다. 또, 연애를 하게 되면, 많은 수의 남성들이 성적인 관계는 사랑하는 사이에서라면 의레 따라와야 하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생각하는 한편, 여성들은 비록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순결 교육이나 순결 이데올로기에서 주입 받아온 ’순결을 잃는 것’에 대한 공포감이나 죄책감을 겪게 마련이고, 임신을 하게 될 경우 받게 될 사회적인 비난과 처벌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