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첫 장면부터 청소차가 새벽을 가른다. 청소부는 제각기 정해진 구역에서 익숙하게 쓰레기를 처리한다. 청소부 니칸더(Nikander)의 일상이 피아노선율에 따라 잔잔히, 사뭇 엄숙하게 펼쳐진다.

이 작품은 청소부 니칸더(Nikander) 가 다친 손목을 계기로 슈퍼마켓 계산대 아가씨 일로나(Ilona)와의 만남을 갖게 되면서 시작된다. 가난하고 소외 받는 이들의 삶과 사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들은 사랑의 감정조차 억누른 채 너무도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한다. 가난에 짓눌린 그들이 엮는 소심한 사랑은 어둠과 함께 시작하고 내내 어둠에만 머물러 있다. 그럴듯한 식당에서도 호텔예서도 심지어 직장에서조차 이들은 냉대 받는다. 익숙해진 사회의 멸시 속에서 소박한 두 사람의 사랑은 오히려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 천국의 그림자가 화려한 도시의 그늘에 가려진, 바로 그 어둠을 상징한다면 역설적이게도 그 어둠을 걷는 자의 삶은 누추하고 고적하기만 하다.

아키 카우리스마키감독은 바로 이 소외 받는 사람들의 불안한 삶을 그리면서도 마침내 그들에게 희망의 승선을 허락한다. 아키 카우리스마키감독은 음악에 무척 애를 썼다. 재즈, R&B를 비롯하여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곳곳에 포진시키며 니칸더와 일로나의 어둠 속 만남에 생동감을 부여했다. 초라한 행색으로 레스토랑에서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하고 딱히 갈만한 곳이 없고 한껏 치장하거나 멋부릴 형편도 못되지만,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천국행 열쇠를 지닌 듯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비록 불안한 미래와 현실의 고통을 잊으려는 듯 연신 담배를 피우고, 커피를 마시지만 그 현실 속에서도 영어학원에 다니는 모습을 비롯하여 그만의 일탈을 꿈꿨기에 그림자는 현실의 틀 바깥으로 항행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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