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서 추락하는 남자. 그는 과연 추락하는 것일까, 아니면 상승하고 있는 것일까? 그가 허공에 멈춘 순간, 세상과 자신의 처지는 반대가 된다. 곧 거꾸로 된 세상이 조용해지자 이 남자와 같은 처지인 사람들이 나타난다. 자살을 시도하는 소외된 주변인의 시선에서 세상에 대한 전복을 다소 과격(!)하게 표현한 작품.
고층 건물에서 추락하는 한 소년(혹은 청년). <폴링>은 곧바로 그의 추락으로 시작한다.
영화 속의 주인공은 추락 도중 허공에서 정지한다. 순간 화면이 180도 거꾸로 돌고, 영화 속의 공간도 거꾸로 뒤집힌다. 추락하던 청년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곧 그와 함께 세상을 ‘점거’한다. 마이너에 의한 전복의 소망을 과격하게 담고 있는 <폴링>은 세상에 대해 뭔가 대안을 바라거나 제시하지 않는다. 그 전복의 소망을 직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폴링>은 매우 ‘아나키’ 하기도 하지만, 실현 불가능한 소망에 대한 집착으로 자칫 심각해질 수도 있는 분위기를 장난기어린 상상으로 풀어간다는 점에서 통쾌하기도 하다. <폴링>의 이 두 가지 태도는 단편영화의 기본적인 속성인 도전과 유희의 정서에 대단히 충실한 것이다. (2001년 제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임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