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가에 쓰러져 누워있던 여성이 나뭇가지를 붙잡고 모래벽을 올라가자 정장을 차려입은 이들이 공론을 나누는 탁상이 등장한다. 다시 탁상 아래로 떨어지면 한적한 시골길이 되는 등 공간과 시간의 일관성이 해체된다. 여주인공의 동선에 따라 공간이 비논리적으로 뒤바뀌어, <오후의 올가미>와 같이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그러나 모든 초점은 여주인공의 행동과 표정에 맞추어져 있다. 자연이 주는 자유로움, 남성문명의 이기성 안에서 균형을 잡으려 노력하는 여성의 모습을 그려낸다.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마야데렌이 자신의 주변 환경과 이질적으로 느끼는 소외된 존재로 등장하며 시간과 공간에 대한 실험을 보여주는 작품. 두려움과 호기심에 가득 찬 눈의 마야데렌이 상징적이고 초현실적 세계를 방황하며 그녀만의 꿈꾸는 듯한 탐험기로 관객을 이끈다.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
마야 데렌은 두 번째 작품 <뭍에서>도 직접 출연하여 꿈 같은 현실 속을 헤매는 몽환적 캐릭터를 연기했다. 영화 예술에 대한 아이디어를 한층 더 펼쳐내기 위해 카메라의 가능성을 테스트했고, 이질적 공간을 몽타주 방식으로 연결하여 새롭게 시공간을 확장했다. 파도에 휩쓸려 해변으로 밀려온 한 여인이 화려한 연회장 테이블 위로 몸을 일으킨다. 그녀는 계속해서 모습을 바꾸는(세 명의 배우가 연기한) 한 남자와 길을 걷고, 카메라가 시간을 압축하자 모래 언덕 너머로 달아난다. (2018년 제35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핍 초도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