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의 히즈라 살마는 고향과 가족을 떠나 방글라데시의 수도인 다카에서 생활한다.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인정받고 싶은 살마는, 정체성과 사랑을 찾아 도시를 배회한다. 둘랄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남자로서의 기억과 여성이 되고자 하는 열망 사이에 놓인 살마를 통해 성별, 가족, 사랑에 대한 선입견에 질문을 던진다. (2010년 7회 EBS국제다큐영화제)
히즈라란 남부 아시아에서 주로 빈민층에서 형성되는 남성 성적 일탈 집단, 또는 문화 자체를 일컫는 말이다. 그 중에는 남성으로 태어나 여성으로 살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복장도착자들이 있고, 살마와 같이 태어날 때부터 성적 구분이 불분명한 신체를 가진 사람들도 있다. 둘랄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살마는 자식이 히즈라가 되는걸 참지 못했던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집에서 뛰쳐나왔다. 인도의 한 히즈라 그룹에 들어간 후, 리더이자 어머니 같은 존재인 핑키가 살마라는 새 이름을 지어준다. 그들은 가게에서 춤추고 노래해 돈을 받거나, 여기저기서 구걸을 해서 먹고 산다. 그리고 새로 태어난 아기를 축복하는 춤을 추고 돈을 받기도 하는데, 이는 가족도 집도 남편도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히즈라의 기도는 신이 무조건 들어주기 때문에 아기를 축복하는 능력이 있다고 사람들이 믿기 때문이다. 종교적이고 보수적인 사람들의 멸시적인 시선 속에서 히즈라들이 서로를 도우며 강하고 꿋꿋이 살아가는 모습을 이국적 느낌이 가득한 화려한 화면으로 담아낸다. 할머니를 만나러 고향에 간 살마는, 걱정하는 할머니에게 돈도 많이 벌고 결혼도 했다면서 자신을 둘랄이 아닌 살마로 불러달라고 당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사회의 편견과 힘든 현실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단 한 순간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살마의 당당함에 감탄하게 된다. (한지원_2010년 7회 EBS국제다큐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