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2010.11.12 장르 드라마 감독 호세 마리아 드 오르브
러닝타임 85분 국가 스페인 조회수 오늘 1명, 총 9명
줄거리
놀랄 만큼 단순한 외양 속에 기묘한 영화적 매혹들을 감추고 있는 영화. 필름과 영사라는 영화의 물질적 조건이 점점 와해되어가고 있는 지금, 필름이라는 질료와 영사라고 하는 메커니즘 자체에 내재된 유령성과 신비스러움을 다시 일깨워준 작품.
(2011년 12회 전주국제영화제)
어린 시절 동화를 보면, 마을 한 어귀의 오래된 집에 예부터 그곳에 살고 있는 할머니나 할아버지 같은 인물이 등장하는 경우가 있었다. 너무 오래 되었기에, 집과 사람이 마치 하나인 것처럼 느껴지는 그런 이야기들. 이런 동화일 경우 집이 인격이 되거나 사람이 건축물이 되어버리거나 여하튼 두 개가 동일화되어 무언가 흥미로움을 유발하곤 했다. 그렇다면 영화에선 어떨까. 감독은 동화적 상상력이 놓일 자리에 대신 환등기의 빛과 봉인해 놓은 시간을 가져다 놓는다. 스페인의 바스크 지역, 교회와 집이 붙은 오래된 건물과 이를 돌보는 늙은 남자가 있다. 그는 이곳에서 살지 않지만, 매일같이 들러 세심한 손길로 집을 손보고 사람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가끔 찾아오는 이웃과 견학 온 선생과 학생들, 집을 수리하는 인부들, 밤에 날아든 올빼미나 원치 않는 침입자들까지, 이 공간을 흐르는 무상한 일상의 시간들을 넘어 또 하나의 시간이 존재한다. 그것은 벽을 통해 비추어지는 수많은 필름들. 육중한 교회의 문에 비추어지는 수많은 사람의 행렬과 거실의 벽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 지나가는 계절들은 이 오래된 공간이 보여주는 또 다른 시간의 역사이다. 3차원의 입체를 구석구석 평면화해서 나타내는 카메라는 성실하고 완고하며, 건물과 노인의 일체화는 시각적으로 정중동을 유발한다. 노인이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빈 교회에서 듣는 -물리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찬송가처럼, 이 오래된 공간은 보이는 것 이상의 것을 상상하게 만들어준다. (김세진/2011년 12회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