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우광의
등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90분 국가 중국 평점 5.5 조회수 오늘 1명, 총 28명
줄거리
<마지막 벌목꾼>은 중국 헤이롱지앙 현의 벌목꾼들의 삶을 보여준 다. 이 작품은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척박한 공간에서 가장 기본적인 생존을 지켜내는 것, 그리 고 그 과정에서의 인간들의 욕망에 대한 기록이다. 또한 사라져가는 생산 방식을 다루면 서, 문명의 발달 과정 속의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헤이롱지앙의 숲은 백 년 넘게 인간의 삶을 위해 개발되어 왔지만, 이곳의 극심하게 불편 한 교통상황 때문에 사람들은 예로부터 물려받은 전통적인 생산 방식으로 작업을 할 수 밖 에 없다. 겨울은 벌목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매년 눈이 내리고 나면 벌목 꾼들은 겨울 을 버틸 식량을 가지고 숲으로 들어간다. 이 기간 동안 숲 속에서의 생활은 생존을 건 투쟁 이다. 구획마다 원시의 숲의 나무들이 잘려나간다. 숲에서 나간 통나무는 관이 된다. 봄이 오고, 늙은 벌목꾼이 누워 있는 관이 산으로 돌아온다. 사람들은 눈을 치우고 언 땅을 파낸다. 그 리고 이 곳에서 수 백 년을 자라온 뒤 쓰러진 나무는 자신을 쓰러뜨렸던 벌목꾼을 꼭 껴안 은 채 다시 자신이 있었던 땅으로 묻히기 위해 돌아온다. (2007년 제1회 시네마디지털서울)
연출의도
나는 헤이룽장의 숲에서 자랐다. <마지막 벌목꾼>에 나오는 인물들 대부분이 나의 어릴 적 친구들이다. 방과 후면 우리는 자주 벌목꾼들이 지내는 통나무집으로 놀러 갔었다. 거기에는 가열되는 큰 벽돌 침대 2개가 있었고 많은 노총각들이 살았다. 그들 대부분이 하베이성과 산둥성에서 돈을 벌기 위해 옛 만주 지방으로 온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맨 엉덩이로 벽돌 침대에 이불을 덮고 앉아 옛 만주 시절 산 속에서의 신비한 이야기들을 해주곤 했다. 그 이야기들은 내 문화적 배경과 교양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내가 고향을 떠난 지 약 20년이 지났다. 2004년 겨울, 나는 고향 벌목꾼 들에게 돌아가 겨울 내내 그들과 함께 숙식했다. 그들의 모든 것이 나를 감동시켰다. 촬영기간 내내 나는 눈물 범벅이었다. 마치 시간을 거꾸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 예전 벌목꾼들과 연결된 것들이 하나 하나 현실로 살아 돌아왔다. 21세기, 사람들은 아직도 생계를 위해 바둥거린다. 여기가 진정 내 옛 고향이란 말인가?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삶을 솔직하게 기록하기로 다짐했다. 벌목꾼들 대부분이 숲 근처의 마을 사람들이었고, 연령층은 17세에서 54세까지 다양했다. 그들은 새벽 3시에 일어나 밥을 하고 말을 준비시켜 약 6km의 언덕을 올라갔다. 언덕을 오르기 위해서는 2시간이 넘게 걸렸지만 내려오는 건 채 몇 분도 되지 않았다. 조금만 잘못되면 사람과 말이 함께 골짜기 아래나 계곡 사이로 추락한다. 흑곰 골짜기에서는 한 해 겨울에 6마리의 말들이 언덕을 내려가다 죽은 적도 있었다. 말 한마리의 가격은 3천 위안 정도였기에 6마리의 말이 죽은 것은 겨울 내 열심히 일한 것이 모두 헛수고가 된 것과 같았다. 낮동안 벌목꾼들은 나무를 벴다. 밤에 잠자리에 들 때면 30쌍이 넘는 검은 맨 발은 마치 한 떼의 시체들의 그것과도 같았다. 극심한 추위와 피로, 그리고 굶주림으로 그들은 목숨을 위협하는 ‘공신판’이라 불리는 심장 질환을 앓았다. 이 병은 그들의 팔다리를 절게 하고 몸을 차갑고 파랗게 만든다. 이 병의 치료법은 체혈, 부항과 샤머니즘이었다. 촬영할 수 없었던 많은 순간들은 카메라 뒤에 영원히 남아 있다. 말 한 마리가 수레를 끌고 언덕을 속보로 달려 내려오는데 벌목꾼이 갑자기 미끄러져 말 앞으로 떨어졌다. 자신의 발굽에 주인이 밟혀 죽을 것을 알았지만 말은 멈출 수가 없었다. 말은 그 즉시 입으로 주인을 물고 언덕을 달려 내려갔다. 썰매는 멈췄고 주인은 그의 말을 부둥켜 안고 흐느꼈다. “항상 내 곁에 두고 늙을 때까지 키워줄께. 죽으면 꼭 장례도 치뤄줄께.” 수년 전 또 다른 벌목 꾼이 산에 혼자 남겨졌다. 추위, 외로움, 지루함과 성욕으로 인해 밤의 고요 속에서 그는 말과 성교했다. 나는 이 벌목 꾼들과 춥고 긴 겨울을 함께 보내며 그들의 실제 삶의 일부를 증거하고 기록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촬영을 마쳤을 때는 이미 2005년 초 여름이었다. 편집은 바쁘고 시끄러운 도시에서 또 다시 1년에 거쳐 완성되었다. 매일 엄청난 양의 러시들을 들여다 보며, 나의 마음은 벌목꾼들의 삶과 바깥 거리의 세련된 도시인들 사이에서 쪼개져 있었다. 나는 전통적인 지역 문화와 현대적인 산업 문명, 잘려나가는 숲과 창 밖의 모래 바람들 사이에 나뉘어 있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그저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리뷰
<마지막 벌목꾼>은 디지털 영화가 지닌 허다한 미덕 가운데 1인 미디어의 특성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TV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흔한 휴먼 다큐멘터리와 이 영화를 구분 짓는 것은 경이로운 집중력과 날카로운 감수성, 그리고 대상에 대한 밀착이다. 나고 자란 고향을 무대로 울고 웃으며 촬영했다는 감독의 변이 무색하지 않게 <마지막 벌목꾼>은 자신의 과거를 더듬어가듯 벌목꾼들의 세계로 다가선다. 여기에는 어떤 형태로도 구경꾼의 시선은 찾아볼 수 없다. 쉴새 없이 이어지는 고된 노동과 주위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유대, 그리고 삶과 죽음에 대한 단상들은, 불과 몇 달 밖에 안 되지만 수세기 동안 전수돼 왔을 그들의 역사를 추측하게 만든다. 영화 안에서 가장 특별한 것은 카메라의 시선이다. 그것은 찍혀진 대상보다 항상 낮은 자리에 머물러 있다. 벌목꾼들의 일상을 훑어가는 카메라에는 그들의 삶에 대한 호기심이 아닌 경외심이 묻어있다. 클로즈업과 롱 쇼트를 유려하게 오가는 카메라는 신산스런 그들의 삶 속에서 어떤 숭고함을 포착하는데 열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 속에 비친 이미지는 때로는 아름답지만 때로는 끔찍하다. 파도의 흰 포말처럼 말발굽 아래 부서지는 눈발이나, 벌목꾼들의 야윈 뺨에 닿는 햇살은 아름답지만, 비탈길의 경사를 이기지 못하고 미끄러져 입으로 피를 콸콸 쏟는 말의 희번덕거리는 눈동자, 고된 노동으로 인해 붓고 더럽혀진 야윈 발들, 통나무를 잔뜩 실은 썰매를 따라 넘어질 듯 달리는 벌목꾼들의 뒷모습에 묻어있는 절절한 고통이 폐부를 찌른다. 드라마틱한 요소들이 배제된 다큐멘터리 임에도 불구하고 이 강렬한 이미지들은 자주 감정적인 클라이맥스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매순간 죽음에 직면해 있는 벌목꾼들의 삶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바로 영화 속에 등장하는 말들의 삶이다. 과로로 또는 사고로 인해 죽은 말들이 등장하는데, 이 죽음의 이미지는 벌목꾼들의 위태로운 삶과 다르지 않다. 문명과 유리된 채 야생의 삶을 사는 그들의 운명은 말의 그것을 통해 암시적으로 드러난다. 더 이상 베어낼 나무가 없어 2005년 봄을 마지막으로 흑곰 계곡의 벌목은 중단된다. 벌목꾼들에게 있어 벌목의 중단은 유일한 생계 수단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영화가 끝나면 그것이 보여주었던 세계 또한 끝나는 것이다. 사라져버린 세계에 대한 고통스럽고도 아름다운 기록인 <마지막 벌목꾼>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 걸쳐진 노동이 인간의 삶 대부분을 차지하던 시대에 대한 엄숙한 추모를 담고 있다. (2007년 제1회 시네마디지털서울 - 장병원)
중국 동북부 헤이룽장성의 백두산 기슭, 해발 1,600미터의 헤이샤즈고우는 100여 년 전부터 벌목이 왕성하게 이루어진 지역이다. 해마다 겨울이 되면 사람들은 산에 임시거처를 만들어 생활하면서 나무를 베어 도시로 실어 나른다. 겨울은 눈과 얼음이 많아 나무를 싣고 옮기기에는 편리하지만, 그곳에서 살아가는 벌목공들과 말에게는 매우 가혹한 계절이다. 2004년에서 2005년의 벌목은 그 겨울과 함께 끝이 난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지탱해 주던 벌목도 그 해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다. 중국 다큐멘터리 감독 위 광이의 데뷔작 <마지막 벌목꾼>은 중국 동북부에서 살아가고 있는 벌목공의 삶을 놀랍도록 생생한 날 것의 이미지로 담고 있다. 영화는 벌목이 무사히 끝날 수 있도록 산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장면을 시작으로, 겨우내 이어진 그들의 벌목 생활을 세세히 보여준다. 그들은 나무를 베고 실어 나른다. 밥을 짓고, 술을 마시고, 잡담을 나누며, 때로는 피로에 지쳐 죽은 말의 가죽을 벗기고 고기를 요리하기도 한다. 이 영화는 지금은 사라져 버린 중국 동북부 벌목꾼의 생활을 카메라에 온전히 담아냈다는 인류학적 가치와 함께, 하층민의 삶을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있는 2000년대 이후 중국 다큐멘터리의 흐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2018년 제15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김정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