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응 키진
등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87분 국가 싱가폴 조회수 오늘 1명, 총 3명
줄거리
이 영화는 이제까지 한번도 다루어진 적이 없는 ‘긴 행진’에 참여한 중국 홍위군의 10 대 소녀 군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공산당과 국민당의 국공합작이 이루어지던 시기, 소련의 후원아래 공산세력이 커지자 공산 당이나 국민당이나 서로 분리의 주장이 나오게 되었다. 이때 장개석은 그들의 세력을 억제 하기 위하여 1926년부터 이어진 무력탄압에 이어 1928년 대대적인 학살을 시행하였다. 이 로 써 1차 국공합작은 끝이 났다. 1934년 모택동은 대대적인 공격에 밀려 근거지를 함락 당하 고 역사적인 대장정에 들어갔다. 장시성을 빠져 나온 10만 공산당과 홍위군은 쉬지 않고 걸 어 18개의 험준한 산과 24개강을 건너 산시성 옌안에 도착하였다. 이 역사적인 대장정은 ‘긴 행진’이라 불리며, 역사상 가장 크고 긴 육군 부대의 이동으로, 1934년부터 1937년 까 지 3년간 무려 12,500 km 이상을 도보한 거대한 전쟁 후퇴이다. ‘긴 행진’에 동원되었 던 20만 명의 대군 중 겨우 3만 명만이 마지막까지 살아남았으며, 20만 명 이상의 군인들 중 약 1퍼센트, 2000명이 여성이었다. 긴 행진에서 생존한 여군은 현재 모두 80대 후반과 90 대 이다. 그 중 몇 명이 아직 살아있는 지는 미지수이다. 베이징의 28세 저널리스트 엘리는 이 ‘긴 행진’에 참여한 여군들에 대한 조사를 하다가 그 곳에서 숨겨진 혹독한 상황과 맞섰던 그녀들의 용기와 희망에 대한 이야기들을 찾아낸 다. 엘리는 그녀들의 이야기를 쫓아 중국 중부의 캉시에서 중국 북서쪽 고비 사막내의 싱 싱 시아까지 이르는 5,000 km 여정을 시작한다. 그곳으로 가는 동안 그녀는 중국 홍위군의 가 장 큰 전투적 실수인 서로군에 대한 처절하고 끔찍한 학살에 대해 밝혀낸다. 이 역사적인 사건은 중국 밖에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또한 이 여정을 통해 엘리는 현대 중국 여성으로서의 스스로의 자아를 마주하게 된다. (2007년 제1회 시네마디지털서울)
연출의도
대장정은 1949년 중국 국민당의 패배 및 공산당의 정권 탈취를 이끌어낸, 중국 혁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건일 것이다. 처음에 나는 섬멸 위기까지 갔다가 초인적 결단력과 과감함으로 난관들을 극복하고 볼세비키 혁명 이래 찾아볼 수 없는 역사적인 승리자가 된 중국 홍위군의 대장정 이야기의 로맨스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연구 조사 과정에서 나는 대장정에 참여했던 십대 여군들의 이야기에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전 군의 1%만이 여성이었고, 그들 중 대부분이 12세에서 14세의 소녀들이었다. 무엇이 이들을 혁명에 끌어 들였을까? 그리고 어떻게 견뎌냈을까? 나는 실패한 대장정에 관한 숨겨진 이야기를 파고 들었다. 전군의 섬멸과 강간과 고문에 시달리다 무슬림 들에게 노예로 넘겨진 여군 연대. 놀랄 것 없이 이 이야기는 마오쩌둥의 통치 하에서 30년간 숨겨져 있었다. 촬영에 대한 공식 허가를 받지 않고, 100% 중국인으로 구성된 스텝들, 그리고 눈에 띄지 않고 세관을 통과한 가장 작은 싸이즈의 카메라 덕분에, 우리는 중국 정부가 여전히 민감하게 여기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산 증인들의 솔직한 모습을 담아낼 수 있었다. 이 두 가지 내러티브가 뇌리를 떠나지 않는데다 열손가락 안에 드는 생존 여성들이 이미 8, 90세가 된 상황에서, 나는 이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져야 한다고 느꼈다. 물론 중국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 이 영화가 등장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럴수록, 호기심 많은 세상이 얄팍한 역사적 허식으로 한 나라에 대한 오인을 하도록 내버려 둘 게 아니라, 현대 중국의 혼에 대한 – 거의 알려지지 않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과거에 대한 되새김을 통한 – 통찰을 통해 돕는 것이 필수적이다. 나의 영화 <발길을 따라서>가 바로 그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
리뷰
이것은 ’걷기 혹은 발의 존재론’을 보여주는 영화다. 카메라는 1934년부터 37년까지 있었던 중국 홍위병의 대장정을 따라가는 중국인 저널리스트 엘리의 여정을 쫓는다. 디지털은 여기서 ’추적’의 매개체다. 70여년 전 고행에 가까운 여성 홍위병들의 행진에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지극히 탐구한다. 제목이 암시하는 바,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발’이다. 그 중에서도 여성의 발. 발이라 하면, 중국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발이 작아야 미인 취급을 받았고 큰 발을 지닌 여성은 결혼도 할 수 없고 죽도록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중국에서 여성들은 어렸을 때부터 미와 일신의 안위를 위해 발을 묶고 살았다. 발의 속박은 여성성의 속박이었고 곧 자존의 구속이었다. 대장정에서 보여준 홍위병들의 불굴의 의지는 중국 바깥까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가난과 삶의 질곡으로부터 벗어나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남성 지휘관들을 따랐던 여성 전사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 이 같은 역사적 맥락을 고려할 때, 물경 12,500km에 달하는 여성 홍위병들의 행진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말하자면, 그들에게 대장정은 묶여있던 발의 해방을 의미한다. 대장정이 정치적인 맥락이나 그것이 남긴 역사적인 교훈 따위 보다 앞서는 건 그것이 ’발의 해방 행군’이었다는 점이다. 고로 발을 보여주는 방식이 중요하다. 카메라는 도보 혹은 차를 타고 홍위병의 경로를 따라가는 엘리의 강건한 다리를 클로즈업하거나 여성 전사들이 신고 걸었던 짚신을 자주 보여준다. 이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이겨낸 그들의 위대한 발에 바치는 헌사처럼 느껴진다. 그것은 ’발을 해방시키기 위한 여정’이었으며 여성으로서의 투쟁이기도 했다. 는 사적 다큐와 공적 다큐의 경계를 왕래한다. 엘리의 가족사, 남자친구와의 연애관계 등 개인 사연이 내레이션으로 소개되고 홍위군 여전사들의 증언이 그 위에 겹쳐지는 식이다. 둘 사이에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를 추론하는 것은 보는 사람들의 몫이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에피소드는 주인공 엘리가 25일 간 바닥에 엎드려 절을 하며 고행을 거듭하고 있는 수도승을 만나는 장면이다. 불과 18살 앳된 수도승은 어떤 생각으로 고통을 견디는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그것에 가까이 가려는 그의 ’고난의 행군’은 홍위병 여전사들이 대장정과 공명한다. 두 행진은 모두 계속해서 가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죽을 수 밖에 없다는 실존을 건 고행인 것이다. (2007년 제1회 시네마디지털서울 - 장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