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드라마 감독 나카에 카즈히토
등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66분 국가 일본 조회수 오늘 1명, 총 9명
줄거리
35세의 싱글인 남자는 옛 여자친구가 죽은 뒤 그녀의 혼자 남겨진 아들이자, 자신의 아들 과 동거를 시작한다. 9학년이 되는 아들과의 관계는 서먹서먹할 뿐이다. 희미하고 얇은 두 사람의 실루엣은 가끔씩 푸른 색으로 물들면서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거리감을 표현한다. 이러한 효과는 관객을 집중시켜서 결코 명확하게 표현되지 않는 두 사람의 감정을 잘 전달 해준다. 이 영화의 기술이나 주제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기대치 않은 곳에서 튀어나오는 뛰어난 유머 감각과 함께 무언이 전달하는 여백의 울림이 큰 작품이다. (2007년 제1회 시네마디지털서울)
연출의도
가족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나를 감독의 길로 인도했다. 가족은 연인도, 친구도 아니다. 결국 그것은 개인들의 모임이다. 그런데 왜 그들은 함께 하는가? 나는 이 문제를 자식을 가진 부모가 되기 전에 마주하고 싶었다. 나는 아이의 관점에서만 표현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문제 있는 가정에 속한 사람들을 주제로 생각해 보고 싶었다. 천성이 우유부단한 나는 이 작품이 완성되었다고 말할 수 없다. 매번 볼 때마다 나는 “이렇게 했어야 했나?”, “음악은 어떻게 해야 하지?” 등의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나는 너무 많이 보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만기일이 완성되는 날’이라는 유명한 문구와 같이, 나는 그저 머리를 비우고 내가 지금까지 내린 결정이 맞다고 믿는다.
리뷰
‘가족’은 현대사회에서 개인에게 가장 문제적인 지점임에 틀림없다. 가정은 모든 사회적, 경제적 가치기준으로부터 개인을 보호해주는 안식처인 것처럼 위장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모든 문제들이 발생하는 근원이자 가장 원초적인 갈등이 양산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나카에 카즈히토 감독의 이 작품은 81년생이라는 그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우 섬세하고 조심스럽게 그러한 문제들을 조망한다. 어떤 식의 가족을 구성하는 것이 올바른가, 서로에게 폭력적으로 애정 어린 시선과 관심을 주는 것은 가능한가의 문제를 어느 날 갑자기 가족이 된 부자관계를 통해 매우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제목인 ‘싱글’은 아버지인 미치오의 상태를 말해주는 동시에 아들 케이스케와 가족이 되는 계기가 결혼이라는 사회적인 제도를 통해 인준되거나 묶여있지 않음을 알려주는 표식이다. 그들은 혈연관계로 인해 어느 날 갑자기 가족이 되었지만, 그것은 이들을 가족으로써 완전하게 묶어주기보다는 이제부터 시작해야할 어떤 관계의 출발점으로 작용할 뿐이다. 서른다섯 살의 아버지와 중학교 이학년의 아들이 동거를 시작하는 첫날 그들은 예의바르게 서로의 이름과 나이를 주고받으며 인사를 나눈다. 완전히 타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밀한 기억을 공유하지도 못한 이들은 그 인사를 기점으로 아주 느린 걸음으로 서로에게 접근하기 시작한다. 서로 사적인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한 공간 내의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는 과정이 일상적이고 사소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잔잔하게 펼쳐진다. 가족이 된다는 것은 결국 어느 정도 서로의 영역을 침범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므로 미치오는 케이스케의 진로와 학교 문제에 관여를 하게 되고, 케이스케의 존재는 미치오의 회사동료들에게까지 알려진다. 그러나 그들이 진정 가족으로 서로를 인정하게 되는 것은 현재뿐 아니라 미래까지도 함께 하고자 하는 욕망이 발현되면서부터이다. 자신의 시간 속에 누군가의 미래를 함께 계산해 넣기 시작하는 그 지점, 그것이 바로 완전한 타인이 가족의 범주 안으로 들어오게 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그런 관계의 변화를 많은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기 보다는 두 부자가 함께 있는 풍경을 조용하게 제시함으로써 천천히 느끼게 만든다. 화면과 화면 사이를 끊임없이 파고드는 암전은 이 새로운 가족이 겪고 있는 심리적 변화의 과정을 관객이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시각적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2007년 제1회 시네마디지털서울 - 김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