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김이창
러닝타임 88분 국가 한국 평점 9 조회수 오늘 1명, 총 19명
줄거리
고시원 쪽방에서 살고 있는 이창은 버려진 체육관에서 혼자 수련을 한다. 가난하고 외로운 생활, 불안한 자신의 미래에 지친 그는 어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그는 괴로운 현실 속의 나약한 자신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스스로를 다잡는다. 결국 이창은 수련을 통해 자신 안의 가장 내밀한 곳에 침잠해 있는 과거의 슬픔과 마주하게 된다. (2014년 제11회 EBS국제다큐영화제)
이건 철저하게 88만원 세대의 고독한 자기 성찰에 관한 이야기다. 젊은 독립영화인들이 셀프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까닭은 내면의 성찰과 탐구의 의미도 있지만 영화를 제작할 기초적 장비와 조직, 자금이 공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수련>은 영화가 여전히 의지의 산물임을 다시 한번 보여준 작품이다. 직장도 없고 집도 없이 버려진 체육관에서 하루하루 자신을 연마하며 살아가는 한 가난한 무술 사범에 대한 이야기다. 세상은 늘 냉혹하다. 나이가 많다며 어느 도장도 그를 받아주지 않는다. 그의 삶은 고단하고 피폐하지만 그걸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건 바로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다. 과연 그는 이 피폐한 삶의 굴레를 벗어버릴 수 있을까. 2012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2014년 제3회 마리끌레르 필름 페스티벌)
연출의도
2009년부터 셀프다큐멘터리로 촬영된 자료들을 주제에 맞게 영화적 구성으로 편집하였습니다. 형식적으로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 선상에 있습니다. 전체 분량의 95%는 감독 스스로 실생활을 촬영한 내용입니다. 비루한 삶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보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삶의 방식을 알려 주신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리뷰
넓은 체육관에서 한 사내가 홀로 바벨을 들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카메라는 바닥에 고정되어 있고, 바벨이 떨어질 때마다 카메라는 흔들린다. <수련>은 사내의 단련을 10분이 넘는 시간 동안 견디며 보여준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에서 사내는 좁은 고시원 방에 갇혀있다. 가난한 무술 사범인 그의 삶은 육체의 한계를 시험하는 ‘바벨’ 운동과 비슷하다. 그는 일자리를 구하려고 노력하지만 그를 받아주는 체육관은 없다. 가난으로 비롯한 현실을 그는 일종의 수행자처럼 하루하루 견디어 낸다. 사내는 때로는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추억을 말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가 찍은 자연의 풍광이 고단한 삶과 병치 되기도 한다. 그는 내부의 고함이 아니라 어머니에 대한 향수와 자연의 아름다움에 귀를 기울이려고 한다. 흥미롭게 그려낸 내레이션과 자연풍경 영상들은 그 사내의 현실에 미뤄 봤을 때 지나치게 순수하기만 하다. 그러나 돌아가신 어머니를 찾아가는 짧은 여행에서 사내가 마주하는 현실은 가난처럼 굳건하다. <수련>은 일종의 셀프 카메라지만 단순히 개인의 정체성을 찾아 나서는 것을 넘어서, 세상에 소외된 한 개인이 삶을 견뎌가는 과정을 묵묵히 지켜본다. 육체를 단련하는 ‘수련’은 즉각적인 결과를 위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바벨을 들어 올리는 사내처럼 많은 사람은 삶은 그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수련’에 가까울 것이다. <수련>의 영화적인 힘은 사내의 과잉된 내레이션이 아닌, 그가 폐허에 가까운 어떤 현실을 마주할 때 드러난다. 사내가 그 고통의 관철 끝에 그가 마주한 풍경들은 지독한 애수를 불러온다. (2014년 제11회 EBS국제다큐영화제 이종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