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도 투계판에서 죽기 직전까지 싸운 주인공 닭. 닭장에서 겨우 숨을 고르며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새들을 바라보는 것이 삶의 유일한 낙이다. 그러던 어느 날 투계 앞에 나타난 귀여운 병아리 한 마리. 아무리 밀어내도 계속 투계를 졸졸 쫓아다닌다. 알 수 없는 감정이 동요하는 가운데 투계와 병아리는 함께 생활하게 된다. 이내 종닭으로 성장한 병아리를 주인은 발견하게 되고 투계로 키우기로 작정하는데…
(2013년 제9회 인디애니페스트)
연출의도
날개가 있지만 날지 못하는 새…닭. 우리는 이 닭을 통해 사람으로 태어났으나 사람처럼 살지 못하는 부류들에 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그들은 그저 순응하고, 흐르는 대로 몸을 맡기며 살아갈 뿐이다. 이상을 갖고 노력하면 그것을 실현할 수 있다고 흔히들 말하지만, 누군가에게 이 말은 "닭아 너도 노력하면 독수리처럼 하늘을 날 수 있어" 라고 소리치는 것도 다를 바 없이 들리기도 한다. 주인공 투계가 병아리를 만나면서 삶의 이유를 찾아갈 때쯤, 그는 또다시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 중닭이 된 병아리마저 자신처럼 싸움판에서 사투를 벌이는 운명에 갇히게 될 것임을 직감하고 투계는 중닭과 함꼐 절벽 밑으로 몸을 던진다. 그리고 펼쳐진 아름다운 날개...훨훨 날아 하늘 너머의 어디론가 떠난 그들에게 삶이 죽음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인지 의문을 던져보며 이 애니메이션을 기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