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이진우
등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59분 국가 한국 평점 7.8 조회수 오늘 1명, 총 29명
줄거리
아버지는 체신부 공무원으로 시작해서 민영화된 KT에서
38년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정년퇴직을 하셨다.
퇴직한 이후에도 회사의 흔적은 아버지에게 여전히 남아있다.
연출의도
어린 시절,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는 나에게도 큰 자랑거리였다.
하지만 내가 나이를 먹은 건지, 세상이 변한 건지, 회사가 변한 건지,
내가 좋아했던 아버지의 회사는 예전의 그 모습이 아니다.
그런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서.
그리고 변해버린 회사의 모습을 보고 거기에 당하면서도 별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아버지가 답답했다.
그런 안타까운 마음도 담아서.
그런데 막상 회사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니까 쉽지 않다.
그저 안타까운 마음.
작품해설
체신부 시절 공무원으로 시작해서 민영화 이후까지 38년을 KT에서 일하신 아버지. 누구보다 애사심을 가지고 일했지만 돌아온 것은 퇴직 압박이었다. 신입사원을 교육하던 사내 교수는 벽지를 떠돌며 전봇대를 오르게 됐다. 하지만 아버지는 묵묵히 견디며 정년을 채운다. 이런 아버지가 감독은 답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까움을 느낀다. 감독은 자신의 감정을 누른 채 아버지가 마침내 정년퇴직을 맞이하고, 자신의 일터를 되짚어보는 과정에 조용히 동행한다. (희우 인천인권영화제 반디활동가)
인권해설
2014년에도 KT에서는 8,304명이 명예퇴직했다. 한국통신공사가 주식회사 KT로 변모하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구조조정’이라는 이름 아래 회사를 그만둬야 했을까. 1997년 6만 명에 가깝던 직원 수는 2014년 6월 2만 명대로 줄어들었다. 한국통신공사의 자회사이던 데이콤(현 LGU+)과 한국이동통신주식회사(현 SKT)가 매각되고 통신시장이 3강 구도로 재편되면서 영업실적 위주로 기업문화는 변화했다. 대규모 인원이 필요한 114안내, 개통 및 고장 수리 업무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외주화를 단행하면서 노동자들에 대한 명퇴 압박과 비정규직 전환 강요는 계속되었다.
회사 밖에는 아무런 사회적 안전장치가 없는 한국사회에서, 4만 명을 잘라내기 위해 프로그램이 가동되었다. 2003년은 명예퇴직을 거부한 사람을 ‘상품판매직’이라는 급조해서 만든 직제에 발령을 내었다. 상품판매직인데 영업교육도 시키지 않았고 판촉물 금지도 금지시켰다. 이 조직의 목적은 퇴출이었다. 힘들게 해서 나가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 2005년에는 CP 퇴출 프로그램이라는 것도 가동되었다. 퇴출대상자들을 C-Player(CP)로 분류하고 괴롭혀서 스스로 나가게 만드는 은밀한 프로그램이었다. 비연고지에 배치하고 이전에 했던 업무와 전혀 무관한 업무에 배치하면서 실적부진을 이유로 업무촉구서 등 주의, 경고를 계속해서 주면서 제 발로 사표를 쓰게 하는 방법이었다. 스스로 사표를 쓸 때까지 ‘업무를 잘 못하는 곳에 배치’한 후 업무부진을 이유로 경고하는 방법은 반복되었다. 청각장애인을 콜센터로 발령내기도 했다.
전봇대에 오른 아버지는 사내 연수원 교수였다. 신입사원들을 교육하는 사내 엘리트였던 아버지는 CP로 분류되었고 전봇대에 올라가게 되었다. 아버지가 자랑스러워했던 제자가 퇴출의 실행자가 되기도 했다. 그렇게 직장이 변했다.
우리는 대부분 시간을 직장에서 보낸다. 직장은 단순히 돈을 버는 곳이 아니라 내 삶이 있는 곳이고 인생이 있는 곳이다. 직장 문을 여는 순간 인권은 사라지면, 인생 대부분의 시간에서 인권이 사라지는 것이다. 경영방식으로 행해지는 직장 내 괴롭힘은 참으로 잔인하다. 괴롭히는 사람도 괴롭힘은 당하는 사람도 모두 직장 동료다. 괴롭힘의 직접적 수행자의 인격도 함께 파괴된다. 직장은 생지옥이 될 수밖에 없다.
경영방식의 수단으로서 ‘직장 내 괴롭힘’은 모두를 괴물로 만들어버린다는 점에서 끔찍하다. 정신적 파괴, 인간성의 파괴도 심각하다. 사람은 어느 순간에도 괴롭힘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직장 내 괴롭힘의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서선영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