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김수목
러닝타임 83분 국가 한국 평점 10 조회수 오늘 2명, 총 7명
줄거리
2007년 1월, GM대우(현재 한국 지엠)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혜연은 외주화에 항의하던 중 해고 당했다. 비슷한 처지의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만들자, 회사는 조합원들을 해고했다. 지회는 천막농성과 철탑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회사가 내놓은 선별복직안을 고심 끝에 지회는 받아들였고, 복직한 조합원들은 이후 지회를 탈퇴한다. 3년 후, 남아있던 조합원들은 GM대우 정문 고공농성을 시작한다. 두 달여 후, 회사는 혜연을 제외한 조합원들의 복직을 교섭안으로 내놓고 사람들은 다시 갈등하기 시작하는데...
(2014년 제14회 인디다큐페스티발)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하루 아침에 일터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공장 앞에 천막을 치고 투쟁을 시작한다
회사는 조합원들을 갈라놓으려고 하고 같은 편이라 믿었던 사람들은 서로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긴다
오랜 시간 함께해 온 나는 이 상황들이 조마조마하다
이들은 다같이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2015년 제13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기획의도
비정규직은 한국사회에서 고유명사가 되었다. 비정규직 차별, 비정규직 투쟁은 익숙하고 당연한 사실처럼 사람들에게 인식된다. 나는 한 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결성, 해고, 투쟁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비정규직’ 으로 불리워지는 사람들의 맨 얼굴을 볼 수 있었고 이들의 삶과 시간이 온전히 기록되고 기억되기를 바랬다.
자본이, 정규직이, 같은 편이라 믿었던 사람들이 어떻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벼랑끝으로 내모는지 지켜보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과 투쟁의 이면을 알게 되었고, 삶에서 투쟁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해야하는지 묻고 싶었다.
작품해설
비정규직이어서, 조합원이어서, 왕따 당하고 해고되고 또 해고되고 결국엔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쫄지 않는다. 자본이 무시해도 정규직이 외면해도 상처를 새기며 버티고 또 버틴다. 인간다운 삶을 꿈꾸며 선택한 길. 그 길을 최선을 다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인권해설
다들 잘 살고 있을까….
어떤 일에도 당찼던 꼬마부부, 딸 셋을 낳고 또 아이를 낳으러 간 언니, 짠돌이였지만 때때로 고생한다고 거금을(그래봐야 지폐 몇 장의 쌈짓돈이지만) 내놓던 형님, 진지하고 고민 많던 석이, 착하고 싹싹했던 막내들 경수와 준철이, 늘 소란스러운 오지랖쟁이 경식 씨와 어딘가 얄밉지만 미워할 수만은 없던 00 씨, 처음 만난 날 왠지 내일은못 보겠구나 싶었는데 꽤 오랫동안 열심히 함께 해주었던 운종이, 늘 주변을 즐겁게 해주는 성현성….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든 혹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아픈 많은 사람의 얼굴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리고 영상에 담긴 끝까지 버텨낸 이들….
대공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한 냄새나는 개천가 가건물에서 한여름의 폭염, 한겨울 칼바람을 그대로 맞아가며 최저임금을 받고 일했다. 그나마도 며칠씩 체불되기 일쑤였고 -사장이 놀음을 했다던가...- 상여금이란 건 있어봐야 1년 사이 업체가 세 번을 바뀌는 통에 그림의 떡일 뿐이었다. 세 번째 업체에서의 생활도 잠시, 우리가 일하던 공정을 공장 밖으로 빼면서 인원을 줄이고 조건은 더 열악해질 거라는 소문이 돌았다. 시기는 다가오고 증거들도 드러났지만 회사는 끝까지 아니라는 말뿐이었다. 업체가 세 번을 바뀌는 사이 번번이 더 아래로만 곤두박질치려는 노동조건 때문에 함께 회사에 맞섰던 DYT 언니들은 이번에도 잘 싸웠지만 결국에는 회사를 따라나섰다. 외주화는 DYT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스피드, 욱산, 대일 등 많은 하청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원청의 생산성 향상(생산성 향상의 방법은 십중팔구 인원을 줄이는 것이다)이니 외주화니 하는 계획으로 일상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렸고 실제로 많은 수가 잘려나갔다. 1,000여 명 가까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무더기로 잘려나가던 시기는 아이러니하게도 판매가 부진했던 지엠대우차가 가장 잘 팔려나가던 시기였다.
그 와중에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결성되었고, 결과는 처참했다. 지회 창립과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이 몰아친 탄압으로 조합에 가입했던 상당수는 곧바로 탈퇴를 했고 버텨낸 이들은 해고로 이어졌다. 하청업체들은 원청의 눈치를 볼 뿐이었고 원청인 지엠은 철벽을 둘러치고 일말의 여지도 주지 않았다. 하청업체의 노동자들은 누가 봐도 지엠의 감독 하에 일을 해왔지만 그걸 증명해야 하는 것은 노동자들의 몫이었다. 쫓겨난 노동자들은 그걸 증명할 방법도 회사를 상대로 싸울 방법도 없었다. 할 수 있는 건 고작 공장 밖에서의 처절한 투쟁들. 안 해본 거 없이 4년여 간의 시간이 흘렀다. 천막농성은 기본이고, 교통관제탑에도 오르고, 한강물에도 뛰어들고, 단식을 하고, 또 회사 건조물에 오르고, 그렇게 마침내 공장으로 돌아왔다.
그 사이 많은 이들이 하나둘 곁을 떠나갔고 남아있는 이들은 또 그냥 그렇게 투쟁을 이어갔다. 갈등도 있었지만 서로가 서로를 지탱해온 시간이었던 것 같다. 떠나간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어쨌든 시작하던 순간에는 그들도 함께였기에 가능했던 일이니까.
영화는 운동적 의미가 뭐고 투쟁의 대의가 뭔지에 앞서 그 한중간에 있던 사람들의 마음을 담은 이야기이다. 조합원들보다 더 간절한 마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해준 감독의 시선이 고맙다. (조혜연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