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전통 거리예술을 지켜온 인형사, 마술사, 곡예사들의 고향 카트푸트리. 정부의 뉴델리 재개발 계획 하에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화려한 고층 건물과 대규모 상업 단지에 밀려나는 슬럼가의 가난한 예술가들. 유일한 거처를 지키려는 그들의 소박한 투쟁이 세련된 영상 속에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2014년 제11회 EBS국제다큐영화제)
리뷰
마지막이란 단어에는 애틋한 울림이 있다. 모든 스러져 가는 것들이 그토록 아름다운 건 더 이상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함과 스스로 소멸을 받아들이는 당당함이 기분 좋게 섞여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인형극>는 제목(원제) 그대로 내일이면 사라져야 할 이들의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영화다. 1970년대부터 마술사, 인형사, 서커스단 등 인도 예술가들이 모여 서로를 달래던 인도 예술가들의 쉼터 카트푸트리는 어느 날 소멸을 통보받는다. 인도 정부가 이 지역의 슬럼가를 밀어버리고 고층빌딩을 건립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응당 하루아침에 머물 곳을 빼앗긴 이들의 분노, 그들의 빼앗긴 권리를 담아야 할 것 같지만 카메라는 슬쩍 뒤로 물러서 그들의 반응을 살핀다. 카트푸트리의 예술가들은 슬퍼하되 원망하지 않는다. 자신들에게 닥칠 비극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 그러니까 공연과 마술을 하루라도 더 보여주는 그들의 모습에는 투쟁보다 더 단단한 신념이 담겨 있는 것 같다. 환영처럼 사라질 40년의 세월. 하지만 그들이 여기에 있었다는 사실은 카메라에 담겨 지워지지 않는 마법으로 남는다. 아름답지만 슬프고 슬퍼서 아름답다. (2014년 제11회 EBS국제다큐영화제/송경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