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보이는 두 소녀 해인과 어진은 보육원에서 나와 옥탑방에서 살아간다. 어진의 교복을 입고 대신 봉사활동을 하던 해인 앞에 어진의 친오빠가 나타난다. 어진의 오빠는 해인을 어진으로 오해하고, 해인은 일찌감치 세상에서 잊혀진 자신의 존재를 지우고 어진으로 다시 살기를 원한다. 그렇게하면서 해인은 잃어버렸던 자신의 존재감을 되찾길 바란다. 그런 해인에게 어진의 위독함을 알리는 전화가 온다.
<노네임>의 미덕은 거친 파도만큼이나 급하게 출렁이는 해인의 심리적 갈등을 침착하게 따라간다는 점이다. 영화 속 판타지 장면은 그 단전인 사례다. 해인의 죄책감은 죽어가는 어진을 되살려내 자기 앞에 불러낸다. 옥식각신하는 두 사람의 모습 위로 들리는 급하게 몰아치는 물살의 소리는 해인 내면의 소용돌이이다. 이런 사운드와 이미지 간의 몽타주는 엔딩에서 다시 한 번 빛을 발한다. 클로즈업의 단순함이 주는 큰 정서적 울림, 그것이 <노네임>의 엔딩이다. (2014년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_안시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