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2016.05.26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이승준
등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101분 국가 한국 평점 9.7 조회수 오늘 1명, 총 1명
줄거리
“너 다 알아듣지?
다 알아들으면서 모른 척하는 거지?”
태어날 때부터 시청각 중복 장애를 안고 살아온 예지는 단 한번도 무엇을 보거나 들은 적이 없다. 예지의 평생을 함께해 온 엄마지만 성질 부리며 머리를 박고, 때리고, 발 쾅쾅 구르는 예지의 행동들을 다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들리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보이지 않아도 서로가 통하는 빛나는 순간을 느낀다,
빛과 소리 없이도 가능했던 엄마와 딸의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사랑의 대화가 시작된다.
리뷰
식물은 말하지 않는다. 식물을 기르는 사람은 물이나 햇빛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거름을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늘 살피고 돌봐 주어야 한다. <달에 부는 바람>은 말 없는 아이와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어머니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소리 내어 말할 수 없는 아이와 오직 촉각으로만 소통한다.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 속에서 힘겹고 즐거운 시간을 살아온 아이는 이윽고 어른이 된다. 아이에게 주민등록증이 발급되는 순간, 우리는 예지씨와 그녀의 가족이 감내해온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을지를 새삼 돌아보게 된다. 예지씨가 곰인형을 어루만지고, 진공청소기를 쓰다듬고, 빙글빙글 돌면서 어떤 생각에 잠겨 있을지 우리로서는 짐작할 수 없다. 이처럼 섣불리 가늠할 수 없는 간극을 딸의 어머니는 얼마나 오랫동안 지켜봤을까. 카메라는 어머니의 시선처럼 시종일관 감정을 절제하며 예지 씨의 일상을 고요히 지켜본다. 그리고 우리 역시 같은 시선으로 예지 씨와 그녀의 어머니를 지켜본다. 우리는 예지 씨처럼 “달에 부는 바람”을 맞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바람이 아마도 시원하고 기분 좋으리라는 것은 짐작할 수 있다. (2014년 제11회 EBS국제다큐영화제/한유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