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갈취 그리고 왕따가 난무하는 곳, 학교. 이곳은 더 이상 안전한 공간이 아니다. 언제부턴가 교실은 살아남기 위한 학생들의 전쟁터가 되어버렸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2014년 제11회 EBS국제다큐영화제)
리뷰
<아무도 모른다>는 소위 ‘왕따’라 불리는 집단 괴롭힘에 대한 기록이다. 아이들은 카메라 앞에 앉아서 집단 괴롭힘에 대한 내밀한 경험들을 하나씩 고백한다. 한 소녀는 시선이 집중될까 봐 교실의 앞문으로 들어가기를 꺼렸던 일을, 한 소년은 자신이 각목으로 맞고 있는데 다른 아이들은 웃고 있었던 경험을 말한다. 그 고백들이 더 비극적인 것은 그 집단 괴롭힘을 아무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 학생은 하루하루가 견디기 힘든데, 그가 도움을 요청한 어른에게 돌아오는 답변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보자.”는 말 뿐이다. 어른들이 방관시키는 폭력 속에서 왕따의 대상은 특정한 이유 없이 ‘회전목마’처럼 조금씩 옮겨간다. 아이들이 다른 피해자를 만들어 내고 자신이 거기에 벗어났을 때, 한 소녀는 새로운 피해자를 방관했던 경험을 말한다. 소녀의 말처럼 집단 따돌림에서 가해자는 분명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그 빈자리는 폭력을 웃으면서 보고 있는 아이들과 단지 ‘기다려라’ 라고 말하는 어른들에게 있지 않을까? 집단 따돌림이나 학원 폭력만이 아닌, 이런 일상화된 폭력에 대해서 몇몇 사람들은 특정한 인터넷 커뮤니티나 특정한 사람의 잘못으로 돌리곤 한다. 그러나 그 소녀의 고백처럼 어른들은 피해자의 편에 서기보다는 방관자가 될 것이다. <아무도 모른다>에 등장하는 “인터뷰 사례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영상들은 그래서 종종 섬뜩하다. 그 영상에서 아이들은 교실 안에서 학원 폭력 사례를 웃으면서 듣고, 웃으며 떠든다. 하지만 어른들은 정말로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른다. (2014년 제11회 EBS국제다큐영화제 이종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