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이력이 있는 오빠와 그런 오빠로 인해 학교까지 그만두고 상처 입은 채 살아가던 동생 선영. 둘은 오랫동안 연을 끊고 살아간다. 선영의 대학 수시 면접이 코앞으로 다가온 어느 날. 몇 년 만에 오빠가 집으로 찾아온다.
(2015년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연출의도
세상의 모든 이들이 오늘 하루를 살면서 오늘보다 나은 내일에 대한 작은 희망을 그리며 살아간다. 그러나 그것이 모두에게 원하는 결과로 돌아가지 않으며 그들의 뜻대로 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아프고 힘들었던 과거를 딛고 현재를 살아가려는 이들에겐 더욱 매정하다.
성폭력을 소재로 삼는 영화에서 가해자들은 사악한 폭력의 주체로 묘사되고 사건 이후 더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영화가 가해자들의 시점이나 그들의 삶을 설명해줄 만한 순간들을 배치하는 경우, 영화는 폭력을 정당화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불청객>은 그 논란을 정면으로 맞서서 용감하게 돌파하려 한다. 이 영화에서는 폭력의 피해자는 등장하지 않고 사건 이후, 감옥에서 출소한 가해자와 그의 여동생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영화는 가해자를 미화하거나 악랄하게 그리는 이분화된 접근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동시에 성폭력 문제를 대면하는 우리가 줄곧 회피해온 논쟁적인 물음을 영화의 동력으로 삼는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 물음에 답해야 하는 자리에 우리를 앉히고야 만다.
(남다은_2015년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