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 한 장이 저마다의 이미지와 메시지를 담은 인쇄물을 찍어내는 오래된 인쇄기와 작업 공정에서 만나게 되는 기계들이 주는 몰입의 순간을 찾아가다. (2015년 제17회 부산독립영화제)
연출의도
- 작업장에서 편집실에서 혹은 어딘가에서 -
그건 내가 상상한 인쇄기가 아니었다. 저마다 반듯한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멈춰 있을 때 그것들은 그저 육중한 쇳덩이들이에 불과했다. 그러나 움직임이 시작되자 그것들은 각각이면서 또 하나가 되기도 했다.
작업장을 가득 메우는 온몸을 휘감는 굉음에 놀라는 건 잠시, 이내 그 소리는 거대한 호흡으로 내 숨과 하나가 되었다.
작업장에서 들었던 소리들이 여러 개의 쇼트로 나눠지고 분절에 분절이 거듭되면서 나를 매혹시켰던 그 소리들은 낱낱이 흩어져버렸다. 내가 어디에 있건 때때로 문득문득 그 소리들이 날아든다.
리뷰
기계의 움직임이 빚어내는 운동성과 리듬이 영화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지만, 우리의 감각기관과 인식에 호소하는 야심찬 프로젝트로 빠지지 않는 미덕을 가지고 있다. 인쇄소 주변 풍경과 기계가 서서히 작동하고 멈추는 시점에서 기계에 반사되어 일렁이는 사람들의 모습과 들려오는 콧노래는 기계적인 움직임에도 온기를 불어넣으며, 오래된 작업장과 그만큼 오래되었을 기술자들에 대한 솔직하고 소박한 사유를 드러낸다. (부산독립영화제 총괄 프로그래머 홍은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