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분열증을 앓고 있는 만성 흡연자 아들과 그로 인해 건강을 잃은 아내를 동시에 보살펴야 하는 늙은 남자의 이야기. 감독은 자신의 실제 가족을 촬영하면서도 인물과의 효과적인 거리 두기와 시적인 상황 묘사를 통해 인물의 깊은 내면을 자연스럽게 극대화 했다. 자신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삼촌의 삶의 소소한 듯 하지만 극적인 순간을 기록한 다큐멘터리로 인간의 삶을 구성하고 있는 것 중 가장 근원이자 중심이 되는 사랑과 죽음에 대해 잔잔한 숙고를 하도록 만든 작품이다. (2016년 제33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이상훈)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아들과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내, 두 사람을 돌봐야 하는 나의 할아버지. 그 둘을 돌볼 능력이 없는 할아버지는 아내와 아들 중 한 명 만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스페인 음악의 선율과 인물들의 무기력한 표정이 대비를 이루며 한 가족의 사랑과 죽음, 광기어린 상황이 펼쳐진다. (2016년 제8회 DMZ국제다큐영화제)
리뷰
할아버지는 만성 흡연자이며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중년의 삼촌을 돌보며 스페인의 작은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할머니는 삼촌의 흡연 때문에 병을 얻어 딸의 집에 있어서, 할아버지는 혼자 아들을 돌보다가 아픈 아내를 찾아가기도 한다. 지저분하고 낡은 아파트에서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 이들의 소박한 일상 풍경은 오래 지속되었을 고단한 상황을 대변한다. 어느 날 할머니는 병세가 악화되어 폐암 판정을 받고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두 사람 모두를 돌볼 수 없는 할아버지는 아내와 아들 중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선다.
개인이나 가족의 삶을 담은 사적 다큐멘터리의 장점은 카메라와 대상이 친밀하기 때문에 비교적 편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감독이 담고자 하는 주제에 진실한 시선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이다. 조카의 손에 들린 카메라는 한 가족이 직면한 비극적 상황을 격정적 감정이나 수사적 설명 없이 묵시하듯 지켜본다. 파토스적 분위기를 이끄는 것은 영화에서 흐르는 스페인 정서 특유의 격정적인 정서가 담긴 대중 가요이다. 오직 이 대중가요가 할아버지가 느끼는 혼란과 분열의 상황을 대변할 뿐이다.
통속적 대중 가요처럼 이 가족이 겪는 병마와 죽음도 그렇게 통속적이고 흔하다. 정신분열증을 앓는 삼촌의 대사처럼 우리는 모두 사랑 때문에 아프다. 한 가족의 비극적 정서를 담담하게 담아낸 카메라의 시선이 일품인 이 짧은 다큐멘터리는 다수의 영화제에서 소개되어 감동을 줬다. (2016년 제8회 DMZ국제다큐영화제/임세은)